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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흥망사
김성렬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5월
평점 :
≪ 괴물흥망사 ≫
제목만 보면 이 책의 내용이 sf 아니면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한장한장 책장을 넘기며 읽어 보니
괴물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고 육십 대까지를 장년이라 이르는 요즘 한 대학의 교수가
우리 사랑 흘러 흘러
괴물흥망사
광덕의 아내
오후의 산책
한 여사 연대기
개가 되어 버린 김씨의 기이奇異한
경우에 관한 사례 보고
즐거운 수학여행
꿈과 같이
이렇게 8편의 단편을 모아 만든 창작집이다. 한편의 글을 쓰기도 힘이 들텐데 창작의 고통을
저렇게 많이 감내하며 작품을 탄생시킨것을 보면 일단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작품집의 제목인 괴물흥망사가 제일 인상 깊었다. 강력한 축전지를 이용한 전기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차의 모습, 예쁜 미스 에이가 침실에서 오늘의 일정을 일러 주는 등 다가올 우리의 미래 모습을 보여 주면서 그속에서 비쳐지는 인간의
욕망을 괴물에 빗대어 그리고 있다. 약간 어려운듯 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은 단편이다. 또한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만 보이지 않게 우리의
이웃들에게 많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이야기 <광덕의 아내>는 나이가 들어 여기 저기 몸이아프소 힘들어하던 찰나에 집에 온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이 멱살을 쥐고 싸우는 걸 보면서 홧김에 수면제를 털어넣어 응급실에 가게된 구황철씨의 사연을 보면서 이런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만든 단편을 보면서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서른 중반에 이미 여러 남자를 거쳐야 하는 ‘채령’이란 인물과 그녀를
지켜보는 오십 중반 미망인인 ‘나’의 시점을 통해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우리 사랑 흘러 흘러」가 기억에 남는다.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한가지, < 부윰하다: 빛이 조금 부옇다>, <
반나마 : 반조금지나게 >,<곤고한 : 형편이나 처지 따위가 딱하고 어려운 > 등과 같이 평소에 우리가 잘몰랐던 단어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조금 어렵긴 했지만 영어교육 열풍이 불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말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 준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