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지금, 너에게 간다
박성진 / 북닻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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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너에게 간다


대구 지하철 참사와 소방공무원분들의 힘든 여건을 소재로 한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찐한 러브스토리라는 아주 특별한 소설이다. 이번에 전자책으로만 볼 수 있게 출간되었지만 앞으로 종이책으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대구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중반의 남성이 저지른 방화로 인해 총 12량의 지하철 객차가 불에 타고 192명의 승객이 사망한 대형참사로, 2003년 2월 18일에 벌어졌다. 이 사고로 열차는 완전히 불에 타 뼈대만 남았고 사고 다음 날 정부는 대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으나, 사고 직후 대구광역시와 지하철 종사자들이 사고를 축소은폐하고, 현장을 훼손하는 등 부실한 대응으로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밝혀졌다. 


소설에는 사랑에 서툰 남자 소방관 수일과 그의 여자친구 애리가 등장하고 헤어지고 난 후 3년 뒤,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수일과 그런 그에게 서운함만 생기는 애리는 오해가 쌓이며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이한다. 


이런 주인공의 일상에서는 고된 업무로 지칠수밖에 없는 소방관들의 노고를 새삼 알게 되고 대구 지하철 참사가 연상되는 불길이 타오르는 화재 현장 속 수일은 지하철에 갇힌 그녀에게 연락을 받고 필사적으로 구출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한다. 지독한 유독가스가 가득한 지하철 안에서 그들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평소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며 독자들에게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소방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대목도 읽을 수 있는데 수일은 언젠가부터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며 살고 있었다. 어떨 땐 영혼들까지 보였다. 그들은 내 앞에서 울고불고 소리를 지르며 하소연을 하는데 그들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편치 않다. 이들은 내가 사건 현장에서 미처 구하지 못한 망자들이었다. 교통사고에 화재, 자살, 추락사, 고독사까지 참혹하게 죽은 사람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죽은 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기에 평상시에도 종종 지난 사건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하지만 이들의 형상보다 더 잊을 수 없는 건, 바로 냄새다. 아무리 익숙해져 보려고 해도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격한 냄새.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하다. 시체 타는 냄새와 썩은 냄새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역겹다.


이 소설의 작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스토리의 힘과 진정성이 주는 감동을 믿으며 이것이 삶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작가 본인이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철학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우연히 보게 된 소방관들이 고생하는 기사에서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 생명을 구하겠노라 지키겠노라 하고 다짐하는 이들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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