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까? - 방송국 PD의 살아 있는 인문학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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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깝지만 먼 존재, 우리와 살을 맞대고 매일매일 투쟁하며 사랑하는 존재인 인간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무지하다. 그래서 니체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이다. 관건은 거리를 좁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인간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 〈프롤로그〉에서


KBS에 프로듀서로 입사해 교양, 정보, 다큐멘터리,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박천기 작가님의 책이다. 《당신은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까》라는 책 제목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포스터에 쓰여진 인간의 마음이란 게 있는가라는 문장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사람에 대한 글을 쓰고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과학에서 종교,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친 글을 썼지만 결국 이야기의 종착역은 인간의 얼굴이고 마음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인터넷 서점의 카테고리상 인문교양서로 분류되어 있다. 인문서를 접하면 일단 어렵겠다는 생각부터 한다. ‘현장의 경험을 담은 생활밀착형 성찰이라는 책 뒤표지의 문구에 약간 안도하며 목차를 쭉 훑어본다. 챕터의 목차를 살펴보면 여느 인문서들과 마찬가지로 욕망, 철학, 역사, 종교, 죽음 등 추상적이고 무거운 영역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각 챕터를 이루는 에세이들의 제목을 읽다 보니 꽤나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제목들이 더러 있었다. 이를테면 타인의 고통은 나의 기쁨, 자신에게도 진심을 말하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라는 제목을 보며 나도 혹시 이런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든지, 통증은 평등한가, ()은 또 다른 욕()이다, 의미는 무의미하다 같은 이색적인 제목을 보며 무슨 내용일까 하는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 말이다. 인문교양서의 특성상 다양한 참고문헌에서 발췌된 많은 양의 인용문구들에 압도되는 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완독을 목표로 한다거나 1회독으로 전체 내용을 모두 섭렵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현재 관심 있는 주제나 소화 가능한 내용들만 읽고 넘긴 다음 생각날 때마다 재독할 기회를 갖는다면 분명히 생각의 장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거라 믿는다.


〈우리 그냥 아는 사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으면서 내 핸드폰에 등록된 연락처목록을 살펴보게 됐고, 〈공자(孔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으며 그동안 성인(聖人)이라고 알고 있었던 공자가 벼슬길에 오르려는 목적으로 주유 생활을 했고, 기존 질서를 강조하는 복고주의자이자 엘리트주의자는 사실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당신의 라디오스타는 누구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읽으면서 학창 시절 라디오를 듣고 자란 세대로서 라디오라는 매체가 점점 쇠락해 가는 모습에 안타까웠고,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라는 제목의 글 중 수만 권의 책을 읽어도 그가 실천하지 않은 지성이라면 그것은 윤편의 말처럼 활자가 찍혀 있는 찌꺼기에 불과하다.”라는 문장을 읽은 후 다독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실천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철학하는 인간〉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으면서 철학은 지적 허영을 위한 장식품이 아니라 삶의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는 문장에 공감했고, 〈나이 듦, 그 쓸쓸함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 중 우리가 노화 탓으로 돌리는 많은 결점은 결국 인성(人性)문제다.”라는 문장에 무릎을 탁 친 후 나이 듦과 화해하면서 사는 삶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됐다.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충만했다. 저자의 사건이나 일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통합적이면서 합리적이고, 문장이 길지 않고 명쾌하여 독서 시간이 즐거웠다. 근래에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다. 이번 1회독에서는 지금 눈에 띄는 몇 가지만 건졌지만, 두 번째 읽을 때는 또 다른 보물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길. 그리고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점점 더 인간의 마음을 갖게 되길.



#당신은인간의마음을가지고있습니까 #박천기 #다반출판사 #디페랑스 #다큐멘터리 #인문 #교양 #에세이


* 서평은 신문섭 작가님(@kbtechpos) 통해 다반 출판사(@davanbook)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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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안에 매출 300% 오르는 네이버 플레이스 - 우리 가게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매출을 올리는 방법
전원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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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A :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현재 중장년세대의 인생 2막을 온라인 마켓 셀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중년 창직 교육원을 운영하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한민국청년마켓현직 셀러로 활동하고 계신 전원택 작가님의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매장 사업주들이 이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시기를 소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네이버 플레이스가 무엇인지,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플레이스 관리 도구인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를 어떻게 세팅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네이버 광고는 어떻게 해야 저비용, 고효율로 운영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형성되었고 이로 인해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변했다. 이제 고객은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가 있으면 일단 검색부터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도 온라인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온라인 마케팅에 네이버 플레이스를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 플레이스는 네이버 지도와 연계하여 가게/업체의 상세정보를 검색하고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이고, 이 네이버 플레이스를 가게나 업체 사장님들이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관리 도구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이하 스마트플레이스’)’.


1장에서는 스마트플레이스 가입 방법에 대해 다룬다. 가입 절차가 웹/앱 화면 캡처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초보자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스마트플레이스 작성 기준(: 업체명, 전화번호, 주소, 가격, 사진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고, 특히 가게의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소개글을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2장에서는 네이버 플레이스 상위 노출 꿀팁과 스마트플레이스 설정 및 활용법에 대해 다룬다. 네이버 플레이스는 네어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므로 네이버에서 요구하는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등록해야 검색 노출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해 네이버에서 제공한 기준에 맞춰 플레이스 정보를 등록하고, 리뷰 관리, 이벤트나 쿠폰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또 스마트플레이스를 이용해 네이버 플레이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네이버가 제공하는 다양한 도구들(: 네이버 예약, 네이버 주문 등)을 스마트플레이스에 연계해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3장에서는 네이버 제공 서비스인 네이버 예약, 네이버 주문, 네이버 톡톡을 활용한 결제 및 마케팅 방법 및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택적 광고(특정 시간대/고객을 선택하여 노출)로 노출 효과도 누리고, 하루 예산 책정을 통해 비용을 아끼는 방법을 언급한다. 2, 3장 각 소제목 해당 내용 설명 부분 말미에는 추천 시청 유튜브 영상’ QR 코드가 기록되어 있어 강의를 들으며 보다 상세한 내용을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다.


네이버 플레이스, 스마트플레이스 및 연계 가능한 다양한 네이버 제공 서비스들은 대부분 무료로 이용 가능하므로, 매장 사업주들이 이 도구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만족할 만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매장 소개글을 잘 쓰기 위해 평소 글쓰기 연습이, 상위 노출을 위해 고객의 검색 키워드를 연구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무리 양질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이라 할지라도 검색되지 않으면 고객이 찾아올 가능성은 0이 된다.


검색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평상 시에 네이버에 음식점이나 상점들을 검색하면서 네이버 플레이스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긴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네이버 플레이스와 이를 관리하는 도구인 스마트플레이스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막 매장 경영을 시작하려는 초보 사업주 또는 기존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온라인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망설이고 계셨던 사업주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네이버플레이스 #전원택 #매일경제신문사 #스마트플레이스 #장사 #마케팅 #검색 #상위노출


* 서평은 책추천해주는여자_minimi(@choem1013) 통해 전원택 작가님(@onseller114)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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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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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몰려오니 조심하라 인간들이여!

이렇게 그대가 말할 때,

창조하는 자들은 모두 가혹하다,

이렇게 그대가 가르칠 때,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날씨의 조짐에 대해 얼마나 조예가 깊은지!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차이와 타자》, 《들뢰즈의 철학》, 《일상의 모험》, 《철학연습》 등의 철학서와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곡면의 힘》 등의 시집을 펴낸 국내 최고의 들뢰즈 사상 연구자이자 시인과 평론가로 활동해온 서강대학교 철학과 서동욱 교수님의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에 햇살을 찾아주는 것도, 가뭄 속에 간직된 비 향기를 기억해내는 것도 생각의 노력에서 시작한다라고 언급한다.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라는 책 제목은 전술한 니체의 철학 소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일부 내용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누군가에게 날씨를 선물로 주는 일기예보 스크립트를, 날씨를 알려줄 뿐 아니라 이미 파산한 이를 위로하며 구제책을 조언하듯 옷을 따뜻하게 입어라, 우산을 잊지 말고 출근하라 말하는 그런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우리는 성숙할 수 있을까>, <세상을 견뎌내기 위하여>, <위안의 말>, <예술과 세월과 그 그림자> 이렇게 총 4부로 이루어져 있고, 각 부는 10개의 에세이들을 포함하고 있다.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각 에세이는 독립된 주제를 가지고 있어 목차를 보면서 흥미 있는 이야기부터 읽어나가도 좋다. 각 에세이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철학서와 소설, 성서 등에 기재된 문장들을 인용하면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해 나간다. , 죽음, 철학, 예술과 같은 추상적이고 무거운 주제 뿐만 아니라 산책, 혼밥, 쓰레기, 수집, 축제와 같은 일상생활 속 주제에 대해서도 철학적 사유를 녹여내 기술하면서 독자들에게 여태껏 생각해 보지 않았을 법한 화두를 던진다. 철학, 인문학적 소양을 어느 정도 갖춘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면 책을 통해 더 큰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생활 속 가벼운 문제에 대해서도 색다른 시각을 갖고 생각의 노력을 시작하게 된 점은 큰 수확이다.


책 표지 제목 밑에 부제로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이라고 써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어떤 위안을 얻었는가? 몇 가지만 정리해 본다.


p. 177 - 『산책』 중에서

니체는 사상이란 산책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지, 책상 앞에 앉아 책에 몰두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때의 생각이란 걷는 일과 분리된 것이 아니다. 걷는다는 것은 생각함과 몸의 움직임이 일치하는 축복의 체험이다.

시간이 있어도 생각할 시간은 내게 허락하지 않았다. 유튜브나 SNS에 게시된 영상을 보면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마냥 걷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는데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p. 250 - 『느려질 권리』 중에서

느린 속도가 행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감동적인 향기를 얻기 위해선 술이 공기로부터 기적을 훔쳐내는 에어링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술이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 혼자 노력하는 느린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

나의 더딤, 늦됨을 자책하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남들과 비교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괴롭혀 왔는데 느려질 권리가 있다니 내 생각의 굴레에서 해방되는 기분이었다. 느리게 가더라도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다!


p. 314 - 『죽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 중에서

우리가 죽음을 향하기에 삶의 모든 좌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단지 모든 것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폭력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능성의 원천일 것이다.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라는 감정만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진정 모든 변화는 생각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사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일상적인 주제를 다룬 에세이를 포함했다고 하더라도 철학적 색채를 담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여러 번 곱씹으며 읽어야 이해되는 문장도 있었다. 나의 인문학적, 철학적 소양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을 것이다. 인문학 서적이나 철학서를 좀 접한 이후에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때는 깨달음의 깊이가 깊어질 것이다. 이번 독서에서는 나 자신의 날씨를 찾기 위해 생각의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만족한다.



#철학은날씨를바꾼다 #서동욱 #김영사 #책추천 #인문교양 #위안 #위로 #일상


* 서평은 출판사 김영사(@gimmyoung)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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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언어 - 자유로운 나를 완성하는 첫 번째 아비투스 수업
김단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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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언어.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사회적으로 대단한 업적을 이룬 인물(‘강자’)의 화술(‘언어’)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 표지 제목 밑에 부제로 자유로운 나를 완성하는 첫 번째 아비투스 수업이라고 써 있었다. 내가 예상했던 내용이 아닌가 본데? 그럼 강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이고, ‘언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 책은 <Part 1 강자는 무엇이 다른가>, <Part 2 강자의 언어자본> 이렇게 두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에서의 강자는 어떤 사람인가, 강자와 약자의 아비투스를 비교 설명하고 있고, Part 2에서는 강자로 살아가기 위한 다섯 가지 인생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강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힘이나 세력이 강한 사람이라는 뜻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강자인지 약자인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약자의 지위에 있다 할지라도 노력에 의해 충분히 강자의 지위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 강자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강자는 타인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열린 귀), 타인을 인정하고 칭찬하며(겸손한 혀), 타인의 단점이 아니라 장점을 보려 하고(온화한 눈), 대화에 여백, 침묵, 신비주의를 두어 상대방에게 상상의 시간을 제공하며(섬세한 코), 타인에게 인정을 제공하는(강자의 손) 인정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Part 1에서는 강자와 약자 각각의 아비투스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아비투스(Habitus)란 제2의 본성으로, 언어, 심리 상태, 지식, 경제력, 인간관계, 취미 등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만드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태도나 품격으로 이해해도 좋다. 약자는 조급함, 장황함, 적개심, 과시욕, 증명욕의 아비투스를 가지는 반면, 강자는 경청, (결핍의) 이해, 존중의 아비투스를 가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강자의 아비투스를 갖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평소 타인과의 대화에서 경청은 잘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냥 대화를 피상적으로 열심히 듣고만 있었던 것일 뿐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의 태도는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지금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약자의 아비투스인 조급함, 증명욕 등은 반대로 발전시켜 강자의 아비투스를 체화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Part 1의 전체적인 내용은 강자는 타인의 말을 잘 경청하고, 진심으로 타인을 인정하고 칭찬하며, 겸손한 태도를 갖춤으로써 타인에게 미움(시기, 질투) 받을 가능성을 낮춘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본다

 

Part 2에서는 강자로 살아가기 위한 다섯 가지 인생 기술로, 강화의 기술, ②역화의 기술, ③욕망의 기술, ④지형 설계의 기술, ⑤평정심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①~④는 타인과의 대화에서의 언어자본에 대한 내용으로, ⑤는 자신과의 대화에서의 언어자본(내면 소통) 또는 삶에 대한 태도나 자세로 이해했다.

 

강화의 기술은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방법, 영리하게 칭찬하는 방법(특별함 인정, 통찰 인정, 현재 인정), 상대방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조언에 대한 감사 표시를 왜 조언 즉시 하는 게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 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을 칭찬해야 하는지(칭찬에도 유형이 있음)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또 타인을 칭찬할 때나 억울함을 풀어줄 때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예시문이 제시되어 있어 상황 이해나 실제 대화 시 문장 응용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역화의 기술은 한계를 자극하여 타인의 성장을 돕는 방법, 침묵을 활용하여 상대방의 무례함에 대응하는 방법, 타인에게 걱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타인의 성장을 돕기 위한 한계 자극 시에도 한계만 제시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증명욕까지 끌어올리는 방법(당신은 할 수 있다는 특별함 인정)을 선택해야 하며, 걱정을 전달할 때도 상대방의 능력(강점)을 충분히 인정하면서 덧붙여 상대방이 모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애정을 담아 걱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욕망의 기술은 인간의 세 가지 근원적 욕망(상승 욕망, 팽창 욕망, 균형 욕망)을 설명하고, 대화의 상대방이 위 세 가지 중 어떤 욕망을 추구하는 유형인지에 따라 적절한 칭찬과 인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여 그가 듣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하는 동시에, 타인과 자신의 욕망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 모두가 이익을 얻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한다.

 

지형 설계의 기술은 타인과의 관계 맺음 시 유리한 지형(위치)을 먼저 차지하여 싸우기도 전에 승리를 거두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리한 지형을 선점하려면 판을 정확히 읽고 자신의 위치를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서서히 옮기는 감각(3단계: 인정 제공자제안자입법자)을 길러야 한다. 또한 명분이라는 승리의 지형을 선점해야 자신이 원하는 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원칙에는 반하지만 다수가 동의할 만한 명분을 찾아내 구성원을 설득한 예시로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사례는 매우 인상 깊었다.

 

마지막으로, 평정심의 기술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고통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자신만의 질서와 루틴을 세우고 지키며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타인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 소통할 때도 좋은 언어를 사용하고 인생의 굴곡 속에서도 자기 소명을 찾을 것을 언급하고 있다. 자기 삶의 당당한 주체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 자기 자신과의 내면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제목만 보고는 화술이나 말재주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으나, 읽어보니 그보다 몇 차원 더 높은 강력한 말의 힘(언어자본)으로 원하는 것을 얻고, 원하는 삶을 누리는 방법을 기술한 책이었다. 『손자병법』, 『논어』, 『군주론』 등 고전에서 인용된 부분이 많다. 현자들이 이미 수백~수천 년 전에 깨달은 지혜가 아직까지도 이렇게나 유용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고 다시 한 번 인문고전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에는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잘못된 언어 습관이나 태도를 비교적 단기간에 교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더 적게 말하면서도 많이 얻으며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

 

#강자의언어 #김단 #클레이하우스출판사 #신간도서 #신간추천 #인문 #인문학 #인문교양 #책추천 #책추천해주는여자

 

* 서평은 책추천해주는여자_minimi(@choem1013) 통해 클레이하우스 출판사(@clayhouse.inc)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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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션 임파서블한 일상에 톰 크루즈가 들어왔다 - 일상 속 고민을 새로운 시선으로, 톰 크루즈와 함께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김지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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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와 함께 일상 속 미션을 해결하는 한 권의 책’. 책 소개부터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지루한 일상 속 고민과 걱정을 우리가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톰 크루즈와 함께 해결해 나간다니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재밌게 봐온 나는 평범한 우리네 일상 속 이야기에 어떻게 헐리우드 대표 배우인 톰 크루즈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평범한 일상 속 다채로운 주제를 톰 크루즈의 개인적 성향/활동/업적이나, 톰 크루즈가 출연한 작품 속 역할/극 중 대사 등과 접목해 이야기하면서 독자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 책의 저자이신 김지은 작가님은 26년차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시다. 작가님은 중년기에 접어든 작가님 본인의 일상과 생각, 초등교사로서의 일상/만나는 학생과 학부모들/교육 문제, 엄마이자 학부모로서 자녀 양육/교육에 대한 생각, 엄마이자 아내이자 때로는 딸인 가족 구성원으로서 갖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무겁지 않게 경쾌한 문체로 재미나게 풀어내고 계신다.


나는 미혼이라서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작가님의 경험과 생각에 100%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작가님과 동년배라서인지 시대적인 배경이나 상황, 경험치들이 비슷해서 크게 공감하면서 읽은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고, 각 파트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포함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감동적이었거나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친절한 김 선생님> 에피소드 중 일부

p. 51

미술 시간이었는데 학생들이 한 명씩 나에게 자신이 스케치한 그림을 보여 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가서 그림 그리기를 계속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내 국민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이러한 방식의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나 생각해 봤다. 그 당시(대략 40년 전. )에는 한 학급 학생수가 대략 50여명 정도였으니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과 일대일 대화를 하며 수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웠을 테지만, 친절한 김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 이 에피소드는 팬 서비스가 훌륭한 톰 아저씨와 연결되는 얘기였다.


<추억이 된 자동차가 있습니다> 에피소드 중 일부

p. 71

그날 나 역시 떠나가는 차를, 떠난 버린 아빠의 청춘을, 한없이 쓸쓸해 보이시는 아빠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20년 이상 타시던 차를 폐차장으로 보내는 (더 이상 운전하지 않으실) 친정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인데, 왠지 모를 먹먹함과 함께 서글픔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 이 에피소드는 영화 속에서 톰 크루즈가 운전하는 부서지고 찌그러진 자동차를 보면서 친정 아버지의 자동차와 작가님의 자동차에 얽힌 추억을 회상하는 얘기였다.


<내 아이의 자폐 성향> 에피소드 중 일부

p. 104-105

톰 크루즈가 자폐 스펙트럼과 서번트 증후군이 있는 형의 행동에 화를 내고 소리를 치다가 점점 형을 이해하고 형의 증상을 받아들인 것처럼, 나 역시 어느 날 우리 반 그 아이가 내 옷에도 손가락으로 침을 바르는 순간 이 아이가 나도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괜히 울컥하기도 했다.”

자폐 스펙트럼과 동시에 발달지체 증상을 가진 학생을 1년간 담임하면서 겪은 생각의 변화를 기술한 부분인데, 내가 선생님이었다면 그 아이의 증상을 받아들이고 기다려 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침을 바르는 장면(그 아이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물건에 침을 발랐다고 함)에서 나까지 울컥한 감정을 느꼈다. → 이 에피소드는 톰 크루즈가 출연한 영화 <레인맨>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는 얘기였다.


<그 후로도 조금씩 꾸준히> 에피소드 중 일부

p. 139

아주 작더라도 조금씩 무엇인가를 꾸준히 계속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열정으로 무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잘 느끼지만 싫증도 금방 내는 나는 끈기력, 지속성이 매우 부족해 많이 각성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 이 에피소드는 매년 새로운 작품을 출간하고 있는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와 60세를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톰 크루즈를 보며 작가님이 꾸준함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는 얘기였다.


위에 언급한 에피소드 외에도 감동적이거나 재미있는 내용들이 참 많이 들어있는 책이었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요즘, 책을 읽는 동안 혼자서 킥킥대며 웃은 장면도 여럿 있었다. 근래 들어, 돈 버는데 집중하고자 성공, 재테크, 경제 서적 등에만 관심을 두다가 간만에 읽게 된 일상 에세이였는데 쉽고 재밌게 읽히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 감동과 재미를 얻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해 드리고 싶다.


작가님께서 책 표지에 “OOO 님의 따뜻하고 다정한 삶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서 보내 주셨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더 따뜻하고 다정한 삶에 가까워진 것 같다. 초등교사 생활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고 계신 열정적인 작가님께 나도 큰 응원을 보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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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chae_seongmo) 통해 미다스북스 출판사(@midasbooks)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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