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갈 수 있는 배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윤희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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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인간과 소멸세계의 무라타 사야카의 신작이다.

18년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던 작가의 자전적 소설, 더 이상 섹스를 통해 아이를 낳지 않고 인공수정으로만 아이를 낳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

두 전작의 화제성과 파격저인 설정의 명성을 세번째 책도 실망시키지 않고 이어갈 수 있을까? 그만큼 기대를 크게 하고 집어든 책이었다.

 어떤 발상이 전개될지....

문제작의 의미는 뭘까? 화제나 주목을  불러일으킬만한 작품이라고 하지만 나는 거기에 더해서 독자에게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풀게 만드는 작푸, 그리고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고 어렴풋하게 열린 결말로 독자들을 미궁에 빠지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멀리 갈 수 있는 배>는 문제작이다.


 

 이 책의 큰 줄기는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괴로움이라 할 수 있다. 사회에서 이런저런 역할을 강요받아서 자신을 규정 짓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열심히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고누구나 고민하며 나아가고 있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여자니까 이렇지 않으면   어른이니까 이렇게 하면   같은 생각으로 여태 작가 본인을 억압하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다는 


   무대인 독서실은 방주로 비유된다리호에게 독서실은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사이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구원할 무언가정확히는 자신이 어느 쪽인지 정의해줄  있는 구원자의 또는 암수 어느 쪽도   있는 선택지를 가진 자신을 태운 방주다.

 

 

 

남장을 하는 리호여성성에 집착하는 츠바키물체 

각으로 살아가는 치카코.

섹슈얼리티라는 이름의 바다를 표류하는  여자 이야기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프리터 리호는 섹스가 괴롭다어쩌면 자신은 남자가 아닐까아니면 성별 없는 섹스를   없을까 생각한 끝에 남장을 시도한다그런 리호의 모호한 태도를 비난하는 어른 여자 츠바키는 어두운 밤에도 선크림을 발라가며 자신의 몸을 정성스럽게 케어한다 어느 쪽도 공감하지 못하는 치카코는 남자와 자도 인간으로서의 육체적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어디에도 들어맞지 않는 이들의 () 어디로 다다르게 될까.

 

이런 저런 신체에서 나오는 액체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도 노골적이고 걸쭉하고 글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성행위에 대한 묘사 또한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표현이었다. 


사와구치에게서는 다양한 물이 넘쳐흐른다. 타액도 그렇고, 땀도 그렇고 자세히 보니 눈도 촉촉히 젖어 있다. 그 물은 언젠가 별을 맴돌아 나에게 흘러들어 오리라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데, 왜 그토록 죽을힘을 다해 삽입을 해가며 이어지려고 하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낭는 그 새하얀 액체는 사와구치에게 무척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 ....너무 야해생략....


지구와 섹스를 한다. 물체로서 지구라는 강력한 물체 감각으로 이어진다. 몸에 남은 미세한 인간으로서의 유체 감각마저 소멸시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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