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옷 가게 사장님입니다 스토리인 시리즈 6
강은미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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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옷 가게 사장님입니다


치과위생사 경력 20년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옷가게 사장님이자 글쓰는 강은미 작가의 솔직담백한 에세이다. 의류판매업(?)의 경영학적 사유와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견해도 읽을 수 있지만^^ 사실은 유쾌한 좌충우돌 옷가게 운영 분투기이자 인생이야기들이다. 


4평짜리 작은 옷가게에서 지금은 슈가라는 12평 규모 나름 큰가게로 성장하기까지의 스토리이자 강은미 작가의 생각, 경험, 느낌 등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히말라야 산맥을 촬영하느라고 비싼 헬기를 빌릴 수가 없으며, 여행 일기를 쓰기 위해 런던이나 파리의 어느 호텔에서 지낼 수가 없어서 집 거실에 앉아 돋보기를 쓰고 느린 타자로 톡톡 두드리며 소소한 일상을 글로 적은게 바로 이 책이라고 설명한다. 


어려운 문장을 쓸 필요도 없고, 없는 일을 지어내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편안하게 회상하면서 썼고 평소 책을 잘 안 읽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호기심에 내가 쓴 책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아줌마 뭐지? 궁금해하면서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런 매력을 충분히 느끼며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고 교복을 벗고 사복을 입기 시작하면서, 옷을 잘 입는다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일도 취미처럼 할 수 있게 된 부러운 유형으로 옷감을 만질 때의 감촉이 좋아서, 여전히 취미로서 옷을 좋아하는 정말 옷이 좋아서 옷가게를 한다는 분이었다. 


글쓰는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저자의 장래 희망얘기도 멋졌는데 동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 가게와 그곳에 들르는 손님들의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고 저자 특유의 따스한 시선이 좋았다. 


저자 역시 코로나 상황에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코로나가 터졌어도 원래 쉬는 일요일 말고는 단 하루도 가게 문을 닫지 않는데 어떤 날은 한 명도 오지 않아 종일 혼자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날도 있다고 한다.


그런 날은 전기세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 있으면 추우니까 어쩔 수 없이 난방을 했으며 하루도 빠짐없이 음악을 틀어두었다. 가게 안에 조명도 많은데, 손님이 없다고 부분적으로 꺼두는 것도 싫어서 여느 때와 똑같이 유지하면서 나의 일을 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단골손님들을 위해 카카오스토리에 신상 사진을 부지런히 올리고 소소한 이야기라도 기록했다. 어쩌면 요즘 손님들은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더 늘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손님들이 여전히 나의 스토리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코로나 때문에 매일 뉴스를 빼먹지 않고 보듯이 ‘슈가의 스토리’ 또한 매일 볼 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코로나로 힘든 다른 자영업자들에게도 공감과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누군가의 가슴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 되었던 일’, ‘나 자신과 했던 작은 약속 하나 지키며 살았던 지난 세월’, 그리고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시간’ 등…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일상이 가장 큰 목표일지도 모른다. 거창한 일들은 그런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몫으로 넘겨주고 우리는 소소한 행복을 찾으면서 자신의 자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 같은 소중한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살면서 힘 빠지고 속상했던 일을,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했던 시간을 붙들고 있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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