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의 이해 - 전면2개정판
김창남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예전의 문화는 향유하는 계층이 따로 구분지어졌다.
주로 귀족이나 왕족 혹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하며 다양한 글을 쓰거나 읽는 행위, 이런 것들이 주로 문화였고 귀족들의 문화였다.
물론 가난하고 낮은 자들의 문화도 있었으나 그리 깊이 있거나 의미있게 다루어 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동서양이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고, 대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대중들은 문화를 만들고, 문화를 향유하는 주체가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중이 즐기는 문화를 하위문화로 보는 경향이 있다.
비싼 돈을 들여 공연장을 가고, 듣다 보면 졸리기도 한 클래식은 멋있고 수준 높은 것이며,
그저 쉽게 라디오를 틀기만 해도 나오는 인기가요들은 교양의 높낮이를 따지지도 않을 만큼 문화적으로 낮게 보았다.
그러나 그런 문화의 계층화는 실제로 허상이라고 말한다.
문화는 인류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이며 예전 상류문화와 하류문화를 구분 짓던 계급도
동양보다 서양이 더 뛰어난 문화를 가졌다고 주장하던 식민지 시대도 막을 내렸다.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문화가 결국 모든 문화가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를 롤러코스터에 비교한다.
문화의 롤러코스터, 그 비유가 맞다고 생각한다.
계급이 있던 유교적 사회에서 갑자기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 그리고 미국문화가 주류가 되는 세상에서
저항문학이 중심이던 독재시대를 거쳐 다양한 문화속에서 주체를 찾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는 알고 보면 굉장히 정치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문화가 어떤 이데올로기나 혹은 강압적인 권력에 의해 꾸며지고 거짓되어져 선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문화가 권력의 시녀가 되는 것은 국민을 우매하게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제5공화국의 3S정책이 그러하다.
스포츠, 스크린, 섹스로 국민들의 귀와 눈을 막아 정치적으로 많은 것들을 독단적으로 처리하고, 많은 이들을 희생시켰다.
그러나 그러한 우매의 수단이 된 문화에 자생적으로 반기를 든 문화가 바로 7-80년대의 청년문화이다.
통기타를 연주하며 그들은 저항을 말했고, 새로운 세상과 권력에 굴하지 않는 양심을 노래하고 보여주려 하였다.
지금의 문화는 어떤 모습인가.
자본주의의 꼭두각시같은 모습이다. 돈이 되는 문화가 중심이 된 것이다.
자극적이고 빠르고 현혹시키는 다양한 대중문화들이, 힘든 삶속에서 마치 마약처럼 잠시 환각에 빠져 들게 한다.
옳은가 그른가에 대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는 돈에 의해 지배된다. 돈이 옳은 것이다.
이런 자본주의의 문화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또 다른 새로운 청춘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예전 강압적인 독재정권에서 청춘들이 노래로 꿈으로 저항정신을 보여준 것처럼.
그러나 7-80년대의 청춘과 지금의 청춘은 다르다. 지금의 청춘은 자본주의 문화속에서 자랐고, 지금의 환경이 익숙한지도 모른다.
문화의 주체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정체성을 세워야 할 지금의 청춘들에겐, 지금의 문화가 너무나 익숙해 있다.
그리고 청춘들에게 주체적인 문화를 만들고 누리라고 말하기엔 그들의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문화보단 눈앞의 현실에 필요한 한 그릇의 내 밥그릇이 더 절실하다.
그런 지금의 청춘문화를 대변하는 것으로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이란 음악가를 예로 들고 싶다.
꿈을 꾸기엔 너무 가난한 지금의 젊은이들, 꿈을 쫓는
젊은이들에겐 너무 가혹한 지금의 현실을 담담하게 노래 가사에 담아내던 이 가수이자 작사가이자 작곡가는
결국 젊은 나이에 뇌출혈로 세상을 뜨면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상징이 되었다.
7-80년대가 저항을 노래하는 청춘문화였다면,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꿈을 앗아가고 꿈을 꿀 기회조차 잃어버린
현재의 젊은이들의 상실과 아픔을 청춘문화는 풀어내고 있다
어쩌면 주어진 기회가 너무 적은 이 현실에서 그래서 더욱 서글픈 삶을 지금의 청춘들은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중문화는 대중의 문화다
그래서 시대에 따라 대중문화는 달라진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 일이다.
나이에 따라 성향에 따라 혹은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문화도, 즐기는 문화도 다양하다.
그리고 대중을 현혹시키거나 혹은 속이기 위해 왜곡되기 쉬운 것 또한 대중문화이다.
올바른 대중문화를 보는 눈 또한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중문화는 대중의 것이어야 한다.
대중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대중문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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