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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몰래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3
조성자 글, 김준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30년전 딸 다섯 중에서 막내가 있었습니다. 형편이 넉넉치 못한 관계로 소풍 갈 때 도시락 , 과자 한 봉, 물 정도만 싸갈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바나나를 싸와서 다른 아이들과 먹던 친구를 보며 남몰래 군침을 흘렸습니다.
어느 날 둘때 언니의 지갑에서 엄마 몰~~래가 아니고, 언니 몰~~래 돈을 가지고 나와 소풍날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맛있게 과자를 사 먹었습니다. 그 잘못으로 인하여 엄마한테 혼나고 종아리를 맞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을 갖고 있던 제게 너무나 앙증맞고 작은 아이가 그려진 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엄마 몰래 잘못을 했는지 예쁜 두 눈이 옆으로 사알짝 돌아간 빨간색의 책표지는 이 책을 읽을 어린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은지는 친구 민경이가 가져온 문구셋트가 너무나 갖고 싶어 엄마 몰~~래 화장대 서랍에서 돈을 갖고 나와, 문구점에서 아이스크림 지우개와 강아지 연필, 꼬마 연필깎이를 사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고 가슴이 떨리기만 합니다.
엄마가 사주지 않던 떡볶이를 먹고 뽑기도 해보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친구에게 초콜릿 인심도 쓰고, 만화책까지 빌리지만 은지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
차마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없어진 은지는 집 앞을 서성이다가 불이 환하게 밝혀진 자기의 집을 보고 엄마를 만나, 눈물로 용서를 구합니다.
지금은 웃으며 이 이야기를 읽을 수 있지만, 저 또한 은지처럼 돈이 밉고, 집으로 들어갈 용기를 못내고 집 주변을 배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게 친정 어머니가 계셨다면 이 책을 보여 드리고
' 엄마, 나랑 똑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었나봐요.'
이렇게 말씀 드리며 책을 읽어 드렸을텐데.....
엄마의 사랑이 담긴 채찍이 있었길래 다시는 엄마 몰~~래,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예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내 딸에게 이 책을 읽어 주렵니다. 손을 꼭 잡고 엄마 몰~~래, 나쁜 행동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