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에 신경 쓰지 마라, 여기 과학이 있다 - 인류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도전에 대한 과학적 해답
루크 오닐 지음, 양병찬 옮김 / 초사흘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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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도전에 대한 과학적 해답


인간과 생명의 진화에 관한 과학적 통찰을 담은 책 <휴머놀로지>,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 후 50년>과, 자국의 어린이를 위해 <위대한 아일랜드 과학책> 등 여러 생명/과학 관련 서적을 집필하시고 현재 연구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이신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생화학∙면역학부 생화학 교수 루크 오닐의 신작이다. 저자는 인류 앞에 놓인 커다란 문제에 과학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리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다고 한다.


제목부터 뭔가 자극적이다. 번역하시면서 제목을 바꾸신 줄 알았는데 원제 그대로다. 책 제목이 딱 내 스타일이다. 책 제목도 제목인데, 사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초사흘달’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초사흘달에서 펴낸 <과학의 눈>을 읽었는데, 하나의 과학 지식을 한 장의 고해상도 이미지와 함께 명확하고 간결한 글로 설명하고 있어 너무 미시적이거나 거시적이어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과학 지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책키라웃(@checkilout_book) 님께서 진행하신 서평단 모집에서 뽑혀 이 책을 제공받아 읽을 기회를 갖게 됐다.


책은 총 1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은 하나의 주제어와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문제(질문)를 제시하고, 실험∙데이터∙통계 등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여 제시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책에서 제시한 15개의 주제어는 다음과 같다. 자유의지, 백신 접종, 신약 개발, 비만, 우울증, 약물 중독, 마약 합법화, 범죄, 성 고정관념, 인종 차별, 직업, 빈부 격차, 기후 위기, 존엄한 죽음, 미래.


‘어라, 자유의지, 마약 합법화, 직업 이런 주제랑 과학이 뭔 상관이 있지?’ 싶었지만, 책을 읽어보니 여기서 말하는 ‘과학’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이런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인문과학, 사회과학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의 과학으로 보면 된다.


15개 주제에 대해 요약하는 것은 지면상 불가능하기도 하고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15개 주제 중 내가 흥미롭게 읽은 ‘직업’에 관한 내용만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책에서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재택) 근무가 주목받았음을 언급하면서도, 원격 근무자가 사무실 근무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흥미로운 설문 조사 결과를 제시한다. 그 이유는 원격 근무자가, 소외감과 함께 회사(팀)에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소속감과 사교 활동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출퇴근 전쟁에 시달릴지라도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몰입’의 경지에 이르면 온갖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몰입의 3요소로 자율성, 숙달, 목적을 들고 있다. 아울러, 책에 ‘삶의 보람’, 또는 ‘존재 이유’라는 뜻의 일본어 용어인 ‘이키가이’를 설명하는 벤다이어그램이 도시되어 있다. 이키가이는 세상에 필요하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책에 소개된 몰입의 3요소와 ‘이키가이’를 찾는 벤다이어그램을 이용해 ‘직업’이라는 주제어와 관련하여 제시된 ‘무의미한 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보람 있게 살려면?’ 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이 내겐 매우 유익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대부분 심각한 문제지만, 저자의 글에는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외국인 저자의 재치나 유머가 번역 과정에서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을텐데 번역가님의 번역이 정말 기막히다(원문은 확인한 바 없지만). 책에 사진, 그림, 도표 등과 함께 흥미로운 실험 결과, 연구 사례, 통계, 설문 조사 결과가 상당수 제시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논쟁적인 이슈들에 접근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문장이 짧고 명확하여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자연과학 도서로 오해(?)하고 시작된 독서였지만, 여태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한 뺨 더 성장한 느낌을 받는 독서였다. 책 읽는 재미도 느끼면서 과학적 관점에 기초하여 인류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는 여정에 동참하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끝으로 저자께서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으셨던 메시지를 정리하며 서평을 마무리해 본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질문들을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과학자는 항상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궁극적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꾼다.”

-‘시작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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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책키라웃(@checkilout_book) 님을 통해 초사흘달 출판사(@3rdmoonbook)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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