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미래 - 왜 중산층의 직업이 사라지는가
엘렌 러펠 쉘 지음, 김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일자리의 미래>


평생 일하고 싶진 않지만 일자리의 미래를 알고 싶었다.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얘기를 하면 꼭 나오는 일자리 얘기가 불안했다. 그 바뀔 일자리의 미래를 공부해서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예상이 살짝 빗나갔던 이유는 책을 읽으며 나 개인이 먹고 살 방법을 찾는게 아닌 사회 담론 측면에서 보는 일의 의미, 사회적 일자리 문제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물론 그 큰 그림을 보고 나 개인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책 표지에는 부제 ‘왜 중산층의 직업이 사라지는가’ 가 적혀있고 저자는 책에서 세계화와 디지털 경제로 인한 기술 발전(로봇, 인공지능)으로 중산층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을 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지금은 전세계가 일자리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현상을 분석하고 일과 일자리가 갖는 ‘정체성’, 일의 ‘보람’과 ‘의미’를 이야기한다. 핀란드의 교육 현장과 스페인의 협동조합 기업 MCC 등의 사례를 분석하고, 근로소득세 개편, 기본소득제도 확립,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사회적, 제도적 합의의 중요성과 정치권의 책임과 역할도 촉구하는 다소 진지하고 딱딱한 내용이었지만 읽어볼 가치는 충분했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일이나 식당 테이블에 물 잔을 놓는 일은 사람이라면 쉽게 할 수 있지만 기계로서는 난도가 높은 작업이다. 이와는 반대로 부기, 회계, 법률 분석처럼 높은 수준의 논리 추론이 요구되는 일은 인간에게는 어렵지만 기계 입장에서는 쉬운 작업이다. 저임금 일자리보다는 나름의 기술역량을 요구하는 중간 수준 임금의 일자리들이 크게 감소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이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일자리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임금을 적게 주는 일자리가 아무리 늘어나봐야 보통사람들의 생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말하는 ‘노동력 부족’의 속뜻을 밝혀내 비판한다. “가혹한 조건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자의 숫자가 부족한 게 아니었는가?” 라는 속시원한 사이다발언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일자리와 관련된 문제에는 애당초 ‘낙수효과’라는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혁신의 명백한 목표 중 하나가 돼야 한다. 혁신은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위기감을 갖고 수행하는 도전이어야 하며, 그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현실 사례를 언급한 대목도 있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대학 진학률 세계 1위 한국은 전세계에서 대학 졸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데,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실업인구 가운데 50퍼센트 이상이 대학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교육 프리미엄’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학 졸업자들의 평균 평생소득은 최근 들어 고등학교 졸업자의 소득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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