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편지 - 수능 d-100, 이런 마음으로 하루를 살자!
김호진 지음 / 펜타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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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 ‘토마스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며 동명의 입시전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시 지원 방법’, ‘상위권 대학에 보내는 방법’ 등 올리는 영상마다 화제를 모으며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김호진 원장님의 책이다. 이 책은 입시전문가 김호진 원장님께서 수능을 100일 앞둔 수험생에게 전하는 100개의 편지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20여 년간 입시전문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하면서 매년 수능이 100일 정도 남은 즈음에는 겁을 먹고 지레 포기하거나 갈팡질팡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100일간 매일 힘든 달리기를 시작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응원의 편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책 제목대로 책은 100일 동안 하나씩 읽을 수 있는 100개의 편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수능까지의 100일간 한결 같은 루틴을 유지할 것을 강조하며 매일 아침 편지를 읽고, 매일 저녁 세 줄 일기 쓰는 것을 루틴으로 지키라고 제안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한 편의 글은 1~3페이지 분량의 편지글, 글을 한두 줄로 요약한 문장, 세 줄 일기를 적을 수 있는 공란을 포함하고 있다. 편지글이 시작되는 페이지 맨 위에 수능 D-day가 표시되어 날짜에 맞춰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준비 절차가 많으면 루틴으로 유지하기 어려운데 책에 세 줄 일기를 기록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이 책 한 권으로 읽고 쓰기를 모두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좋다.


수능 100일 남겨 둔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편지글이니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뻔한 잔소리하는 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큰 오산이다. 물론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보니 수험생에게만 적용되는 팁들도 더러 있기는 하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이 100일간 일상 루틴(아침 명상/독서+저녁 세 줄 일기)을 만들어 나가는 데도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할 일은 많고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잠이 안 오던 어느 밤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에 걸쳐 잠들기 전에 읽었는데 수능과 아무 상관 없는 나도 편지글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고, 따뜻한 위로를 받았으며, 때로는 따끔한 충고도 받았다. 책에 나온 이야기, 위인들이나 유명 작가들의 예화 등도 다수 소개하고 있어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는 재미도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독서법도 한 가지 배웠다. 검색해 보니 저자가 목동에서 가장 유명한 인문 논술/구술 선생님이시라고 한다. 그래서 편지글이 수험생 대상 단순 충고용 메시지가 아닌 내용이 풍성한 글이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험생은 아니지만 나도 머릿속에 새겨야겠다고 다짐한 문장을 몇 개만 정리해 본다.

∙부모에게 화내지 마라 – 완전 뜨금. 엄마 미안해!

∙잠을 줄이려 하지 말고, 정확하게 자려고 노력해라(정확한 취침 시간 지키기).

∙세상을 뒤엎을 시간은 충분하다(<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예화).

∙상상하고 또 상상하라(예: 시험을 잘 보는 모습)

∙중요한 것을 먼저하라 – 우선순위 정하기!

∙초조하고 불안해도 그냥 공부해라. – 불안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를 위한 조언

∙좋은 루틴을 실천하라(루틴의 중요성은 이 책 전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강조).


내 경험상 시험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멘탈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커지는 초조함과 불안을 떨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수험생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새로운 다짐을 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에 짧은 일기를 통해 멘탈 관리해 나가는 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수험생이나 수험생을 둔 학부모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수능이 오늘(2024.07.11) 기준으로 126일 남았다. 나도 수능을 본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100일 정도 남았을 때의 긴장감과 불안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수험생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건강, 컨디션 잘 지키면서 하루하루 성실하게 나아가길 바란다.


#백일편지 #김호진 #펜타클 #펜타클출판사 #수능 #루틴 #일기 #긍정 #토마스아카데미 #토마스입시광장 #추천도서 #도서추천 #책추천 #신간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을 통해 펜타클 출판사(@pentaclebooks)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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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로 간 세포 - 몸을 벗어난 생명, 오늘의 생명과학을 이루다
이지아 지음 / 플루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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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로 간 세포.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다. 이 책은 현대 생명과학을 ‘영업’하는 책이다. 현대 생명과학 실험실에서 세포를 대상으로 어떤 실험과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 실험/연구 결과 현재 생명과학 관련 기술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책은 도입부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입부는 몸속 생명인 ‘인비보(in vivo)’와 몸을 벗어난 생명인 ‘인비트로(in vitro)’라는 용어 설명에서 출발한다. in vivo는 ‘생체 내’를 뜻하며, in vivo 실험은 몸에 하는 실험을 말한다. 반면 in vitro는 ‘유리 내(in the glass)’를 뜻하며, 생체 밖에서 하는 실험 조건을 의미한다. 몸속 생명을 직접 관찰하거나 조작할 수 없으므로, 생명과학자는 몸속 생명 전체를 보는 대신 몸을 구성하는 세포를 떼어 실험실로 가져오는 쪽을 택했다. 책 제목은 여기서 연유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in vitro 실험을 다룬다.


1장에서는 몸을 벗어난 세포를 실험실에서 키우는 과정(세포 배양)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실험실에 도착한 세포로 무슨 일을 해내는지 즉 실험실 세포의 활약상을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세포를 눈으로 보는 여러 가지 방법(현미경, 세포 염색, 세포 촬영)을 소개한다. 4장에서는 실험실 세포를 모아 몸으로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오가노이드, 바이오프린팅, 배양육 등)을 설명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동물(생쥐, 인간)을 이용한 생명과학 연구 즉 in vivo 연구를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재밌게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2장이 가장 흥미로웠고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2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in vitro 연구를 위해서는 배양접시 위에 고립된 채로도 끊임없이 분열하는 세포인 불멸화 세포주가 필요하다. 최초의 인간 세포주는 무엇이었을까? 1951년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의 암 조직에서 유래한 헬라세포다. 헬라세포는 7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생명 현상의 궁금증을 푸는 재료로 활용되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사용됐다는 HEK293 세포. HEK293은 태아(낙태아)의 콩팥세포에 암을 일으키는 종양 유전자를 넣어서 불멸이 된 세포주다. HEK293은 빨리 자라고 형질 주입에 최적화되어 오늘날 복잡한 약품을 만드는 최적의 세포 공장이 되었다(윤리적 비판 있음).


인간 세포는 아니지만 몸을 벗어난 생명 중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세포인 CHO 세포(햄스터 종의 난소에서 추출한 세포주)도 소개되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세포 유래 바이오 의약품 중 70%가 CHO 세포에서 나온다고 한다. CHO 세포가 바이오 산업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줄기세포는 세포를 만드는 세포다. 특히 배아줄기세포는 혈액, 근육, 피부 등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가 될 수 있는 만능줄기세포다. 오늘날 줄기세포 실험실에서는 iPS 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를 사용한다. iPS 세포는 이름에 나타나 있듯이 백혈구나 피부세포 같은 보통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린(‘유도’한) 세포다. 저자는 세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이라 비유한다.


그럼 이 iPS 세포를 언제, 누가 만들었느냐? 2006년 일본 과학자 야마나카 신야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진짜 기발하다!)으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세상에 공개했다(6년 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우리나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조작으로 밝혀진 지 1년 만의 일이다. 야마나카 신야는 황우석 논문 조작 스캔들 때문에 실험이 끝나고도 1년이 지난 후에야 논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나라 과학자가 아닌 일본 과학자가 훌륭한 업적을 이룬 것에 배가 아프고 속상했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 똑같은 연구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1년간 마음 졸였을 일본 과학자를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저자가 용어 설명에서부터 시작하고 군데군데 적절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으며, 책에 다양한 그림과 사진이 실려 있어 비전공자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생명과학에 흥미를 느끼는 고등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함). 총 224쪽의 비교적 얇은 두께를 가진 책이지만 내용이 옹골차다. 이 책 한 권으로 실험실 생명과학의 최근 이슈들을 쭉 훑어볼 수 있다. 생명과학에 관심 있는 성인이나 생명과학을 전공하면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한 학생들에게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다.


#실험실로간세포 #이지아 #플루토출판사 #실험실세포 #세포생물학 #바이오의약품 #줄기세포 #오가노이드 #교양 #과학 #생명과학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플루토 출판사(@plutobook16_pub)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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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방탈출 - 취미는 돈 주고 갇히기, 특기는 자물쇠 빨리 열기, 제11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오지은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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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치듯 본 적은 있지만 내겐 낯설고 독특한 취미다. 내 주변에서 방탈출을 취미로 가진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방탈출에 대해서는 제한 시간 내에 여러 인원이 함께 문제를 풀고 자물쇠를 열어 공간을 탈출하는 게임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돈까지 내가며 방에 갇히는 기이한(?) 활동을 취미로 삼다니.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길래?


이 책은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이다. 톡톡 튀는 개성과 발랄함이 느껴지는 젊은 작가님의 글을 읽고 싶었던 것도 이 책을 읽게 된 동기 중 하나였다. 책은 총 세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각 파트를 ‘방’으로 표현한 것도 재밌다.


첫 번째 방은 ‘왜 돈을 주고 갇히시냐고요’다. 정말 묻고 싶은 질문이다. 작가님은 방탈출이 방에 감금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출구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갇히는 것이 아니라 열어나가는 것이라니. 기막힌 표현이다. 또 작가님은 방탈출을 여행과 비슷한 취미라고 이야기한다. 일상에서 멀어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해 방탈출을 하는 거란다. ‘방탈출은 작은 여행’이라 말하며 방탈출을 ‘영업’한다. 멋진 표현에 점점 더 혹한다.


두 번째 방은 ‘함께 갇히고 싶은 사람들’이고, 세 번째 방은 ‘갇히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다. 처음 ‘인생은 방탈출’이라는 책 제목을 봤을 때 좀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방을 읽어 가면서 책 제목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작가님이 진정 방탈출을 통해 인생을 배웠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읽다가 너무 웃겨서 킥킥대며 웃고 있었는데 어느 틈에 감동과 깊은 깨달음을 주는 대목으로 넘어간다. 작가님은 천생 이야기꾼이 맞다. 테마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없는 방탈출이라는 주제로 책 한 권을 뚝딱 써냈으니 말이다. 참고로, 방탈출 테마는 스포일러에 대해 매우 엄격해 게임을 하기 전 발설 금지 조항이 포함된 서약서를 쓰고 들어간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게 크게 와닿았던 문장들을 아래에 정리해 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테마에서 긴박하게 탈출에 성공하고 난 후로 생각이 달라졌다. 두렵지만 빨리 풀어내자(94쪽).


일상에서 문제를 만났을 때 취미로 즐기는 방탈출처럼 즐겁게 맞이할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니겠는가(120쪽).


확실한 건 모든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좀 더 줄어들었다는 것이다(121쪽).


욕심은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준다. 그러나 어떤 것도 시작하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다. 그저 차근차근 조금씩이나마 더 나은 것을 향해 갈 수는 없을까(127쪽).


인생도 방탈출처럼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우선순위를 정해본다(128쪽).


부담감을 가지면 방탈출은 취미가 아닌 괴로움이 되어버린다(133쪽).


즐기고 싶은 마음과 잘하고 싶은 마음, 행복하고 장기적인 방탈출 생활을 위해 두 마음 사이를 잘 조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133쪽).


성공이나 실패가 아니라 무엇이 어땠는지 무엇을 느꼈는지에 따라 다음번에 더 좋은 한 발을 내딛게 된다(134쪽).


문을 닫으면 기존 방의 문은 닫히지만 다음 이야기가 전개된다.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문이 닫히면 끝나버릴 것 같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열린다(149쪽).


방탈출력이란 모든 부분이 고르게 뛰어날 필요 없이 각자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해 함께 문제를 물리쳐나가면 그만이다(245쪽).


이 문장들은 분명 방탈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인생의 진리를 꿰뚫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건 작가님의 필력이 대단하기도 하고 내가 아직 성숙한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뜻이겠지?


각 방의 마지막에는 방탈출에 대한 가이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작가님께 영업 당해 방탈출에 도전하고 싶어지신 분들은 이 부분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첫 번째 방 마지막에 ‘방탈출을 이해하기 위한 용어 사전’ 부분을 먼저 읽고 나서 책을 읽으면 이해도가 더 향상될 거라 생각한다.


작가님의 유머와 필력, 특히나 짧은 문장이 돋보였던 책이다.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삶에 대한 나의 태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유쾌하면서도 개성 있는 글을 읽으면서 웃음과 재미, 감동, 깨달음을 얻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다. ‘방을 탈출하며’ 부분(에필로그에 해당)을 읽으면서 왜인지 울컥했던 한 문장을 정리하며 서평을 마무리해 본다.


“이 책을 선택해 주신 독자님에게도 그런 가슴 벅찬 일들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인생은방탈출 #오지은 #김영사 #방탈출 #취미 #취미부자 #브런치북 #브런치북대상 #에세이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김영사(@gimmyoung)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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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어반 스케치 - 누구나 쉽게 그리는 하루 한 장 어반 스케치
김성호.박은희.조정은 지음 / 경향BP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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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어떤 것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중 하나가 취미에 관한 생각인데, 사실 나에겐 여태까지 취미라고 할만한 활동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여가가 주어졌을 때 TV, 유튜브를 보거나 잠을 자는 등 시간을 의미 없이 흐지부지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휴일이나 휴가가 끝날 무렵에는 어김없이 후회와 허무함이 밀려온다. 혼자만의 시간을 의미 있고 알차게 보내는 방법이 없을까? 내가 취미로 삼을만한 활동에 뭐가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 책 <하루 한 장 어반 스케치>를 만나게 됐다. 예체능 쪽엔 워낙 소질이 없어 담쌓고 지낸 지 오래다. 그림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구 보여줄 것도 아니고, 학창 시절처럼 미술 실기점수를 받는 것도 아닌데 못 그리면 어때? 나만 보면 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림도 도전 못 할 분야는 아니지, 암만. 이 책은 무엇보다 예쁜 책 표지에 이끌려 보게 된 책이다. 그림에 관해서는 그야말로 생초보인데 어렵지 않을까?


걱정 마시라! 프롤로그에서부터 세 분의 작가님께서 나 같은 그림 초보 독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신다. 나만이 알 수 있는 풍경을 조그마한 종이에 연필로 낙서하듯이 간단하게 시작해도 좋다고. 일단 용기와 근자감은 장착!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된다고 하시긴 했지만 초보들에겐 가장 먼저 도구 걱정이 앞서기 마련 아닌가(나만 그런가?). 


친절하게도 초보 독자들을 위해 책 앞부분에 ‘어반 스케치 도구’, ‘펜 드로잉 기초’, ‘수채화 기초’라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어반 스케치 도구’ 코너에는 종이의 종류와 특징, 어반 스케치용 펜의 종류(연필, 라이너펜, 만년필, 딥펜, 잉크, 플러스펜, 붓펜), 채색 도구(물감, 붓, 색연필, 마커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붓의 종류로 붓모에 따른 수채화 붓, 용도에 따른 수채화 붓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여기서 각 도구의 종류와 특징을 잘 파악한 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림에 맞는 도구들을 선택하면 된다.


‘펜 드로잉 기초’ 코너에서는 직선 긋기부터 시작해서 선과 기본 도형에 대한 명암 표현, 투시도법(1점 투시, 2점 투시, 3점 투시)을 소개하고 있고, ‘수채화 기초’ 코너에서는 기초 용어에서 출발하여 무채색 만들기, 다양한 기법(그러데이션, 닦아내기, 겹쳐 칠하기, 번지기, 물자국 등)을 설명하고 있다. 책 앞부분에 소개된 내용으로 수채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시작’을 위한 도구 선택이나 펜 드로잉 기초를 익히는 데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책은 세 분 작가님 공저인데 책에는 한 작가님 당 20점씩 총 60점이 작품이 담겨 있다. 그림 그리기에 앞서 먼저 책장을 넘기며 작가님들 작품을 감상해 본다. 책 한 권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멋진 작품 60점을 소장하는 기쁨이란. 각 작품은 한 페이지에 작품 제목, 작품 전체 사진, 사진 밑에 간단한 그림 소개와 핵심 사항이 적혀 있다. 다음 한, 두 페이지에 걸쳐 그림 그리는 과정을 4~5단계로 구분하여 스케치부터 채색으로 완성하는 단계까지 사진과 글로 설명하고 있다. 단계별로 구분 설명된 그림 완성 과정을 보면서 ‘아, 이렇게 그리는 거구나’ 감을 잡을 수 있다.


손재주가 없는 탓에 그림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더구나 그림을 취미로 삼겠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무언가에 ‘몰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중 하나로 그림 그리기도 생각해 보게 됐다. 마음에 드는 풍경, 아름다운 꽃, 귀여운 동물 등을 굳이 멋진 솜씨가 아니라도 나만의 시선과 감성을 담아 표현한다면 의미 있는 취미 활동이 되지 않을까?


책에 나온 작품 사진을 보며 노트에 연필로 끄적거린 수준이라 그림 사진 공개는 할 수 없지만 오랜만에 집중해서 그림을 그려보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미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갖고 계신 분이나 수채화에 관심 있는 분들뿐 아니라 나처럼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 여태까지 시도는 안 해봤지만 취미 활동으로 나만의 유니크한 그림을 그려 보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작가님들의 프롤로그를 보니 각 지역마다 어반 스케치 정모가 있는 모양이다. 혼자 시작하기 부담스러운 분들은 각 지역 정모에 참여해 공통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교류하면서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나도 아파트에 있는 정자에 앉아 나무 그리기부터 시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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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이 모집하신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출판 경향미디어(@kh_book)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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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소리에 신경 쓰지 마라, 여기 과학이 있다 - 인류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도전에 대한 과학적 해답
루크 오닐 지음, 양병찬 옮김 / 초사흘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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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도전에 대한 과학적 해답


인간과 생명의 진화에 관한 과학적 통찰을 담은 책 <휴머놀로지>,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 후 50년>과, 자국의 어린이를 위해 <위대한 아일랜드 과학책> 등 여러 생명/과학 관련 서적을 집필하시고 현재 연구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이신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생화학∙면역학부 생화학 교수 루크 오닐의 신작이다. 저자는 인류 앞에 놓인 커다란 문제에 과학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리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다고 한다.


제목부터 뭔가 자극적이다. 번역하시면서 제목을 바꾸신 줄 알았는데 원제 그대로다. 책 제목이 딱 내 스타일이다. 책 제목도 제목인데, 사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초사흘달’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초사흘달에서 펴낸 <과학의 눈>을 읽었는데, 하나의 과학 지식을 한 장의 고해상도 이미지와 함께 명확하고 간결한 글로 설명하고 있어 너무 미시적이거나 거시적이어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과학 지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책키라웃(@checkilout_book) 님께서 진행하신 서평단 모집에서 뽑혀 이 책을 제공받아 읽을 기회를 갖게 됐다.


책은 총 1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은 하나의 주제어와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문제(질문)를 제시하고, 실험∙데이터∙통계 등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여 제시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책에서 제시한 15개의 주제어는 다음과 같다. 자유의지, 백신 접종, 신약 개발, 비만, 우울증, 약물 중독, 마약 합법화, 범죄, 성 고정관념, 인종 차별, 직업, 빈부 격차, 기후 위기, 존엄한 죽음, 미래.


‘어라, 자유의지, 마약 합법화, 직업 이런 주제랑 과학이 뭔 상관이 있지?’ 싶었지만, 책을 읽어보니 여기서 말하는 ‘과학’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이런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인문과학, 사회과학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의 과학으로 보면 된다.


15개 주제에 대해 요약하는 것은 지면상 불가능하기도 하고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15개 주제 중 내가 흥미롭게 읽은 ‘직업’에 관한 내용만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책에서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재택) 근무가 주목받았음을 언급하면서도, 원격 근무자가 사무실 근무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흥미로운 설문 조사 결과를 제시한다. 그 이유는 원격 근무자가, 소외감과 함께 회사(팀)에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소속감과 사교 활동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출퇴근 전쟁에 시달릴지라도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몰입’의 경지에 이르면 온갖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몰입의 3요소로 자율성, 숙달, 목적을 들고 있다. 아울러, 책에 ‘삶의 보람’, 또는 ‘존재 이유’라는 뜻의 일본어 용어인 ‘이키가이’를 설명하는 벤다이어그램이 도시되어 있다. 이키가이는 세상에 필요하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책에 소개된 몰입의 3요소와 ‘이키가이’를 찾는 벤다이어그램을 이용해 ‘직업’이라는 주제어와 관련하여 제시된 ‘무의미한 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보람 있게 살려면?’ 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이 내겐 매우 유익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대부분 심각한 문제지만, 저자의 글에는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외국인 저자의 재치나 유머가 번역 과정에서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을텐데 번역가님의 번역이 정말 기막히다(원문은 확인한 바 없지만). 책에 사진, 그림, 도표 등과 함께 흥미로운 실험 결과, 연구 사례, 통계, 설문 조사 결과가 상당수 제시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논쟁적인 이슈들에 접근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문장이 짧고 명확하여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자연과학 도서로 오해(?)하고 시작된 독서였지만, 여태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한 뺨 더 성장한 느낌을 받는 독서였다. 책 읽는 재미도 느끼면서 과학적 관점에 기초하여 인류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는 여정에 동참하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끝으로 저자께서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으셨던 메시지를 정리하며 서평을 마무리해 본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질문들을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과학자는 항상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궁극적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꾼다.”

-‘시작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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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책키라웃(@checkilout_book) 님을 통해 초사흘달 출판사(@3rdmoonbook)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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