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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백운희 지음 / 책구름 / 2020년 11월
평점 :
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엄마들의 목소리에 사회가 화답할 때 세상은 변화할 거라고 말하는 백운희 저자의 평범한 엄마가 던지는 불편한 이야기이자 히말라야 분투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 이력을 보면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 전 대전일보 기자, 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로 여성, 기자, 엄마, 경력단절여성, 주부, 시민단체 활동가로 나를 각기 다르게 칭하는 사회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제는 스스로 변방을 자처하기로 했다고 소개한다.

이 책은 사회적 돌봄의 중요성을 공감하며 그간 목소리 내지 못했던 엄마들과 함께 서고 싶은 마음과 당사자의 힘으로 바뀌어 가는 세상을 위해, 더디지만 계속 걸으려는 의지와 글쓰기는 그래서 포기할 수 없는 힘이자 욕심으로 쓴 책이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다 처음 든 생각은 그래서 왜 하필 히말아야를 가지?였다. 그래서 책 제목도 <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였던게 재밌었다. 저자 역시 육아문제와 경제적 부담으로 고민했던 점이었다. 저자는 아이를 기르는 육아에서, 자신과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육아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엄마 정체성을 잠시나마 떨쳐낼 수 있는 시간과 장소, 터닝 포인트가 히말라야였다.
그렇게 책의 내용은 히말라야 여행과 우리 사회의 여러 담론들을 같이 이야기하는 투 트랙으로 전개된다. 개인적으로는 임신, 출산, 육아는 노동과 밀접하고 사회구조가 문제라는 논리에 동감했다. 양육자가 아이를 낳고 기를 시간과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고 그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런 중요한 사회담론들에 대해 에세이 방식으로 유쾌한 좌충우돌 분투기로 그려내면서 읽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사회는 나와 같은 소위 경력단절 여성이나 전업주부를 향해 ‘소비만 있고 생산은 없는 삶’이라고 규정했다. 나름 이해할 거라고 여겼던 주변 사람들도 사직한 나를 위로한답시고 “일 안하고 남편 카드로 살아서 편하겠다.”는 말을 툭툭 내던졌다. 동네 단골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 드리며 안면을 튼 할머니들조차 “아기 엄마는 집에서 노느냐?”고 물었다.
엄마에게 들이미는 사회의 잣대는 가혹하고 이중적이었다. 엄마 외의 정체성을 내세울라치면 엄마 자격이 없는 것으로 취급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일로 만나는 이들마저 대화의 물꼬를 아이와 육아로 시작했다. 마치 그것이 예의라고 대동단결한 듯했다. 그러다 보면 어김없이 “아이는 누가 키우나?”, “둘째는 언제 낳을 거냐?”, “저출산이 참 문제다.”로 이어지는 익숙한 참견과 훈계가 꽂혀왔다.


히말라야는 최선을 다한다고 모두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며, 최선만이 해답은 아니니 이제는 자신을 돌보자고 다짐하기 위한 장소가 됐다. 앞선 랑탕행이 불안에 맞서는 용기, 느슨한 연대를 향한 여정이었다면 두 번째는 침잠이 목표였다. 입과 귀를 닫고 내 안으로만 파고들어 꼬치를 트는 시간이 필요했다. 제법 단단해진 줄 알았지만 여전히 약하고 헝클어진 마음을 도닥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