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
세스 노터봄 지음, 금경숙 옮김 / 뮤진트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수께끼같고 기괴한데 뭔가 귀엽고 끌리는 그림, 쏘우같은 엽기 영화에서나 볼 법한 다양한 고문도구와 사람을 죽이는 수백가지 방법이란 이름이 붙어도 무방한 그림.
아마 히에로니무스보스의 그림이 아닐까
이 옛날 사람들은 이 그림을 보며 무엇을 느꼈을까
야동 대신 아프로디테와 마르스의 불륜 그림을 몰래 침실에 걸어 놓듯, 이 묘한 취향의 그림을 보며 혼자 히죽거렸을까 아니면 지옥과 악마의 모습을 되새기며 선한 본성 파이팅! 을 외쳤을까.
보스의 그림을 좋아한다. 성인들하면 떠 오르는 상징들이 있다. 그런 상징들의 재해석과 세련돼 보이기까지 하며, 몽환적인 조연들도 좋다. 물고기를 타고 다니고 커다란 귀가 굴러다니며 돼지얼굴의 사람들과 쥐를 타는 이들이 가득한 그림 .

그런데 이 책은 실망 자체다. 수수께끼도 없고 답도 없다
가격도 사악한데 내용이 없다
보스그림의 해석도 거의 없다. 그건 내가 책의 의도를 잘못 파악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한글인데 제대로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작가가 이런 식의 문장을 구사했다면 할 말은 없다. 내가 모자란 걸까.
거기다 쾌락의 정원 그림에 떡 하니 성 안토니우스의 그림이란 해석까지 붙어 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도판집으로 쓰기도 애매해서 눈물이 ㅠㅠ
( 바로 앞에 버젓이 쾌락의 정원 그림이 실렸고 바로 뒤에 쾌락의 정원 일부분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바로 뒷 페이지인데도 성 안토니우의 일부분이라고 적혀 있다니 ㅠㅠ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을아침 2020-12-21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그림 자체가 주는 그로테스크함이나 기괴함 때문에 그림 그리고 작가의 글에 대한 부담이 온 게 아닌가 싶네요. 물론 이러한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겁니다. 하지만 호감의 문제를 벗어나 예술작품이 던지는 전언에 다가서려고 시도한다면 의미있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mini74 2020-12-21 18:13   좋아요 0 | URL
전 사실 히에로니무스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기대가득한 맘에 샀는데 ㅠㅠ 번역이며 꽤나 큰 실수까지. 그래서 애정어린 속상함이 더 컸던거 같아요. 가을아침님 글 읽으며 다시 애정어린 눈길로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가을아침 2020-12-22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mini74님의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책을 꼼꼼히 읽어봤는데
mini님의 글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저의 책읽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