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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여행
조승래.임재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평점 :
공감여행
멋진 사진들과 함께하는 여행에세이 같은 시집이다. 아바타의 명대사 I SEE YOU에서 착안하여 공감여행이라는 테마로 시들이 배치되어 있다. 시 한편 한편 마다 작품을 상징하는 사진과 작가가 직접 쓴 작가노트가 실려 있는데 작가노트는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느낌도 있다.

특이하게도 조승래 시인과 임재도 작가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책으로 책의 구성은 몽고조랑말로 시작하는 첫 번째 여행지부터 마지막 부전역이 실린 여덟 번째 여행지까지 이어진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부울경뉴스>라는 매체에 3년여 전부터 ‘오늘의 자작추천시’ 및 ‘작가 마당’에 실렸었고 이 책은 그 작품들을 엮어서 편집한 결과물이다. 이 시집은 단순히 ‘읽는 시’가 아닌 ‘SEE’라는 관점에서 서로 교감하는 ‘보는 시’를 지향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읽어도 잘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시’가 아니라 시인과 독자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통하는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지향한다.


바다를 시인의 구도와 연결해서 노래하는 따개비의 한 구절을 보면
시인의 문장은 바위의 혈전을 녹이지 못했다. 시인은 슬펐다. 시인은 길을 떠났다. 바위의 동맥에 띄울 문자의 배를 찾아서, 바위의 혈전을 녹일 문장의 용해제를 찾아서, 바위의 자폐벽을 꺠뜨릴 언어의 종소리를 찾아서. 그곳에 난파한 문자의 배 한 척이 있었다.
부지깽이
불을 살리고 다독이느라 함께 타면서 여위어 가던 어머니 아궁이마저 사라졌는데 몽땅해진 지팡이들고 또 그 어디에서 분주하게 아궁이를 해적이시는지
어떤 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위트와 재치가 옅보이기도 한다.


벌침
굳이 꼬리에 침을 숨긴 이유는 눈으로 먼저 확인하라 함이었다 남들이 꼬리 내린다고 겁쟁이라 부를지 모르지만 의로움을 찾기 위해 온몸으로 쏜 그의 뜨거운 불맛 치명적인 존재의 산화 아깝지 않아 확인의 절차를 생략한다.
이 책의 공감여행은 시를 통해 서로를 바라보는 여행이었다. 오늘 우리는 공감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으로 만났다. 이 만남은 서로를 완전하게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