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율주행
안드레아스 헤르만.발터 브레너.루퍼트 슈타들러 지음, 장용원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정말 기다렸던 책이다. <자율주행>
여태까지는 전체 4차산업혁명 모든 분야에 대한 개념과 전망에 대한 겉핥기에 대한 책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제는 각 분야별로 깊게 파고드는 책들에 손이 가고 있다. 이번엔 자율주행 한 분야에 대해 모든걸 정리한 바이블 같은 벽돌책이 나왔다.

3명의 저자 프로필만 봐도 신뢰가 가는 책이다.마케팅학 교수 안드레아스 헤르만, 정보경영학 교수 발터 브레너, 그리고 무려 아우디 회장을 지낸 루퍼트 슈타들러까지 합세해서 만든 책이다. 그야말로 이 분야 최전선의 전문가들이 쓴 최고의 리포트라고 볼 수 있다.

자율주행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떤 경제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기존 산업 지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환경이 개선될 것인가? 규제 및 법적 조건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으로 도시의 교통은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자율주행차를 도입하면 한 나라의 부와 경쟁력이 증진될 수 있을까? 등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자율주행과 관련된 이슈들을 다룬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크게 와닿았던건 자율주행차는 단순한 자동차 최첨단 기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란거다. 이 기술로 인해 사회, 문화, 경제, 인간의 모든 라이프스타일까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대 사건이 될 것이다.
이 자율주행이란 개념은 이제 미래공상과학소설, 영화 얘기가 아닌 현재진행형이 되었다. 그 최신 산업트렌드와 산업 생태계의 지도를 읽을 수 있었다. 구글과 테슬라는 이미 기존 생산 방식을 거부하고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자동차 기업들을 압박하고,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승차 공유 플랫폼은 공유 경제의 한 축이 됨으로써 차량 소유 개념을 파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 부품 공급업체, 정비업체가 바뀔 것이고 도로, 건물, 아파트, 공원 등 도시 공간이 다시 설계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보험회사, 응급병원, 재활센터의 일거리가 줄어들것으로 전망하고 엔터테인먼트, 농업, 환경과 에너지, 물류, 항공우주 산업 까지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될것으로 전망한다.

내가 자율주행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선입견은 2016년 중반 미국에서 자율주행차로 인해 첫 번째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이벤트다. 이를 계기로 언론은 자율주행차가 도로 주행 허가를 받으려면 얼마나 안전하고 얼마나 완벽하게 개발되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일부 기자는 자율주행이 종말을 맞이했다는 말까지 했지만 만약 자동차에 자동화된 기능이 장착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더 많은 사고가 일어났을지,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의 추산에 따르면 자동차에 장착된 안전장치 덕분에 지난 10년간 미국에서만 40만 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통계는 그 선입견을 바꾸게 했다.
자율주행차의 윤리적 원칙에 관한 논쟁의 중심에는 트롤리 딜레마가 있다. 트롤리 딜레마는 철학적 사고 실험을 바탕으로 한다. 트롤리(전차)가 빠른 속도로 돌진하고 있는데 그 앞에는 다섯 사람이 있다. 만약 당신이 레일 변환기를 돌려 트롤리의 방향을 바꾸면 다른 쪽 철로에 있는 한 사람만 죽게 된다. 다섯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애꿎은 한 사람을 죽여도 될까? 이 딜레마는 위험한 상황에서 여러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을 희생시켜도 괜찮은가 하는 질문을 제기한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이 질문을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해 실험했다. 사람의 숫자를 달리한다든가, 사람의 특성(나이, 성별, 직업, 교육수준 등)을 달리하는 식이다. 이 실험은 사람들의 도덕적 직관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고, 허용할 수 있는 답이 무엇이고 허용할 수 없는 답이 무엇인가를 찾는 후속 연구로 이어졌다.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자동화된 차량에 의구심과 두려움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자동화 5단계가 되면 자동차의 처분에 자신을 맡겨야 하고, 운전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뿐 아니라 앞에서 살펴본 사이버 범죄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누군가가 보안 코드를 풀고 자동차 시스템에 접속해 속도나 방향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종류의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은 자율이동수단이 자리를 잡는 데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 아직도 기계가 자신만큼 판단을 잘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 운전자도 있다. 이들이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일은 절대 자율주행차에 맡기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