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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2월
평점 :
일단은 정말 재밌게 본 tvN 드라마 아르곤의 작가라고 하니 무조건 집어들었다. 역시나 이번 <메이드인강남>작품 역시 TV드라마로 만들어도 될 듯하다. 한숨에 읽힌다. 180p정도 되는 장편소설 치고는 짧은 분량에 챕터나눔도 없이 순식간에 스토리가 전개되고 끝까지 흥미로움을 잃지않고 마무리된다.

주인공인듯한 민규, 그리고 비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중인 그의아내 첫장부터 음란함이 묘사되고…
곧바로 조재명이 등장하고 그 역시 어떤 여인과 화장실에서 정사를 벌이고 도박 하우스에서 승부를 벌인다. 거기다 정체는 경찰이다.
정보원 윤이 등장하고
남녀 10명이 전라로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된다. 모두 죽어있고
민규는 로펌 Y의 수석변호사다. 특별관리 사건을 처리한다. 특별관리변호사를 설계자라고 부른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서울 강남의 어두운 뒷모습을 그렸고 스토리 전개도 흥미진진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말을 빌려 저자의 세상에 대한 사유가 드러난다.
모든 현상과 사물, 그 틈새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관계를 완벽히 유물로 간주하고 처리하는, 다시 말해 일체의 인간적 감정이 배제된 기계적 처리가 가능한 인물이 설계자의 최고 미덕이라면 민규는 그 미덕에 최적화된 인물이다.

혼외자식스토리까지 첨가되고 주식시장과 거듭되는 음란한 장면과 사건 묘사로 소설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19금일수 밖에 없는...
자세한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이정도만..

천민성과 자본주의가 결탁되어 화려한 지역이 탄생하는 이면에는 반드시 그늘이 존재한다. 자본의 규모가 커질수록, 천박한 욕망이 한층 집요해질수록 자본과 욕망의 우울은 더 깊어질 것이다. 그 깊은 그늘은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수렁과 같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그 그늘의 덫에 사로잡혀 헤어날 수 없는 공멸의 길을 걷고 있음을, 그런 배경에서 강남에 의한, 강남을 위한, 강남의 잉여들이 좀비처럼 떠도는 대한민국의 오늘은 다루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