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수 - 수학의 길을 열어주는 짜릿한 수의 세계 지노 사이다 수학 시리즈 3
수냐 지음 / 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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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수학에서 다루는 ‘수(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문제 푸는 수학책이 아니라 읽는 수학책이다. 문장이 짧고 명쾌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책은 총 5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2부(주제: 수, 무엇일까?)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2부에서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수의 발전 과정, 수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수 체계도에 나와 있는 수들 즉, 자연수에서부터 시작해서 복소수에 이르기까지 그냥 교과 과정에 맞춰 개별적으로 배웠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수가 어느 시점에서 왜 등장했는지 알고 나니 수 체계도에 나와 있는 수들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책에서는 수가 자연수(1, 2, 3, …) → 분수(1/2, 1/3) → 소수(0.1, 0.02) → 무리수(√5) → 음수(-1, -3 /여기까지 해서 실수 완성) → 허수(i) → 복소수(3-2i) 순서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한다. 맨 처음 대상의 개수를 세기 위해 등장한 자연수(natural number). 자연수는 쉽지만 부분이나 조각의 크기(애플의 로고인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이러한 자연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조각을 단위로 하는 분수(fraction)가 등장한다.


분수는 단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분수끼리 크기를 비교하고 연산하는 데 취약하다(계산량 많음). 이런 분수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소수(decimal)다. 소수는 계산이 편하고 작은 단위까지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1/3, 1/6처럼 소수가 되지 못한 분수를 소수로 만들기 위해 ‘…’이라는 기호를 달아 ‘무한소수’라는 개념을 만든다. 여기까지는 셀 수 있는 크기를 나타내는 수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피타고라스 정리 때문에 제곱해서 2가 되는 수(x2=2)가 발견됐고, 이를 무리수(순환하지 않는 무한 소수, x=√2)라 표현하기로 한다. 무리수에 이르러, 수는 셀 수 없는 크기까지 확장된다.


또 작은 수에서 큰 수를 빼면 나오는 수를 표기하기 위해 음수(-)가 처음 등장한다. 음수는 보이는 크기가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17세기에 이르러서야 수직선(數直線, number line)을 도입하여 음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음수의 등장으로 실수(real number)라는 개념이 정립됐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방정식을 풀다가 제곱해서 음수가 되는 수(x2=-15)가 발견됐고, i라는 가상의 수, 상상의 수를 정의해(i=√-1, i는 허수단위) √-15=√15∙i로 나타내게 된다. 수학 자체의 필요에 따라 실제 크기와 관계없는 수, 허수가 등장한다. 복소수(complex number)는 실수와 허수를 하나의 수 체계로 만들기 위해 고안한 개념이다. 복소수는 a+bi로 표현된다.


2부의 내용을 통해 수의 생성 과정(역사)을 잘 정리하고 이해하면 3-5부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5부에서는 수와 연산의 관계, 문자와 수식, 수학과 과학의 관계, 인공지능 시대의 수를 다룬다. 읽는 수학책이다 보니 용어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되어 있어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유리수’, ‘무리수’라는 용어가 왜 나오게 됐는지, ‘양수’, ‘음수’라는 말은 왜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는지도 설명되어 있다. 나는 음수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 ‘수직선’ 설명 부분에서 왜 ‘직선’이라고 안 하고 ‘수직선’이라고 하나 했는데, 한자로 표현된 ‘수직선’이 두 개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수직선(數直線, number line)과 수직선(垂直線, vertical line). 오늘도 배움이 늘어간다.


여태까지 알고 있던 개별적인 수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점이 유익했고, 책 중간중간에 실린 수학자, 과학자, 작가, 유명 인사의 수나 수학에 관한 명문장은 책 읽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수 체계를 학습하기 시작하는 학생(중학교 1학년 정도?)이나 수에 대한 개념 정립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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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지노 출판사(@jinopress)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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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살지 마라 무섭도록 현명하게 살아라 - 불완전한 인간을 위한 완전한 지혜
발타사르 그라시안 지음, 김종희 옮김 / 빅피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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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스페인의 철학자이자 예수회 신부로, 25세에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세상과 인간을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통찰력과 풍부한 지성을 바탕으로 설교자로서 큰 명성을 얻었던 발타사르 그라시안의 ‘인생론’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발타사르의 대표작으로 칭해지는 <사람을 얻는 지혜>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요즘 시대에 맞는 부분만을 발췌,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전에 발타사르의 책을 읽은 적은 없지만 인터넷이나 SNS에서 자주 인용되는 발타사르의 명언을 읽으면서 발타사르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평상 시에 철학, 형이상학 이런 개념들은 내 정신세계를 더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철학에 관련된 공부나 책 읽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런데 발타사르의 지극히 실용적이면서 현실적인 조언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발타사르의 책은 철학서가 아닌 어른의 인생조언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책 날개에서 지은이 소개를 읽으며 발타사르가 신부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부님이 어떻게 이렇게 세속적인 생각을 글로 표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번역가님의 서문을 읽고 발타사르가 살았던 17세기 스페인의 상황을 알고 나니 발타사르가 왜 대중들에게 냉철하고 현실적인 조언들을 전하고자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는 사람을 얻는 지혜(1장), 성공을 위한 지혜(2장), 더 나은 인생을 위한 지혜(3장),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지혜(4장), 현명한 대화를 위한 지혜(5장)를 전하는 총 197개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각 장의 주제나 그 안에 속한 소목차를 훑어보면서 내가 생각해 보고 싶은 문제, 답을 찾고 싶은 문제를 먼저 골라 읽어도 괜찮다.


이 책에는 촌철살인의 문장들이 많이 있지만, 내게 큰 울림을 주었던 글을 두 개만 소개해 본다.


◇책 94쪽 [어려운 일일수록 쉬운 것처럼 하라]


쉬운 일을 할 때는 쉽게 부주의해진다.

반면에 어려운 일을 할 때는

소심함에 용기가 꺾이고 만다.


커다란 책임이 걸린 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고 회피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 정도 어려운 일을 외면한다면

이후로는 그런 일을 살짝 시도만 해도

행동력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는 나는 뭔가 시작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다.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일은 자꾸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행동력이 마비되기 전에 고쳐야 할 습성이다.


◇책 213쪽 [용기없는 지식은 힘이 없다]


지식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지식이 없다면 이 세상은 온통 어둠이다.


다만 용기를 동반하지 않은 지식은 무력하다.

반대로 용기만 있다면

지식은 당신의 힘이 되어줄 것이다.


▷ 배움과 실천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한 조언이라서 실행력이 부족한 나는 오늘도 마음에 새겨보는 문장이다.


두 가지 글을 정리해 놓고 보니 나는 행동과 실천이 부족한 사람인가보다. 저런 글이 팍팍 와 닿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갑자기 확 달라진 내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다.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어제보다는 조금씩 성장해 가는 나를 발견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번역가님의 조언처럼 책을 곁에 두고 고민이 있을 때마다, 마음이 힘들 때마다 펼쳐보는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아야겠다. 냉정한 세계, 혼란한 사회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성공과 행복을 지켜나가기 위한 지혜를 얻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해 드리고 싶다.


#바르게살지마라무섭도록현명하게살아라 #발타사르그라시안 #빅피시출판사 #지혜 #조언 #철학 #인문 #교양 #인문에세이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이달(5월)의 서포터즈 활동으로 빅피시 출판사(@bigfish_book)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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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나래 변호사의 이혼 상담소 - 상담부터 승소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이혼의 모든 것
양나래 지음 / 길벗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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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송을 통해 대중들의 법률적 이해를 돕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갈등을 겪는분들의 법률 자문을 해주고 계신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가사법 전문변호사이자 ‘법률사무소 나래’ 대표 변호사이신 양나래 변호사님이 쓰신 ‘이혼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에는 총 20개의 이혼 사례와 그에 대한 법률 상담이 담겨 있다. 사연이 소개되고, 그 뒤에 ‘양나래 변호사의 속시원한 법률 상담’이라는 코너에서 사연 속 상대방 측 행동이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 귀책사유는 누구에게 있는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어떤 법률적 대응을 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PART 1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각 상황에서의 법적 쟁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반려동물 양육’과 ‘아내의 SNS 중독’ 등 최근 이슈가 될 수 있는 사례들도 다루고 있어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PART 2에서는 다섯 가지 이혼 위기 극복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이 파트에서는 각 사례마다 법률적 대응 방안이 아닌 저자가 9년 차 이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만난 수많은 부부들과의 상담을 통해 터득하게 된 위기 갈등 해결 팁을 제시한다. 특히 ‘경제권’에 관한 다툼(금전 관리 차이)은 결혼 1~2년차 부부에게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책을 통해 위기 극복 해결 팁을 얻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PART 3에서는 PART2에서와는 반대로 이혼 후 행복을 찾은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요즘은 이혼이 흠이 아닌 세상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이혼 이후 삶에 대한 두려움과 이혼 과정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이혼을 결정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고통스러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이혼을 고민 중인 분들이라면 이 사례들을 읽고 나와 내 자녀가 정말로 행복해지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PART 4에서는 이혼소송 전 꼭 알아야 할 상황 일곱 가지를 안내하고 있다. 그중 ‘돈’에 관한 내용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이혼소송을 진행하려면 어떤 항목의 비용이 들어가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변호사 수임료 말고도 들어가는 돈이 꽤 많다. 결국 돈이 문제다. 이혼을 결심하는 동시에 세상에서 홀로서기 할 준비도 해나가길 바란다는 저자의 조언이 깊이 와닿는다.


PART 5에서는 이혼 상담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Q&A 형식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이혼에 관한 법률 상담이 이혼을 잘 하는 방법을 아는 과정이면서, 결혼 생활의 위기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으므로, 머릿속에 ‘이혼’이라는 단어가 맴돌기 시작했다면 법률 상담을 꼭 받아볼 것을 조언한다. 또 효과적인 이혼 상담을 위해 변호사와 상담하기 전에 어떤 내용(질문, 자료)을 정리하여 방문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마지막 PART 6에서는 이혼 소송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단계별로 소개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는 세 가지 이혼 방법 즉, 협의이혼, 이혼소송, 이혼조정의 절차와 장단점을 비교하기 쉽게 흐름도와 도표로 정리해 설명한다. 또 이혼소송 시작 시 준비해야 할 자료와 재산 분할과 관련한 보전처분(가압류, 가처분)에 대해서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PART 6의 내용을 통해 각자 상황에 맞는 최선의 이혼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책을 다 읽어보니 ‘상담부터 승소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이혼의 모든 것’이라는 책의 부제가 과장된 말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결혼생활에서 위기를 겪으며 이혼을 생각하면서도 법률상담조차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을 고려해 그런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책에 이혼의 A to Z를 담으려 한 저자의 노력이 절실히 느껴졌다. 정말 이 책 한 권으로 이혼의 모든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였다.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이혼 생각은 있지만 이혼 상담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들께 이 책을 꼭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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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출판 길벗(@hobbytripgilbut)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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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SNS 수학 - SNS에서 유행하는 수학 퍼즐로 수학 뇌를 확장한다
카일 에반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빚은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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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교사이자 어린이와 성인의 수학적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학 커뮤티케이터 카일 에반스의 책이다.


이공계열 업계 종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일상 생활에서 수학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학창 시절에 수학을 도대체 왜 배워야 하냐며 자체적으로 배움을 포기하는 이들(소위 ‘수포자’)도 꽤나 있다. 그런데 수학에 그다지 흥미가 없는 사람들도 인터넷이나 SNS에서 유행하는 수학 퀴즈에는 관심을 갖고 답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궁리하거나 댓글을 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화제가 된 수학 퍼즐을 통해 재미뿐만 아니라 수학적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책 제목은 ‘SNS’ 수학이라고 되어 있는데, 수학 트립과 꿀팁(1장), 인터넷 이전 시대에 입소문을 탄 수학(2장), 화제가 된 학교 시험 문제(3장), 골치 아픈 연산 순서(4장), 페이스북에서 유행한 문제(5장), 기하 문제(6장)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총 55개의 수학 퀴즈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1장의 ‘수학 트립과 꿀팁’ 부분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학교 다닐 때 배우지 않았던 내용이기도 하고 신기했다. 고정 관념을 깨주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 부분은 풀이가 길고 ‘증명’ 같은 느낌이라 지면상 소개하기는 곤란하므로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여기서는 해설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재밌는 문제 두 개를 아래에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4

용 한 마리가 동굴에 살고 있다.

용은 날마다 몸집이 두 배로 커졌다.

20일이 지나자 용의 몸은 동굴을 꽉 채웠다.

용의 몸이 동굴의 절반을 채우는 데는 며칠이 지나서일까?


이런 문제는 예전에도 봤던 기억이 있다. 답을 맞출 수 있겠는가?


14번 문제는 용의 성장이 ‘직선적 성장’인지 ‘지수적 성장’인지를 구분하는 문제다. 날마다 두 배씩 커지니까 지수적 성장에 해당한다. 정답은? 꽉 채우기 전날에도 두 배로 커지니까 절반을 채우는 데는 19일이 소요된다.


저자는 정답 도출 과정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적 성장과 관련하여 ‘종이 접기’와 “어제보다는 두 배로, 내일의 절반만큼 사랑해요”라고 적힌 발렌타인 카드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설명이 재미있으면서도 이해가 쏙쏙 잘 됐다. 실제 생명체의 성장은 지수적 성장일 수 없고 ‘로그적 성장’임도 함께 설명한다. 위트 있는 통찰을 준 달까? 문제 그 자체보다 저자의 생각을 흥미롭게 읽었다.


#41

2+3=10

8+4=96

7+2=63

6+5=66

9+5=???


답을 알겠는가? 여기서 덧셈 기호는 진짜 덧셈 기호가 아닌 특정 연산자로 봐야 한다. 저 수식에서 규칙성(함수관계)을 찾아내야 하는 문제다. 나는 저런 문제만 보면 엄청 호기심이 발동하는데 막상 잘 풀지는 못한다. 이번에도 오랜 시간 매달렸는데, 결국 못 풀고 풀이를 보고 말았다. 막상 답을 보고 나면 별 것도 아닌데… 여기서 규칙성은? 앞 뒤 숫자를 더한 후 앞의 숫자를 곱하면 된다.


학교에서 배웠던 수학 문제나 너무 복잡해서 머리가 아픈 그런 문제들이 아니고 충분히 호기심과 흥미를 끌만한 문제들을 소개하고 있고, 풀이 과정과 답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평상시 갖고 있는 생각이라든가 수학적 이해력을 높이기 위한 설명이 부가되어 있어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묘미가 있다.


가끔 생각이 많아 머리가 복잡해지면 수학 문제를 풀면서 몰입하거나 명쾌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한 시간 제대로 집중하는 것도 어려운데 이 책 읽으면서 수학 문제 푼다고 앉아 있었더니 간만에 2시간 정도 집중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신기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수학 퍼즐을 풀면서 수학의 재미도 느끼고 수학적 통찰도 얻고 싶으신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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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빚은책들 출판사(@bizn_books)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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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매일 거대도시로 향하는가 - 교통지옥에 갇힌 도시생활자의 기쁨과 슬픔
정희원.전현우 지음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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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내과 의사이신 정희원 작가님과 교통∙철학 연구자이신 전현우 작가님이 의기투합하여 행복한 도시와 건강한 이동에 대해 쓰신 책이다. 공동 저자 두 분의 조합이 다소 의외(?)라서 관심이 갔다. 건강한 ‘이동’에 대한 이야기라니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지금은 아니지만 몇 해 전 나는 경기 남부에서 서울까지 왕복 3시간 30분 정도를 출퇴근 시간으로 쓴 적이 있었다. 아침에 이미 1시간 40분 정도를 버스나 지하철에 시달린 채로 회사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에너지가 많이 소진됐다. 멍한 상태로 오전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다 보니 퇴근 시간 전까지 계획했던 업무를 다 끝내지 못해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를 떠올리며 무슨 해법이 있을까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총 9가지 주제에 관해 두 저자가 서로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것이다. 책에 ‘편지’라고 명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편지라고 보기에는 내용이 좀 무겁고 어렵다.


[두 번째 편지 – 이동할 권리를 위하여]

이동성과 관련하여 정희원 작가님이 쓰신 글을 읽고 많은 부분을 생각해 보게 됐다. 노년내과 의사선생님이 ‘이동’에 관해 무슨 얘기를 하실지 궁금했는데, 이 두 번째 파트를 보고 책을 쓰신 이유를 알게 됐다. 저자는 의학적 관점에서 사람의 이동성은 삶 그 자체라고 설명한다. 사람의 내재 역량, 즉 내부적 성능 총합이 결국 이동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이며 여기에는 신체 기능, 인지 기능, 정서, 감각 기능 등이 모두 관여한다고 한다. 즉, 신체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치매) 이동성은 점차 0을 향해 수렴하고, 반대로 (신체 기능 저하로 인한) 이동성 장애를 경험하면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어도 원활한 이동이 어렵다.


이동성 장애는 쉽게 노인이 됐을 때를 떠올려 보면 된다. 책에는 ‘수직 이동’에 불편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이드신 엄마를 떠올렸다. 언제부턴가 대중교통 이용을 몹시 힘들어하셨다. 특히 지하철 이용을 피하셨다. 지체 장애자와 고령자 등 ‘수직 이동’, 즉 계단 이용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은 대중교통 이용에서 기본적으로 배제당하는 환경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루 세 시간의 고통’이라는 글에서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소개되어 있다. 출근 소요시간이 긴 사람들은 목적지 도착 시점이 되면 주어진 문서에서 오타를 발견하는 능력도 더 낮았다고 한다. 장거리 통근의 결과로 스트레스가 심해질 뿐 아니라 이미 인지적인 소진이 이루어져 출근 시점의 생산성조차 현저히 낮아진다고 한다. 내가 계속 야근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었다.


대중교통 활용은 신체 활동의 증가와 관련 있으며, 잠재적으로 만성질환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책에 소개되어 있다. 건강한 성인, 노인, 장애인을 비롯한 한국인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나은 대중교통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은 돈이 되지 않겠지만, 길게는 큰돈을 아끼는 일이며, 이동성의 문제는 결국 삶의 문제라고 언급하고 있다.


분야가 다른 두 전문가가 여러가지 관점에서 건강한 이동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 중 상당수가 교통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만큼 이러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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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김영사(@gimmyoung)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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