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 엄마를 보내고, 기억하며 삶과 이야기 1
이상원 지음 / 갈매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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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보내고, 기억하며


<엄마와 함께한 기억의 여행>


아….누구나 엄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며 눈물이 난다. 난 결코 마마보이가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엄마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는게 엄청나게 슬픈 사실이다.


이 엄마와의 이별의 과정을 또박또박 기록한 책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첫 번째 여행 - 50세 딸과 80세 엄마가 한 달 동안 남미를 돌아다니다’는 엄마와 함께했던 한 달간의 남미 여행기다.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를 여행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이 경험들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여행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다. 


2부 ‘두 번째 여행 -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엄마의 마지막 7개월을 함께하다’는 엄마의 췌장암 말기 선고 후 시작된 7개월 동안의 투병기다.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집에서 자연사하기를 선택한 엄마가 어떻게 병마와 싸우고 떠났는지를 그린다. 일생에 한 번은 겪게 될 죽음의 과정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3부 ‘세 번째 여행 - 엄마가 남긴 일기를 읽으며 엄마의 삶과 만나다’는 엄마가 남긴 일기를 통해 만나본 엄마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쓰인 엄마의 일기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엄마라는 한 인간의 삶을 조명한다. 이 글들을 통해 우리는 ‘엄마’가 아닌 엄마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그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묵직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정말 영화 같은 믿기 싫은 스토리가 이 슬픈 에세이 한권에서  펼쳐진다. 한 달 동안 남미로 여행을 떠났던 엄마는 한국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 날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는다. 딸과 엄마는 목놓아 울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원하는 방식의 죽음을 선택할 뿐이다. 엄마는 말한다. “나는 집에서 자연사하기를 원해.” 그 말을 들으며 딸은 생각한다. ‘그래, 그게 가장 엄마가 내릴 법한 결정이지.’ 


결국 2017년 9월 9일, 저자의 엄마는 집에서 세상을 떠난다. 7개월간의 여정을 함께했던 딸은 엄마가 안식의 길로 들어섰음에 감사하며 마지막 인사를 한다. “엄마, 잘 가. 엄마, 다시 만나.” 준비되지 않았던 이별임에도 엄마는 원하는 방식대로 떠났고, 딸은 그 과정을 이해했다. 엄마의 죽음 앞에 이보다 더한 애도가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딸은 아픈 엄마의 물건을 정리하던 중에 엄마의 일기를 발견한다. 1962년부터 시작되어 2017년 2월까지 매일의 일상을 적어둔, 라면 박스 하나가 가득 찰 정도로 방대한 기록이다. 엄마가 떠난 후 딸은 그 일기를 읽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엄마의 지난 삶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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