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 - 알면 벌고 모르면 당하는 '재벌법'의 10가지 비밀
천준범 지음 / 부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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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 


법과 관련된 아주 색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일명 재벌법에 대해서 알면 벌고 모르면 당하는 10가지 비밀을 알려준다는 내용인데 사실 재벌법이라는 단어는 없다. 저자가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법 현실에 대해 풍자하는 의미를 담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합법을 가장한 비도덕적인 돈 버는 법을 대놓고 권장하는 얘기는 아니다. 재벌이 돈 버는 방법을 풀어쓴 내용에도 그것을 막기 위한 재벌 규제법도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에 감탄했던 포인트는 이 복잡하고 지루한 법 개념을 치킨코리아라는 가상 기업과 재원(대주주), 영미(일반 주주), 우현(대표이사)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세 사람의 관점으로 스토리텔링하며 이해하기 쉽고 흥미까지 더하는 방식이었다. 



책의 구성은 레벨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마련되어 있는데 1단계에서는 우선 치킨코리아와 주인공 3명의 설정을 보여주고 주주, 사장, 임직원에 대한 개념부터 정립한다. 그리고 나서 기초편-> 중급편 -> 고급편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기초편에서는 밀어주기와 끼워넣기 통행세에 대해 설명하며 최근에 뉴스에서 나오던 재벌 문제들의 의미를 알게되어 반갑기도 했다. 


중급편에서는 본격적으로 부자가 되는 주식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시중에 여느 재테크서적의 주식투자책과는 완전히 결이 달랐다. 합병과 분할을 이용하고 자기주식과 지주회사로 마법을 부리는 실제 재벌들이 주식으로 돈버는 법들을 전부 까발린다. 


마지막 재벌법 고급편에서는 상장과 상폐, 주가 이용해 합병하기, 주가 이용해 지주회사 만들기, 주가 이용해 상장폐지하기 등 모S그룹을 연상시키는 통큰(?)수법들이 자세히 설명된다. 


처음에는 이런걸 재벌도 아닌 내가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겼지만 계속 읽다보면 상장되어 있는 재벌 주식종목에 투자할때 필수적으로 알아야 될 내용들이었고 그런 관점으로 기업들의 흐름을 쫓아가다보면 분명 수익을 낼 수 있는 혜안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벌 대기업 그룹이 이 ‘지주회사의 마법’을 통해 회장의 지분율을 드라마틱하게 높이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했고, 이를 목격한 다른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당거래법과 같이 피해 나가야 할 재벌(을 규제하는) 법도 없고, 주력 회사가 사업을 잘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자기주식을 사 모으기만 하면 된다니. 혹시 다른 회사의 사업이 잘되면 그 회사가 주력 회사 지분을 열심히 확보하고, 나중에 합병시키면 자기주식이 된다. 그런 다음 뚝딱뚝딱 회사를 분할하고 주식을 맞바꾸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지분율이 2배 가 되는 놀라운 ‘비법’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재벌 대기업 그룹에 지주회사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현재 재벌법에서 사장이 회사가 아니라 회장을 위해 일했을 때 범죄자가 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회장을 밀어주고 몰아주는 거래를 하다가 부당거래법을 위반했을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사장을 고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회장이나 사장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개인이 재판까지 가도 대부분 벌금으로 끝난다. 부당거래법 자체가 ‘거래’에 관한 법(공정거래법)에서 출발했고 법원도 ‘회사가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는 인식이 있어 감옥까지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재판 기간도 오래 걸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당거래법도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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