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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세상을 뒤흔든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윤석남 그림, 김이경 글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평점 :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되다.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의미있고 가치있는 작업물이면서도 독자들은 색다른 책의 구성과 신선한 느낌으로 14인의 여성독립운동가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기본적으로 책이라면 텍스트가 메인이지만 이 책은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 화백의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멋진 소장 아이템이다. 윤석남 화백은 이 책에 등장하는 14인의 초상화를 그만의 스타일로 멋지게 그려냈다. 그리고 여기에 김이경 작가가 14인의 삶을 단순히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딱딱한 설명이 아닌 그들의 다큐멘터리나 논픽션 소설의 한 대목을 읽는 것 같은 느낌으로 써놓았다.

이미 소설로 만나봤던 강주룡부터 김마리아, 권기옥, 김마리아, 정정화, 박진홍, 안경신, 김알렉산드라, 김명시, 남자현, 박차정, 정칠성, 이화림, 박자혜, 김옥련으로 이어지며 한 분당 한 챕터를 배정해서 엮은 형식이다.
이 책에 담긴 분들은 남성 운동가들의 조력자가 아닌 투쟁가로서 어떤 면에서는 남성들보다 더 거칠고 끈질기게 독립운동을 이어나갔던 인물들이다.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유관순을 제외하고는 남성 독립운동가들에 치우친 학습만 했었던 것 같다. 기존에 알고 있는 남자현, 강주룡들도 성인이 되고 여기저기 미디어나 책으로 알게된 분들이다.
14분은 1부와 2부 각각 7분씩 나눠서 실려있는데 2부에 일곱분은 특히 무장투쟁을 하신 분들이라 더 놀라웠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인생을 심각하지 않고 즐긴다는 생각으로 읽어내려 갔지만 최소한 열 네분의 이름과 기본 활동 이력은 외우고 싶었다.
김마리아는 도쿄에서 2·8독립선언문을 국내로 들여왔던 인물이자 여성독립운동 단체인 ‘근화회’를 조직했다. 강주룡은 을밀대 지붕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고공농성을 했던 여성 노동자이다. 정정화는 임시정부의 자금 조달이라는 주요 업무를 맡아 국내에서 상하이를 수시로 오갔던 임정 요원이다.
박진홍은 지하조직활동을 하며 때론 남장을 하고 조선의용군 활동을 했고 박자혜는 간호사가 되어 ‘간우회’를 조직해 만세 시위를 벌이고 나석주의 폭탄 테러 거사에 길을 안내하기도 했다. 김옥련은 제주의 해녀로서 맨몸으로 독립투쟁에 앞섰고 정칠성은 조선 최고의 기생에서 사회운동가로 변신해 활약했다. 남자현은 서로군정서와 의열단 등에서 활동하며 여러 번 혈서를 쓰기도 했다. 안경신은 애국부인회, 광복군 결사대로 활동하며 임신한 몸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 폭파 작전을 계획했다.
이화림은 한인애국단 단원으로 김구와 이봉창을 도와 도시락 폭탄 거사를 준비하기도 하고, 조선의용대 소속으로 타이항산에서 적군과 교전하기도 하며 때론 의무병으로 부상자 치료에도 최선을 다했다.
거사 당일, 이봉창은 마차를 타고 경시청 앞을 지나는 일왕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으나 불행히 다른 마차에 맞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일본은 큰 충격을 받았고, 중국 각지의 주요 신문들도 의거 소식을 앞다투어 전했다. 한인애국단은 기세를 몰아 새로운 작전을 세웠다. 윤봉길과 나는 일본인 부부로 위장해 현장을 미리 답사했다. 거사 당일 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그가 도시락과 물병으로 위장한 폭탄을 들고 입장하는 것을 공원 입구에서 몰래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