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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경제 세계사 - 눈앞에 펼치듯 생동감 있게 풀어 쓴 결정적 장면 35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재밌게 읽었던 베스트셀러 <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 오형규 저자의 후속작으로 딱딱한 역사책, 경제서적이 아닌 재밌고 흥미롭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35가지 주제로 역사와 경제를 버무린 이야기 책이다.
역사 속의 결정적인 장면을 저자의 남다른 시각으로 풀어내고 추려내었다. 전작인 《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의 속편같은 컨셉인데 전작이 망원경으로 조망한 거시 경제사였다면 이번에는 돋보기로 관찰한 미시 경제사라고 할 수 있다.
Part 01에서는 중세를 무너뜨리고 근대를 연 페스트, 인류를 기아에서 구한 ‘콜럼버스의 교환’, 19세기 ‘세계 경제 지도’를 바꾼 중국인, 기술 혁신이 못마땅한 사람들의 최후 등 대변화의 경제 세계사를 담았다.
Part 02에서는 고대에서 가장 수익이 높았던 경제활동, 지중해 최강국 로마가 몰락한 이유, 병역 면제세가 중세에 활성화된 까닭,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요인 등 전쟁의 경제 세계사를 이야기한다.
Part 03에서는 유라시아 대륙을 걸어서 횡단한 카라반,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고수익 사업이 될 수 있었던 해상무역, 시공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말(馬)의 역사, 향신료를 사이에 둔 네덜란드와 영국의 뒤바뀐 운명 등 상업과 무역의 경제 세계사를 보여준다.
Part 04에서는 커피하우스에서 어떻게 보험과 주식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중세 유럽에서 맥주 제조를 왜 권장하게 되었는지, 면은 어떻게 전 세계에서 주요리로 자리잡을 수 있었는지, 누구나 고기를 먹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등 음식의 경제 세계사를 생생히 풀어낸다.
Part 05에서는 역사를 관통하는 기본 세율은 얼마인지, 나라 경제가 망할 것을 알면서 돈을 마구 찍어낸 이유가 무엇인지, 국가가 세금을 걷는 일에 창의적인 것은 무엇 때문인지 등 법과 돈의 경제 세계사를 알아본다.
Part 06에서는 아이디어가 폭발하는 현상을 왜 ‘메디치 효과’라고 하는지, 반달족은 어쩌다 야만족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젠트리는 진짜 ‘영국 신사’인지, 미래에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인지 등 사회와 문화의 경제 세계사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Part 07에서는 황금과 영생에 대한 인류의 집착, 최고의 금속 구리, 산유국의 좋은 예와 나쁜 예, 근대 과학혁명의 토대가 된 ‘오컴의 면도날, AI 포비아를 극복하는 법 등 자원과 과학기술의 경제 세계사를 담아냈다.
스마트폰은 50년 전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하지만 과잉 정보 속에서 알짜 정보를 선별하고 진위를 가리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수시로 쏟아지는 정보에 대한 자신만의 선구안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려면 밝은 눈을 가져야 하고, 눈을 밝히는 데는 역사 지식이 필수다.
그중에서도 인류 생존과 문명 지속의 밑거름이 된 경제사야말로 인류가 '어떻게 지금 여기에' 이르렀는지를 일깨워 준다. 먼저 지나간 이들의 발자취에 오늘의 삶과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힌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미시 세계사에 관심이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