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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양품계획 지음, 민경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무인 양의 생각과 말
유명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비즈니스 서적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무지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무인양품에 대한 책이다. 이미 무인양품과 관련된 책들이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무인양품을 운영하고 있는 양품계획에서 직접 쓴 책이라 더 의미있고 돋보이는 기획이다.

무인양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상표가 아닌 사상과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컨셉으로 단 40가지의 상품을 다루는 마트 내 PB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7000여 가지 품목을 취급하며 미국, 유럽, 중국 등 3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인양품의 모든 물건에는 ‘마이너스의 미학’이라는 공통된 무의 철학이 스며들어 있다. 실제 국내에 있는 무지 매장을 들어가보면 이런 기업철학이 충분히 느껴진다.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이라는 책 제목 답게 어떻게 보면 무인 양품이라는 회사의 홍보용 책자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 말 자체가 현재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고 올바른 방향이다 보니 전혀 불편한 느낌 없이 공감하면 읽은 책이다.
또 하나 이 책의 매력은 책의 편집이나 디자인까지도 무지 스타일이 느껴지는 점이다. 알고 보니 국내에서 출간된 책의 디자인까지도 무인양품의 기획과 감수가 있었다고 한다.


책의 구성은 주로 무인양품의 경영 철학을 이야기하고 그 철학을 뒷받침하는 핵심 키워드, 기획과 발상, 조직문화, 비전, 지속가능성에 대한 내용들이다. 맨먼저 현직 양품계획 회장 가나이 마사아키의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자’는 마음이란 제목의 서문을 읽을 수 있고 총 다섯장의 챕터로 이어진다.
우선 인간의 속성을 고찰하며 무인양품을 이루는 뼈대와 그 원형을 살피는데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것들과 문화의 세 가지 지향성, 개인도 회사도 나라도 같은 사이클로 돌아간다. 자연과 함께. 무명으로. 심플하게. 지구적으로 등의 글들이 있다.
또한 경제는 수단일 뿐, 목적은 기분 좋게 사는 것이라며 생활이 아름다워지면, 사회는 나아진다고 말한다. 양품계획에서는 ‘무엇을 상품으로 할 것인가’라는 관점이 생활이나 가치관과 직결된다고 본다. 시장에서 잘 팔린다거나 요즘 트렌드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용기와 신념을 갖고 ‘물건 만들기’에 매달린다고 한다. 가끔은 함정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러면 고객들이 무인양품 매장에서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어머? 이거, MUJI 같지 않아.” 고객 사이에도 그런대로 ‘MUJI다운’ 혹은 ‘MUJI답지 않은’ 이미지가 퍼지고 공유되고 있다고 본다.



그 외에도 무인양품의 문화와 조직, 미래, 대전략에 대해 읽을 수 있다. 명료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를 실현하는 것이 무인양품의 비전이도 지구 차원에서 소비시대의 미래를 관통하는 시점을 갖고 최적의 소재와 제조 방법, 그리고 태도를 모색하면서 지혜를 삶의 형태로 드러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무지 호텔에 대한 대목이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는데 무지호텔에서 양품계획이 하는 일은 호텔 사업이 아니라 기획이라고 한다. 호텔 개발과 운영은 따로 사업주가 있고 양품계획은 기획, 투자 계획, 손익 계산, 집객, 운영 수준 체크 등을 한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만 하는 사업이라 몸이 가벼워 폐교를 호텔로 빈집을 숙박 시설로 바꾸거나, 낡은 목욕탕을 매력적으로 꾸미는 등 다양한 전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