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생각합니다 - 음악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정경영 지음 / 곰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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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생각합니다 음악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듣는 사람으로서 제목이 참 길고도 멋진 문장이라 읽고 싶어진 책이다. 그렇게나 음악을 즐기는 사람치고는 음악과 관련된 책은 거의 안 읽었는데 이 책 만큼이나 진지하고 심도 깊게 음악이란 것을 깊게 사유해보긴 처음인 듯 하다. 


특히 저자가 말하는 우리 삶이 얼마나 음악적인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 이 책의 최고의 가치였고 음악을 가르치는 저자지만 그의 글에서 일종의 문학적 감수성까지 느껴지는 멋진 글 자체가 즐거웠다. 그래서 이 책은 음악을 배우는 책이라기 보다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담긴 일종의 에세이였다. 


또한 책 틈틈이 저자가 추천하는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는 QR코드가 있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하는 멋진 독서 경험이었다. 실제 대학에서 음악사, 음악학 등 음악과 관련된 교양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인간과 음악적 상상력>이라는 한양대 강의를 정리하고 보완해서 이 책을 만들었다. 


그래서 책의 구성도 여덟개의 챕터에 여덟번의 강의가 배정되어 담겨있는 방식이다. 음악에도 사투리가 있나요?부터 소음의 정치학, 바흐는 어쩌다가 음악의 아버지가 되었을까?, 킴벌리는 왜 악보를 Music이라고 했을까?, 음악분석을 위한 변명, 기악음악이 말하는 방식, 틀린 음악, 음악회장의 조명은 언제 꺼졌을까? 등의 글이 이어지며 음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들이 가득하다.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살짝 지루하고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클래식과 친해지는 기분이 든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며 클래식과 관련된 음악적 교양과 상식이 늘기도 하지만 꼭 배운다는 생각 없이도 즐겁게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하며 읽어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초반부 어떤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멀쩡하게 흘러가는 시간의 어떤 날을 구별해서 기념일이니 생일이니 새해니 하면서 악센트를 주고 그래서 어제나 내일이나 작년이나 내년이나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을 나만의 독특한 날로 만드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바로 음악가라고 한다. 그건 멜로디, 리듬, 강약 등의 도구를 통해 물리적으로 일정하게 흘러가는 객관적 시간에 적절한 포인트를 주어 그 시간을 나의 것, 즉 주관적 시간으로 만드는 사람이란 의미다. 


클래식 음악에는 유난히 상식들이 많다. 음악의 아버지부터 음악의 신동, 악성, 상식적 매너, 태도 등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런 상식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 데 넘기 힘든 벽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벽을 넘기 위해서는 음악과 관련해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혹은 당연하다고 알려진 다양한 것들에 의문을 품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상식인 척하는 편견은 우리의 이해를 왜곡하고 가능성을 축소시키며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리의 경험을 한정시킨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혹은 맘속에 불편함 없이 다양한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려면 음악과 관련된 상식을 아는 것만큼이나 그것을 의심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대목에서 음악 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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