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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ㅣ 내 멋대로 읽고 십대 4
나동혁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포자지만 혹하는 주제들로 가득한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수학에 관한 교양서였다.
수학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이렇게나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단걸 잊서야 알게된게 안타까울 정도다. 일찍 알았다면 수학을 포기 하지 않았을 거란…
실제 입시전문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수학적 사고법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여러 장르의 텍스트를 새롭게 읽어내는걸 이 책에서 선보인다. 〈월-E〉,〈라이어 게임〉,<82년생 김지영>등이 언급되고 수학과 연결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수학을 싫어하는 독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책은 총 13개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유클리드의 <원론>에서 다루는 공리에 대해 설명하다 드라마〈라이브〉를 끌어오고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통계의 대푯값에서 유의할 점을 설명하고 남녀 임금격차가 정말 과장된 것인지 지적하기도 한다.
책의 후반부에 나이팅게일에 대한 대목도 인상적이었는데 우리에게 백의의 천사로만 알려진 나이팅게일은 사실 반박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근거로 군의료 체계를 고쳐나갔던 인물이기도 하다. 평생 동안 수많은 보고서를 작성했던 나이팅게일은 통계와 숫자의 힘을 기득권에 맞서 변화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사용했다. 저자는 나이팅게일이 만든 크림전쟁에 참전한 영국군 사망원인을 나타낸 로즈 다이어그램을 소개하며 그를 독보적인 의료 행정가이자 시대를 앞서간 통계학자라고 평가한다.


중세 기독교가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선호한 색다른 해석도 재밌었다. 단테가 묘사했듯이 연옥의 지상낙원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기독교의 우주를 설명하는 데 천동설이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지구를 중심에 놓는 설정은 현실세계에서 연옥을 거친 후 우주를 건너 천국에 이른다는 기독교 세계관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다.

미분기하학은 미적분과 벡터를 이용해서 도형의 속성을 연구한다. 기하학은 기본적으로 도형의 속성을 수량화하는 학문이다. 각, 길이, 넓이, 부피, 겉넓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까지야 어릴 때부터 워낙 많이 이를 다루는 수학 문제를 보니 그러려니 하는데 대학에 가면 곡선이 구부러진 정도curvature(곡률)나 휜 정도torsion(비틀림)는 물론 다양한 속성을 수량화한다. 새롭게 정의한 수식이 곡선이 구부러지고 휜 정도를 훌륭하게 수량화할 때면 좀 짜릿하다. 수학은 많은 것을 숫자를 통해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