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9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의 반을 읽었는데 뭔가 엄습하며 덮칠 듯 말 듯 한 으스스함은 고조되는데 공포의 실체가 나타나질 않는다.


섬은 아닌데 배를 타고 들어가야 되는 섬 같은 동네에 살던 열 명의 노인들이 몽땅 없어졌다.

오지랖 넓은 우체부에 이끌려 동네 파출소장이 방망이 하나 없이 들어가는데...


이 작품은 코로나 이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해외 가짜 뉴스 중에 코로나가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인구를 줄일 목적이라는 음모론이 연상되기도 한다. 


나는 처음 세 페이지를 대충 읽고 넘겼다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소설에서 더 깊은 미궁에 빠졌다. 혹시나 아직 이 소설을 안 읽은 분들은 처음 세 페이지를 마지막에 읽는 방식을 권한다. 


정확히는 팔곡이 섬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들 그 마을을 섬이라 불렀다. 차로 들어가는 육로는 한참을 돌아 들어가게 되어 있고 배로 들어가는 것보다 한시간 반이나 더 걸렸으니 말이다. 


팔곡마을은 말 그대로 여덟개의 계곡 사이에 푹 파묻혀 있었다. 누군가가 지도나 내비게이션 없이 그쪽을 지난다면 거기 마을이 있는 줄도 모른 채 지나칠 만한 그런 곳, 깊고 어둡고 축축한 계곡 내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거 보이나? 이 그래프 말이야. 노인 자살률이야. 엄청나지 않아?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 중 1위라는 거, 알고 있었어? 기준 나이를 75세 이상으로 잡으면, 자살률이 두 배로 뛴다고. 아니, 이게 어떻게 자연적으로 가능하지? 노인네들이 이렇게 많이 죽은데도 아무도 모르고 있잖아.


고령화사회에서의 노인 혐오와 배제의 경제학 및 그것을 둘러싸고 추동되는 음모론에 관한 소설이자 전형적인 조용하고 음침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반전의 묘미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저주파 으쓰쓰함이 엄습하는 공포스릴러 소설이기도 하다.    


확실히 차별화 되는 김희선 작가의 스타일이 매력적이라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고 싶었는데 마침 주간문학동네에 다음 작품이 연재중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