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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걷는 곳마다 마음꽃이 피었네 - 장산스님의 53일간 만행일지
장산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8월
평점 :
2016년 9월이 되면 어언 교사의 길에 들어선지 30년이 된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경력이 쌓이고, 나이를 먹게 되는 일이 나의 일이 아니고 남의 일인 줄 알았다. 그저 청춘이 지속되고 아이들과 평생을 함께 하며 교육현장에 남아 있을 줄 알았더니 현장에 남아 있을 시간이 점점 줄어들어 아쉬움을 피부로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퇴직을 생각하니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버킷리스트로 작성을 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국토순례이다. 거창하게는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기에 이번에 만난 [걷는 곳마다 마음꽃이 피었네]는 나에게 특별한 존재로 다가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장산스님께서 20여 년간 마음에 품고만 있던 만행[萬行]길에 오른 경험담을 책으로 쓴 내용이다. 만행이라 함은 불교도나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행동으로 고행ㆍ난행ㆍ희사ㆍ불공ㆍ수행정진ㆍ참회ㆍ기도 등의 모든 행업(行業). 안거기간의 수행을 마친 승려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여러 곳을 두루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제각기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만일 내게 장산스님의 만행 장소가 되었던 부산에서 시작하여 설악산까지 걸어야 한다는 미션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과연 내가 그것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랄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부산에서시작 된 만행길을 따라 나 역시 떠나 보려한다. 만행길의 첫 날을 기억에서 지워지지 말라는 뜻인지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스님이 계신 세존사를 떠나 드디어 시작된 만행길,
여행으로 다녀 온 통도사를 거쳐 경주와 영천을 거쳐 만행은 계속된다. 내가 걷는 기분으로 스님을 따라 걷다보니 나도 당장 힘은 들지 몰라도 떠나고 싶다. 작년에 몸이 아파 휴직을 하고 지금은 복직을 했지만 마음의 병은 쉽게 낫지를 않는다. 하지만 53일, 두 달 여의 기간을 걸어서 수행을 한 [걷는 곳마다 마음꽃이 피었네]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마음의 병이 무뎌지기를 기원한다. 수행길에 만난 세상의 인연들과 대화를 하는 스님을 보면서 나도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의 끝까지 만행을 떠나려 한다. 또한 나도 한 번 떠나야지 하는 생각은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