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표지를 보면 할 말이 많은 듯 하면서, 무엇인가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는 듯한 흑인 소녀의 얼굴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 소녀는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캐시이다.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모험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왕성한 캐시와 오빠 스테이시 남동생 크리스토퍼 존과 리틀맨, 엄격하지만 다정한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와 단란하게 살아간다. 대부분이 백인들의 소작농이었던 다른 흑인들과 달리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노력으로 목화밭, 땅을 소유하게 된 캐시네 가족은 백인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지만 다른 소작농들이 결코 내세울 수 없는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가정이다. 하지만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백인처럼 학교 가는 버스를 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백인학교 기사는 버스로 이들을 위협하여 미시시피 강의 흙먼지 속으로 가두고, 붉은 진흙탕 속에 빠뜨리는 일은 예사로 당하고 산다. 노예해방이 선언 되었지만 그들의 삶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억울한 일을 당하고 살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의 주변을 돌아 보면 어떤가? 다문화 가정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요즈음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을 던져 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단순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류 인간이 되어 대접을 받는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이야기 아닐까? 캐시 가족에게서 제일 인상적인 점은 주관이 뚜렷한 어머니와 땅을 지키려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들 수 있다. 만일 내가 그 지경에 처해 있다면 비관하는 태도만 보여 주는 어머니가 아니었을까? ' 천둥아 내 외침을 들어라저 강 너머 머지 않아 한 남자가 채찍을 들고 달려온다 이제는 맞서리 굴복하지 않으리' 나의 딸과 같은 캐시의 결연한 외침을 마음 속에 새기며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부당한 인간 대우의 모습은 언제나 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