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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평점 :
<바움가트너>는 폴 오스터가 암 투병 중 집필한 생애 마지막 장편소설이에요.
그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되었어요. 그래서 더 깊고,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것 같아요.
바움가트너는 은퇴를 앞둔 프린스턴 대학의 노교수 입니다. 그는 어느 날 아침,
달걀을 삶다 까맣게 탄 냄비를 마주하게 되고, 그 순간 아주 먼 과거의 기억들이 하나둘 되살아나기 시작해요. 40년 전, 그 냄비를 샀던 가게에서 처음 만난 사람.
그가 사랑하고, 함께 살아낸 아내 ‘애나’. 10년 전 애나를 떠나보낸 후에도 애나는 여전히 살아있는것 같습니다.
그 상실을 껴안은 바움가트너의 하루이며,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상실과 애도 그리고 회복, 다시 살아가는 법을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아주 사소한 사건에서 시작해요.
"(...)저게 시작이었다, 그는 혼잣말을 한다. 오늘의 첫 사고. 그로 인해 다른 모든 사고가 생겨나는 바람에 끝없는 사고로 얼룩진 하루가 되어 버렸지만, 거실 맞은편의 시커메진 알루미늄 냄비를 계속 보고 있자니 생각이 오늘 아침의 무언극에나 나올 법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들로부터 과거, 기억의 바깥 가장자리에서 깜빡이는 먼 과거로 천천히 흘러가, ‘그때’라는 사라진 세계가 조금씩, 아주 미세하게 되살아나기 시작하는데…”
바움가트너 교수는 아내가 죽은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사랑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환지통처럼요. 아프고,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상실이라니...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삶이 없는 것과 같다(p.123)하고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이미 살아 있고, 살아 가고 있는 증거이고 그런 연결이 있었기에, 상실도 있었고, 기억도 가능한 거겠지요?!?!
어쩌면 5월은 삶은 단절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결 위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기억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달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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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연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