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 - 3.1운동부터 남북정상회담까지
모지현 지음 / 더좋은책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국사교과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고조선부터  거의 3.1운동까지 배웠다. 3.1운동 이후의 우리나라 현대사는 너무 소홀했었다. 그 이후의 역사는 이런저런 뉴스, 신문, TV, 영화, 드라마로 접한 정보로 머리속에는 맞춰지지 않은 퍼즐조각들이 되어있다.

이 책은 그런 어렴풋한 우리 한국 현대사를 마침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100년 100개의 기억이란 주제로 멋지고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책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정치, 정치권력의 변동에 대한 역사가 아닌  굵직굵직한 사건, 경제, 사회, 문화 현상까지를 다룬 진정한 한국이 걸어온 길들을 읽을 수 있다. 3.1운동의 시초가 된 2.8독립선언부터 항일의 외침이었던 광주학생항일운동(1929년 11월) 까지의 일제강점기 전반부와 브나로드 운동(1931년) ,한인애국단(1931년 10월)부터 8.15 광복까지의 일제강점기 후반까지는 총 45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있다.

 


1920년대부터 경성 등에 등장한 도시 속 근대인의 풍경은 백화점에서 파는 상품으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화점에는 양복, 넥타이, 원피스, 옷장, 양산, 핸드백, 음료수, 안경, 전축, 모자, 양산 같은 근대 상품이 진열되어 팔렸고, 모던 보이와 모던 걸 등을 비롯한 경성의 근대인들은 이러한 상품들을 소비하며 한국 사회의 근대적 장면을 그려냈다.

 

광복 이후부터는 신탁통치 파동(1945년 12월) 대한민국 단독정부 수립(1948년 8월) 반민족 행위조사 특별위원회(1948년 10월~1949년 8월) 한국전쟁(1950년 6월 25일~1953년 7월 27일) 3·15부정선거(1960년) 4·19혁명(1960년) 제2공화국(1960~1961년) 탄생까지를 한 장으로 묶어서 다룬다.

 


그리고 4장은 5·16군사정변부터 군사정권의 막이 내린 6월 민주항쟁(1987년 6월)까지의 군사정권 역사를 찬찬히 다루게 된다. 6월 민주항쟁의 결과,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를 골자로 하는 내용으로 개정된다. 학생과 시민들의 목숨을 건 항쟁으로 정권이 바뀔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지만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야당 세력은 분열되었다. 김영삼, 김대중 두 야당 지도자는 후보 단일화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1987년 10월 김대중은 대통령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통일민주당을 탈당해 평화민주당을 창당한다. 결국 13대 대통령 선거 결과, 여당 후보 노태우는 전체 투표수 중 36.6%를 득표하며 28%의 김영삼, 27.1%의 김대중, 8.1%의 김종필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다. 비록 정권 교체 실패로 귀결된 항쟁이었지만 이후 노태우 정권 출범 2개월 후에 치른 총선으로 빚어진 여소야대 국회는, 한국의 민주화가 혁명이 아닌 점진적인 방법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한 걸음 더 전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5장은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1989년) 부터 촛불집회(2002~2017년) 저출산·고령사회(2018년) BTS 현상(2018년) 남북정상회담(2018년)까지 한반도의 통일문제에 대한 이슈를 중심으로 여러 사회문화 현상까지 깊게 다루면서 마무리를 한다.  

 


에필로그 내용 중에는 뭉클했던 대목도 있었는데 한국 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을 통해 우리가 한국을 바라볼 때 느끼는 아픔이 이제는 기특함으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그런 모진 풍랑의 와중에서 열심히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만든 우리들에 대해 자긍심을 가짐으로, 그동안의 성장이 남겨준 그늘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그것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성장을 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현대사만 바라볼 때 우리 민족이 지금처럼 자라난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까지 과거의 기억들을 거울삼아 오늘 우리의 매무새를 다듬어간다면, 내일의 대한민국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들을 세계사 속에서 계속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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