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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트 - 세계화에 저항하는 세력들
나다브 이얄 지음, 최이현 옮김 / 까치 / 2021년 2월
평점 :
리볼트
세계화의 어두운 뒷면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현직 기자 출신의 저자가 논픽션 르포 형식으로 구성했다. 실제 세계화로 위기에 처해진 현장에 찾아가 취재하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면서 21개의 챕터가 마치 21부작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TV프로그램과 차별화 되는건 단순히 그 현장을 묘사해서 보여주는것 뿐만 아니라 거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대목과 우리 인류에게 시사하는 바를 저자의 깊은 통찰과 혜안으로 해설해준다는 점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 책을 오늘날 세계화의 위기를 훌륭하게 다루며 생각을 일깨우는 책이라고 평하는데 알고보니 저자 역시 이스라엘 출신이었고 유발하라리 만큼이나 지금 세계를 날카롭게 분석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장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곤국들부터 환경파괴의 현장, 세계 최고의 선진국인줄만 알았던 미국의 민낯까지 전세계를 아우르며 세계화의 부작용이 이렇게나 광범위다는 걸 보여준다.
세계화는 국제 무역으로 생산과 분배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끔찍한 빈곤에서 구해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착취 고리를 만들어 냈다. 저자는 이 착취고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하며 독자들에게 진보와 진리 추구에 동참하길 강력히 제안한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제시하는 책임의 시대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각국이 사명감을 가지고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비교적 안정된 시대에 진입한 것을 의미했다. 극단주의와 표퓰리즘이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책임의 시대가 9.11 테러로 무너졌다고 분석한다. 아직도 우리는 그여파 속에 살고 있고 서양의 중산층이 국민국가와 세계화 사이에서 개별 정체성과 보편적 가치 사이에서 머뭇거리고 있다고 본다.
진실의 붕괴란 제목으로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학적 역사적 의미를 분석한 대목도 인상적이었는데 마셜 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세지이다’란 말을 꼬아서 ‘미디어는 (가짜) 메시지이다’라고 까지 표현한다. 이에대해 저자는 세상에 신뢰가 부복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모든 사회에서 신뢰와 번영은 함께 일어나는데 지금은 그 신뢰가 심각하게 무너진 상황이라고 본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선출직 공무원, 군대, 종교, 기업 등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거짓말의 시대이다. 진실이 계속 확장하다가 붕괴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익숙한 사회제도, 명망가의 속임수와 거짓말이 사기꾼들의 힘을 강화했다. 이런 사기꾼들은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지구가 평평하다는 증거가 숨겨졌다는 음모론을 유포하며 조지 소로스가 세계를 통제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세계화가 정체성과 지역성, 전통주의를 파괴하지 말고 오히려 이것들을 인정하자고 제안한다. 국민정서는 세계화의 적이 아니며 자유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 있다. 세계가 점점 비슷해질수록 엘리트 집단은 국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민족주의자로 매도하지 말고 포용해야 한다. 이런 새로운 세계화는 평범한 사람들과 중산층에게만 유익해서는 안되고 강제로 붕괴될 위험에 처한 공동체에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