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챔피언 - 경쟁 없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CSV 전략
김태영.도현명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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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넥스트 챔피온>은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이라는 경영이론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명료한 설명 일 듯 하다.


우선 CSV의 정의부터 알아보면 기업이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를 말한다. 하버드대 경영학과 마이클 유진 포터 교수가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CSV 개념을 발표했는데 이 책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성균관대에서 연구하며 가르치는 김태영 교수와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의 연구 결과물이다.


경영이론서이지만 읽는 재미도 있었는데 내가 주로 흥미를 느꼈던 대목들은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의 CSV 사례들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세멕스의 ‘오늘을 위한 기금’, CJ제일제당 베트남 고추재배 사업, 저개발국을 공략한 네슬레 보급형 제품, 아프리카를 공략한 보다폰과 야라, 파타고니아와 아라빈드 병원, GE를 다시 챔피언으로 만든 에코매지네이션 등 딱딱한 경영전략이론들을 스토리로 읽을 수 있다. 단순히 ‘어느 대단한 사업이 있다’라는 식이 아니라 ‘어떤 배경에서 시작해, 어떤 가치 간의 연결구조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얻었다’라는 분석 틀을 통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경영 전략을 담았다.


또한 사례 뿐만 아니라 CSV 전략과 관련해서 조직혁신, 사회적 가치의 측정과 평가, 파트너십 구성 방안 등의 세부 실천방안들에 대한 내용도 있는데 전략이란 무엇인가, 매력적인 산업을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소,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법, 조직혁신의 4요소: 틀, 조직, 실행, 인사,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것인가 등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강의가 실려있다.


또한 부록으로 <지금 CSV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CSV 관련 조직과 행사>가 실려있어 그야말로 CSV 최신동향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마이클 포터의 명저들을 꾸벅꾸벅 졸면서 꾸역꾸역 읽기보다 이 책을 읽어보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싶다.


아라빈드 병원은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것처럼 백내장 치료만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세워 철저히 분업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미국 의사 1명 당 연간 125건, 인도의 다른 병원 의사가 연간 300건의 백내장 수술을 하는 동안 아라빈드 병원의 의사는 연간 2000건의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수술 방식을 혁신해 수실비를 대폭 낮춘 것이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이 병원에서는 3200만 명의 환자가 진료 받았고, 400만 건 이상의 백내장 수술이 진행됐다. 그리고 아라빈디 병원은 값싸고 질 좋은 인공수정체 생산을 목표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독보적인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마침내 기존보다 15~30배 저렴한 인공수정체를 만들었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아라빈드 병원의 인공수정체는 현재 전 세계 120여 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백내장이란 인도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발한 병원이 독과점 업체들을 물리치고 이제는 당당히 세계 3위의 인공수정체 생산업체가 됐으며 그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세스 고딘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측정하는 것은 개선된다’고 하며, ‘측정은 기막히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CSV 실행 과정을 관리할 수 없으면 CSV에 성공할 수 없다. 전략 없이 그리고 측정 없이 성공을 바라는 것은, 표류하던 배가 저절로 목적지에 도달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CSV는 그저 실행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 실행 과정을 관리하고, 성과 측정용 핵심지표를 설정하고, 책임 인력을 배치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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