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은밀한 취향 - 왕과 왕비의 사적인 취미와 오락
곽희원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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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한국사에 관심이 많은편인데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조선의 은밀한 취향이라는 책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게 되었습니다.

 

16명의 저자가 어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적지 않는데

 

고양이는 약 5,000년 전 아프리카 리비아 지방의 야생고양이가 고대 이집트인에 의해 순화 · 사육되어 점차 세계 각지로 퍼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대체로 10세기 이전에 중국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p14

 

현종의 고모 숙명공주와 숙종의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하였는지 알수 있었는데 숙종에 관한 이야기는 재연TV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으로도 고양이와 함께 생활해본적이 있어 쉽게 이해할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모란은 중국이 원산지로, 6세기 무렵 재배 식물로 가꾸기 시작해 당나라 때 크게 유행했다. p52

 

조선의 왕 중에서도 유달리 꽃을 아끼고 사랑한 왕이 있었으니 바로 태조와 세조와 연산군이다. 역사 속에서 잔혹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 왕들이 꽃을 가꾸고 감상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그들에게 식물을 통한 마음의 위안과 치유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p61

 

요동정벌을 위해 북진하다가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권력을 쟁취한후 조선을 개국하면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태조와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이 된 이후 단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조 그리고 폭군으로 널리 알려진 연산군이 꽃을 아끼고 사랑하였다는 사실은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사실인데 밖으로 표출된 잔인한 성정의 이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식물이 인간에 주는 영향을 알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감나무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 중에 후금이 조선에게 해마다 홍시를 해마다 3만 개나 요구했다는 문구를 보니 추운 지방에서 구하기 힘든 감나무가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를 알수 있었는데 문득 어렸을적 외갓집 감나무에서 감을 따서 먹었던 아련한 기억이 생각나기도 하였습니다.

 

근대화의 의지를 드러내고자 했던 새로운 궁궐 환경 속에서 황제의 여가 생활에도 신문물의 영향으로 변화가 나타나는데, 바로 '당구'다. p100

 

지금은 흔히 볼수 있는 당구장, 하지만 대한제국 당시 신문물로 고종 황제와 순종 황제이 즐겼다는 당구와 관련된 이야기등 여태까지 알지 못하고 있던 다양한 지식들을 접할수 있었는데

 

전통사회에서 총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활은 전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무기였다. p135

 

실제로 왕이 직접 활을 쏘는 일 못지않게 활쏘기를 지켜보는 일도 적지 않았다. 1425년 세종은 경복궁 경회루에서 군사들이 말을 타고 활 쏘는 것을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성적이 좋은 이들에게는 상으로 활을 하사하기도 했다. p135

 

활을 잘 사용하는 동이족의 후예인 만큼 우리에게는 이러한 DNA가 남아 있어 현재 올림픽 양궁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것은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 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정조 또한 활쏘기 실력이 좋았다고 하는데 이는 사도세자의 아들이었던만큼 정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예를 열심히 익혔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조선 후기 서민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성장한 판소리는 19세기에 이르러 양반층까지 향유하는 문화가 되었으며, 더 나아가 궁궐 안 왕마저 귀 기울이게 했다. p153

 

헌종에게 동지 벼슬을 제수받은 소리꾼 모흥갑과 고종의 총애를 받았던 박춘재 외 여러명의 명창들을 알수 있었으며 영조가 병석에서 신하들로 하여금 소설을 낭독하게 하였다는 일화도 소개되어 있군요. 이렇듯 몰랐던 사실들을 책을 통해 접할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는데

 

조선 왕실에도 백자를 사랑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세조다. 세조는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피의 군주 '수양대군'으로 알려져 있지만, 문무를 겸비하고 천문 · 음악 · 수학 · 의술 등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 왕이었다. p246

 

세조에 대한 기존 이미지에 새로운 역사적사실을 알려주는 문장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현대인들이 알고 있는 드마라속 비정한 이미지보다 실은 많은 역사적 업적을 이루었다는 사실은 익히 학창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네요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이 수록되어 있어 알지 못했거나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왕과 왕비의 사적인 취미와 오락을 알수 있었으며 여러박물관에서 소중중인 유물이나 영정 또는 그림등을 수록하고 있어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일조하고 있는 조선의 은밀한 취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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