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는 곰
뱅상 부르고 지음, 박정연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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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한마리와 여자가 춤추고 있다. 보통 저런 드레스면 검정,파랑,빨강같은 강렬한 색이던데 분홍이라 독특하고 매력적이었다. 빨강은 정열적인 사랑, 분홍은 풋풋한 사랑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둘의 사랑에 분홍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보통 곰은 덩치가 커서 위협적이고 맹수지만 

호랑이,사자,늑대,여우와 달리 미련 곰탱이, 곰손, 곰돌이 푸라던지..투박하고 순박한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 책 제목을 봤을때 우람하지만 순정적인 남자를 상상했다. 

 

그런데 의외로 곰이 '나쁜 남자'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바로 겨울잠. 곰은 겨울잠을 자야한다. 책에서 곰이 여자를 두고 홀연히 사라진다. 

갑자기 잠수탄 후 파티에서 다시 뻔뻔하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어울리고 다시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만난다. 

 

'곰' 즉, 책의 남자 주인공의 '본성'이면서 상대를 속 터지게 하는 성격이랄까. 

이 점이 신선했다.

 

 


 

여태껏 그래픽 노블은 뭔가 심오하고 복잡한 세계관을 가진 '마니아' 이미지를 갖고 있어 도전하기 어려웠다. 

<내 남자는 곰>은 누구나 가볍게 읽기 좋은, 어렵지 않고 공감되는 내용으로 마음이 차분해지게 해준다.

또한 288쪽으로 생각보다 두꺼워 놀랐다. 책의 크기도 일반 소설책 크기로 한손에 들어오는 크기.

개인적으로 그래픽 노블의 문턱을 낮춰주는 이런 책이 많이 나왔음 좋겠다.  


페이지 하나하나가 영화의 스틸컷 같다. 특히 맨뒤에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할때 쓰이는 플립북 기법으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여자와 곰이 빙글빙글 춤추며 움직인다.

말풍선이 없고 글이 한두줄 나오는데 그래서 더 영화 보는 느낌이 난다. 나레이션이 들리는 것만 같다. 


전반적으로 감각적이고 센스있다. 신문 찢어 붙인(?) 느낌이 나는 러프한 그림체로 

주인공 표정 하나 기깔나게 잘 묘사한다. 

가끔씩 커피 한잔 하며 스르륵 넘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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