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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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날씨가 너무 덥다. 소위 말하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덥다는 말로 부족하다는 생각이들 정도로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휴가를 즐기기 위하여 나들이를 떠나도 너무나 더운 날씨에 오늘은 집에서 피서를 할 생각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9년 전의 기도]

더운 날씨에 이 책을 보면서 시원한 바다 생각하라는 뜻 인지 우선 시원한 표지가 나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책 속을 살펴보니「바다거북의 밤」,문병」,「악의 꽃」이렇게 오래간만에 연작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9년 전의 기도]

삼십대 중반의 사나에, 남편 없이 홀로 가끔 발작하며 울어대는 장애를 가진 아들 케빈을 데리고 귀향을 한다. 스무 해를 넘긴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눈으로 바라본 사나에의 삶은 녹록치않게 전개되리라는 것을 짐작케하여 조금은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뇌수술을 하고 병실에 누워 있던 아들 다이코의 손을 잡고 힘차게 앞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밋짱 언니’의 등장은 사나에의 마음을 다잡아준다. 삼십 여년의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도 조금 나은 형편의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화가 날때도 있었고, 조금은 부족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위안을 삼았던 경험이 있기에 충분히 사나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다거북의 밤」

텔레비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알을 낳고 돌아가는 바다거북을 뒤집어 놓은 채 바라보는 대학생, 이 대목에선 괜시리 대학생활을 마친 아들이 생각난다. 취업을 하지 못하고 지금 지내는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거북의 발이 허공을 젓는다. 그 장면에서는 나 역시도 복잡한 마음이 들고......

문병」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바닷가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던 아저씨들의 도움을 받아 공항으로 가는 잇페이다의 모습에선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병원의 연락으로 기도원에 계시던 아버지가 나의 뇌리에 오버랩된다. 위독하다는 소식에 근무지에서 부랴부랴 서을로 향했던 나의 모습......

이외에도 바닷가 마을에서 계속되는 이야기「악의 꽃」을 끝으로 『9년 전의 기도』는 막을 내린다.

일본작가의 소설이지만 마치 나를 위한 이야기가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나의 뇌리에 여러가지 이야기가 스쳐지나간다. 갑작스런 시어머니의 죽음을 시작으로 친정어머니까지 죽음을 경험한 나의 머릿속에는 이 책의 작가처럼 가슴 저미는 문체로 나의 일생을 그려낼 수는 없지만

[9년 전의 기도] 이 작품을 읽고서 가슴 한 켠에 묻어 두었던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었고 나의 지난 날을 잠시나마 되돌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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