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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 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
피파 맘그렌 지음, 조성숙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5월
평점 :
Signals
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
부제가 특히 이책의 내용을 확실히 설명해준다.
저자는 세계 경제를 읽는 데, 경제학 학위는 필요 없고 필요한 것은 기민한 태도와 관찰력, 인격과 상식이라는 도발적인 얘기를 한다. 이 책을 쓴 피파 맘그렌 박사는 경제학자이자 정책전문가로서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아왔다고 한다.
“금리가 오를까요, 내릴까요?” “언제?” “실업률이 호전될까요, 악화될까요?” “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싸질까요, 비싸질까요?” “앞으로는 경제 성장이 빨라질까요, 둔화될까요?” “유가(금값, 주가, 채권 가격, 철광석 가격, 우윳값)가 오를까요, 내릴까요?” “사업을 확장해야 할까요, 축소해야 할까요?” “빚을 내서 투자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 팔고 차익을 챙기는 게 나을까요?” 등등등
이에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큰 사건이 터지기 전 미리 예견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뻔한 답인 듯 하지만 기민한 태도를 유지하고, 관찰력을 발휘하고, 상식과 인격을 기르면 되고 미래는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행동은 신호를 받아들이는 관점과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이렇게 요약하면 뭔가 추상적이지만 실제 책에는 여러가지 실제 사례 스토리로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저자가 말하는 그 시그널의 여러 사례들은 꼭 경제학적 연구가 아니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2016년 말, 삼각형 모양으로 유명한 초콜릿 바를 만드는 토블론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삼각형 사이를 넓힌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소비자 분노가 치솟았던 것을 생각해보자. 삼각형 사이를 넓히면 당연히 원재료가 적게 들어간다. 회사는 원가를 줄였지만 대신에 소비자의 분노라는 폭풍우를 맞이했다. 이른바 토블론게이트였다.

대출 담당자가 해고당하고 여신 담당자가 회의에서 배제됐다는 것은 사람보다 알고리즘을 더 믿는다는 뜻이다
런던 배터시 파크를 산책하다 보면 절반은 프랑스어로 말하는 사람들이다. 높아진 세금과 고실업률, 저성장의 위협에 진취적인 프랑스인들 상당수가 런던으로 이주하고 있다. 지금은 가뭄에 콩 나듯이 있는 프랑스식 제과점과 레스토랑도 조만간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신뢰와 희망의 상실은 희소 자원을 얻으려는 분쟁과 다툼,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신호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세계 경제가 평화 배당 기조에서 분쟁 프리미엄 기조로 변신하고 있다는 신호가 이미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중동의 정책 입안자들은 밀과 빵을 비롯한 주요 식품의 가격 상승이 결국 아랍의 봄으로 이어진 대중의 분노를 촉발하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미 러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가뭄으로 밀과 빵의 값이 올라 있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더 가팔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빵값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 대중의 분노는 시위로 이어졌다.

이 책의 저자 얘기도 빠뜨릴 수 없는데 전 백악관 경제보좌관이며 공직 생활과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자비로 출간하여 아마존 경제 분야 1위에 올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