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의 재발견 - 제대로 사랑하고 싶은 나를 위한 관계 수업
스마일펄 지음 / 푸른향기 / 2026년 9월
평점 :
<사랑의 재발견>은 낭만과 운명이라는 환각에 갇혀 있던 우리를 현실의 자리로 데려다놓습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진정으로 품어 안는 것은 저절로 주어지는 감정의 조각이 아니라, 배우고 훈련해야 하는 하나의 정교한 역량, 어떤 능력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대개 유년 시절 부모라는 최초의 세계로부터 서툰 핸들 조작법을 배운 채 도로 위로 나섭니다. 어떤 이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관계의 문을 닫아걸고 방어막 뒤로 숨어버리는 법을 익혔고, 또 어떤 이는 버림받지 않으려 상대의 안색을 살피며 자아를 지워버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책은 이처럼 내면에 각인된 불안과 결핍의 잔재들이 성인이 된 후의 만남에서 어떻게 유령처럼 되살아나는지를 짚어냅니다.
서로 정반대의 결을 지닌 이들이 마치 자석처럼 끌려 서로의 상처를 헤집는 악순환, 상대의 약점이나 가난한 처지를 보며 동정심을 느끼고는 그것을 숭고한 사랑이라 착각하는 구원 환상, 관계의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무조건 괜찮은 척 침묵하는 피상적인 평화. 읽을 수록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관계 안에서 외롭거나 혼란스러웠던 나의 지난날이었습니다.
결혼이나 이별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화려한 예식의 환상 뒤에 남겨진 생활인의 태도, 서로의 약점을 참아내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끌어안을 수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점검이야말로 함께 살아가는 관계의 뼈대가 됩니다. 또한 최선을 다해 나를 던진 끝에 맞이한 이별이라면 그것은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내 한계를 직면하고 마침내 온전한 자립을 일궈내는 값진 성장의 분기점임을 일깨워줍니다.
책이 안내하는 사랑의 종착지는 상대에게 집착해 하나의 덩어리로 엉겨 붙는 결합이 아닙니다. 홀로 서 있어도 자신의 일상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취약함을 안전하게 보듬으며 나란히 걷는 평온한 연대입니다. 내 결핍을 메워줄 타인을 찾아 헤매기를 멈추고 내 안의 불안을 스스로 돌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응시할 수 있는 여백을 얻게 됩니다.
사랑 때문에 유독 스스로가 작아지고 초라해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잦은 다툼과 반복되는 상처의 고리 속에서 지쳐버린 사람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입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