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텔라 - Estella
김동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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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라 - 김동영


아주 신선한 소설, 요즘 흔히 읽을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닌 색다른 스타일의 소설이다. 


저자 김동영은 88년생 생체의공학 전공이라는 정보 밖에 없지만 책의 말리에 저자의 말도 수록되어 있다. 끔찍한 교통사고를 겪고 To do list를 버릴 수 있게 되었고 오랫동안 가슴속에 무겁게 얹혀 있던 모든 것들을 게워 내어 흰 종이에 가벼운 단어의 형태로 담았다. 그렇게 2년을 담고 또 담아 비로소 품에 안을 수 있는 자신의 노래와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옛날 판게아를 이야기하고 지금 인간이 있기 전에 판게아에 살던 이들을 노래한다. 이야기이면서도 노래를 하는 느낌이다. 이야기에서 저자의 인생 철학과 깊은 사유가 느껴지기도 했고 그런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은유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이 옛날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빠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 남자는 목마를 태운 아이를 두 팔로 번쩍 들어서 내린 뒤 자신의 무릎에 앉힌다. 아주 오래전, 이 세상이 있기도 전에……


여러분들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가늠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여기 계시는 모두가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원하는 모든 소원을 들어주게 되면 과연 행복할까요?


하지만 그때의 세상이 정녕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었던 곳이었을까요? Grigon들은 아무 문제도 없이 신이 바랐던 대로 살았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Pangaea와 Grigon들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도 그들처럼 모든 것을 다 이루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까요?


또한 주인공들의 주옥같은 독백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상처받고 무너져 버린 이유를 오직 다른 곳에서만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로 인한 시련의 깊이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간 대상은 다름이 아닌 내 자신이었다. 나와 남을 구분했고 배척했고 무엇도 들어올 수 없도록 거대한 벽을 만들었다.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길 원해 선택한 길이면서 내 스스로를 거대한 감옥에 가두고 상처를 입혔다.


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의 음율은 예상할 수 없지만 아름다운 가사를 읽고 있으면 어렴풋이 그 소리가 연사오디기도 한다. 


에스텔라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는 표정을 한다. 그녀는 기타를 튕긴다. 


우울함을 잔뜩 머금은 하늘이 오늘따라 몹시도 서글피 운다. 구름 뒤에 숨은 해를 드러낼 심산으로 눈물을 쏟아 낸다. 그리도 슬펐던 하늘은 또다시 밝고 따뜻한 미소를 띤다. 그 미소는 생명을 깨우는 빛이요 그토록 아침을 기다리는 이유이다. 


슬픈 그대여 실컷 울어라 지금 흘린 그대의 눈물은 목이 마른 나그네의 생명수요 새로 피어날 생명의 원천이다. 울음이 다하고 먼 훗날 그대의 말라비틀어진 자조적 푸념은 메마른 대지 위에 비로소 꽃이 되리라 메마른 대지 위에 하나의 꽃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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