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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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힐빌리의 노래>

소설로 생각했던 책이 역시 흐름출판의 특기(?) 논픽션이었다.

책의 부제와 영문 제목 힐빌리 엘레지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약간은 읽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왜 빌게이츠가 필독서라 했고 소설가 김훈이 강력추천했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결코 재미와 흥미, 문학적 감수성으로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지만 뉴욕, LA, 실리콘밸리 등으로 연상되던 미국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미국 저소득층의 실상을 깊이 알게되고 그와 연관된 미국 뿐만 아닌 우리 사회의 여러 복잡한 화두들이 떠오르게 된다. 



빌게이츠, 김훈 뿐만 아닌 수많은 타이틀과 추천사가 있으나 일단 생략한다. 

그것들이 없더라고 이 책을 읽는 독자 각각은 꽤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고 배우고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J.D. 밴스는 예일 로스쿨을 졸업한 실리콘밸리의 사업가이다. 어린 시절 쇠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서 약물 중독에 빠진 엄마와 일찍이 양육권을 포기해버린 아빠, 가난과 가정 폭력, 우울과 불안을 딛고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는 전형적인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뻔한 개천에서 용난 성공스토리는 아니다. 그 고통스럽고 처절했던 가난의 실상을 아주 리얼하게 털어놓고 그 이야기들이 결국 미국 전역이 이 책을 화두로 가난에 대한 사회문제를 되짚어보게 했다. 


러스트벨트 지역은 애팔래치아 산맥에 가로막힌 척박하고 고립된 환경과 가난에 갇혀 미래를 포기해버린 사람들이 가정 폭력과 가족의 해체, 문화적 고립 속에서 살아가는 곳이다. 이래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구나라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리고 그들은 흑인도 멕시코 불법이민자들도 아닌 백인들이다.


이 책은 딱 절반으로 나눠서 1부와 2부로 구성되는데 1부는 내 인생의 뿌리 힐빌리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생생하게 묘사한 가족 이야기이고, 2부 힐빌리의 이방인 그러나 벗어날 수 없는 그늘에서는 작가 밴스가 제기하는 문제들이다.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능력은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노력 부족을 능력 부족으로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이 사람들이 내게 백인 노동 계층의 어떤 점을 가장 변화시키고 싶으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자신의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이라고 대답하는 까닭이다. 해병대는 외과 의사가 종양을 도려내듯 내게서 그런 마음을 도려냈다. 


여러 평중에 특히 공감되었던 대목은

 물질적 빈곤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낄 대상의 부재, 목표의식의 부재라는 정신적 빈곤이었다. 밴스는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면서 성공적으로 사회에 안착했지만, 자신이 탈출한 그 세계를 저버릴 수 없어 이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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