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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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 장강명


설명이 필요없는 장강명 작가의 신작에세이다.

주로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경험하고 느끼고 사유한 것들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들을 엮었다.



책과 팟캐스트 뿐만아니라 TV 프로그램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만나면서 더욱 친숙해진 작가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 예상외의 모습들과 속깊은 얘기들을 읽을 수 있어서 또다른 장강명 작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책은 4개의 큰 챕터로 구성되는데 먼저 말하는 작가의 탄생이란 제목으로 인세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는 작가를 꿈꿨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사는 작가가 돼야 인세로 먹고살 만해진다는 현실의 벽 앞에 서게 되는 과정과 어쩌다보니 팟캐스트 진행을 맡게 된 풀스토리를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두번째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 팟캐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은 챕터 글 제목만 봐도 장강명 작가 특유의 위트와 스토리텔러의 매력이 예상된다. 한밤중에 TV 책 소개 프로그램과 거기에 나오는 특이한 이력의 소설가, 예비 장인이 예비 사위에게 하는 질문과 맨정신 토론, 1만 명과 교제한 사람과 1만 권을 읽은 사람, 안타인지 파울인지 애매한 타구와 비 오는 날 반납해야 하는 책, 이라크 공군 조종사를 회유하는 작전과 아카데미상 수상자 자레드 레토,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이 쓰는 말과 고매한 인간에 대한 판타지, 마오쩌둥의 다채로운 독서생활과 곰팡이가 만드는 기하학적인 균사


책의 후반부에서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 에피소드들이 등장하고 그럼에도 계속 읽고 쓴다는 것에 대한 고뇌와 여러 희노애락에 대한 글들이 이어진다.  오늘날에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읽고, 쓰기와 말하고, 듣기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오가는 대화는 글자로 이뤄져 있고 당사자 간의 물리적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나 그 대화는 말하고, 듣기에 가깝다. 우리는 그 대화에 감성적으로 참여하고, 부지불식간에 상대에게 윤리보다 예의를 요구하게 된다. 그건 그것대로 큰 문제다. 상대가 펼치는 주장의 옳고 그름보다 무례함의 여부가 더 중요한 그런 공간에서 공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지금은 말하는 일과 쓰는 일에서 오는 수입이 달리는 자전거의 양쪽 페달 같다. 두 페달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밟아야 프리랜서 글쟁이라는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고 달린다. 회사 다닐 때보다 분명 더 자유롭고 벌이도 썩 낫지만 한쪽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은 여전히 두렵다.


내가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서로 싸운다. 그러는 사이에 책은 점점 팔리지 않고, 강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말 좀 하는 지식인 셀럽’에 대한 수요는 늘어간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는 베스트셀러를 쓰는 것이 최종 해결책이라는 역설적인 결론에 이른다. 인세나 판권 수입을 두고는 번민하지 않는다. 그건 뭐, 눈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돈이지. 펑펑 쏟아져라, 한겨울 함박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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