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에요
김설기 지음 / 레터프레스(letter-press)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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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작가와 가족이 함께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며 받아들이게 되는 4년 동안의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을 이해했고 내 마음에 귀 기울였다. 그리고 속마음을 가족에게 꺼낼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조금만 참아, 김설기. 다들 그렇게 버티며 살아. 세상에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니?’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다. 속마음은 힘들어도 남들 앞에 서면 마음과 다르게 웃음이 나왔다. 점점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한없이 가라앉는 내 감정을 나는 끝내 무시했다. 그리고 숨겼다.

 

우울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작가는 말한다.

저는 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에요.”

조금이라도 쉬면 도태된다고 배우고 남들과 반대로 가는 시간을 두려워하며 스스로 마음에 편안함을 주기보다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남들에 비해 한없이 작아지고 창피하기만 하다. 우리는 이상한 게 아니다. 우울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엄마, 내가 생각해 봤거든. 그때 왜 우리가 그렇게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건 내가 엄마를 너무 사랑한 탓인 듯해.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좋은 모습만 보여 주고 싶잖아. 잘 보이고 싶고. 그래서 엄마에게 나의 좋은 모습만 보여 주고 싶었나 봐. 우울증에 걸린 의욕 없는 내 모습을 엄마가 싫어할 테니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했어.”

 

아픈 게 아니라 게을러서 그렇다는 생각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침대에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게 재밌다가도 예고 없이 찾아오는 나는 무기력하고 게을러.’, ‘앞으로도 행복할 수 없어.’라는 생각들은 내 마음을 저 밑바닥 끝을 알 수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힌다. 이러한 감정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남들과의 과잉경쟁 속에서 승리하기 위한 부지런함이 아닌 본인의 마음을 쓰다듬을 수 있는 본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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