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필사시집
원태연 지음, 히조 삽화, 배정애 캘리그래피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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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필사시집


내 인생 첫 시집이었던 원태연 시인의 신작 시집이 너무 오랜만에 나왔다. 

그동안 작사활동도 했던 그의 18년 만에 시집이라니 무척 반가웠다. 


필사시집 형식으로 나와서 맘에 드는 대목들은 따라 적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다양한 필체와 그림들이 어우러진 감성은 18년이 지나도 여전했다. 


여전히 사랑과 이별과 그리움, 슬픔과 기쁨들을 노래한다. 지금 사랑을 하는 사람, 사랑에 상처을 안고 있는 사람, 그리고 한 번도 사랑을 못해본 사람들까지 빠지게 만드는 얘기들이다.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니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렇게 바라만 보며 혼자 이 바보 같은 사랑 이 거지 같은 사랑

제발 잊지 말아요 천년을 살아도 그대 사랑하는 마음뿐인 바보였죠


이런 명문장들을 잇는 가슴속을 뚫고 들어오는 수많은 대목들이 가득하다.  


너를 예를 들어

남을 위로할 때가 올까 봐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하게 될까 봐


니가 내 취미였나 봐

너 하나 잃어버리니까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

뭐 하나 재미난 일이 없어


시집은 네개의 파트로 이어지는데 파트 제목 자체만으로 시의 한 대목 같은 느낌이다. 너는 내 차원의 끝, 당신 없이 지내고 있는 내 모든 시간들, 나 밤이면 슬퍼지는 이유, 오늘이라도 위해


개인적으로는 정말 모르겠다고 알기를 포기한 사랑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 속으로는 조용히 울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모르게 하는 일


사랑은 마치 깜빡이는 신호등 같고나는 항상 뛸지 말지 망설인 채 언제 바뀔지 모를 신호를 기다리며 대열을 이탈한 유치원생처럼 배고파 도로에 내려앉은 비둘기처럼 누군가 밟고 지나간 아스팔트 위 껌처럼 무섭고 위험하고 비참했다 


요즘 우리는 이별하려고 사랑을 하고 있다


사랑해요 할때는 모릅니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랑했어요 할때야 알 수 있습니다 하늘이 내려 앉은 다음에야 사랑 그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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