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 암을 치유하며 써내려간 용기와 희망의 선언
이브 엔슬러 지음, 정소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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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In the Body of the World: A Memoir of Cancer and Connection

 

 이 책의 표지에 ' 암을 치유하며 써내려간 용기와 희망의 선언 ' 이라고 씌어진 글이 조금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이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도 만나서는 안될 불청객 '암'을 친구로 만나 내 몸속에 데리고 있으면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몸으로 느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아직 진행중으로서 다른 것은 이 책의 저자는 끔찍한 인간의 부조리를 체험한 사회운동가로서 활동과 더불어 암을 치료하지만 나는 평범한 아줌마로서 이런 책을 읽으며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쉽사리 상상이 가지 않는 이브의 이야기로 첫 장이 시작된다. 친부에게서 성폭력, 그리고 친모에게서는 외면을 받고, 충격에 마약과 섹스 등으로 자신의 인생을 철저하게 망가뜨린다. 그 대목을 읽으며 해서는 안 될 상상으로 내가 그 입장이라면 과연 어떻게 할까?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그렇기에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얼룩 질 수 밖에 없었기에 그 시간의 이브 엔슬러를 탓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브에게 설상가상으로 '암' 이 찾아 온다. 건강검진 차원으로 산부인과에 죽도록 가기 싫은 마음을 알기에 검진을 받을 때 남자 의사에게 자신의 질을 보여주며 수치스럽고 힘들어 하는 저자를 보며 나 역시도 같은 처지에 있기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을 하고 포트를 꼽아 방사선과 항암주사를 맞고 8개월의 1차 투병기간을 보낸 나로서는 이브의 이야기가 더욱 더 실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동병상련'이라고 할까? 그녀의 활동의 배경이 되는 콩고에서의 이야기는 처참하리만큼  인간의 부조리를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지만 내게는 같은 암환자로서 치료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쟁에 시달리고, 목숨을 잃고, 강간과 고문 등의 폭력으로 여성 수십만 명이 시달리는 콩고의 현실을 알고보니 당장 무엇을 해줄 수는 없겠지만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는 사실을 인식만이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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