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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기세춘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5월
평점 :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묵자,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거의 없는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묵자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세춘 선생님의 역자으로 9백페이지가 조금 넘는 적은 분량의 책은 아니지만 묵자와 그의 사상을 이해하고 배울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은 즐거움이자 기쁨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완역판 서문을 통해 필자가 공자와 묵자를 비교한것을 보니 보수 · 혁신의 견원지간이었다고 하는것을 보아 큰 틀에서대략적으로 알수 있지 않나 생각되는데 목차를 통해 해설과 원전읽기로 구성되어 있음을 파악할수 있었습니다.
해설편의 처음에 수록되어 있는 묵자의 출신 성분에 대해 나열해 주었는데 필자는 여러 설중에 동이족이라 믿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데
그러나 여러 문헌을 종합해 볼 때 묵자는 기원전 5세기경에 활동한 과학자이며 사상가며 운동가임에 틀림없다. 묵자의 출생 성분도 정확하지 않다. p32
목수 출신으로 춘추전국시대 여러 나라에서 초빙을 받았으나 귀족의 신분을 거절하고 반전운동과 평등 사회 건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였다고 하니 과히 시대를 앞선 사상가임이 확실하네요.
역사시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왕정이 무너지고 만민이 평등해진것이 잘해야 1~2세기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성인(聖人)의 반열에 올라도 무방할듯 싶은 이유는 시대를 앞서 민중과 함께 사회개혁을 몸소 실천하였기 때문이겠지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위대한 사상가임을 알수 있었는데 왜 이런 분을 여태까지 몰랐던 것일까 생각해보니 유교사상으로 대표되는 공자등의 중국에 의해 외면 된것이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일꺼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수 있는 부부이라 할수 있을것 같네요.
묵자는 천제와 귀신을 인정했으나 운명론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운명론은 지배자들이 민중을 속이려고 퍼뜨린 정치적 술수라고 주장했다. 민중이 모든 개혁과 혁명에 소극적인 까닭은 운명론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를 혁파하지 않고는 혁명을 할 수 없다. p50
혁명론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묵자의 주장은 꽤 매력적이지 않나 싶은데 인간은 자신의 야욕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점을 상기해볼때 동서고금을 떠나 위정자들에게는 묵자의 이러한 사상은 매우 위협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것이 사실이지 않나 싶었으며 기원전 1세기경에 전멸했던 묵가가 1783년 천운으로 도가들의 경전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역사적 의의가 매우 깊은 사건이라고 말할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공자의 사상과 늘 대립할 수 밖에 없었던 묵자
공자는 혈연 공동체를 지향했고 묵자는 인류 공동체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묵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말하면 '천하무인天下無人'이다. 이는 혈연을 초월한다. 그래서 맹자는 묵자를 아비 없는 놈이라고 비난했던 것이다. p77
공자의 사상을 이어 받은 맹자 입장에서는 묵자를 비난할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 않나 싶은데 어느 시대에서나 그 시대에 맞는 합리적 가치관이 있으니 그 가치관을 따르지 않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좋은 평가가 이루어지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 여겨지는데
동이족의 천민신관은 하느님을 그들의 시조이며 군장이며 아버지로 생각했다. 로마인들은 신이 예수라는 외아들(독생자)을 낳은 것으로 생각했으나, 동이족은 사람은 누구나 모두 하느님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연에 순응해야만 하는 수렵경제로부터 자연을 극복하는 농업, 목축 등 재배경제로 발전하면서 인간과 신의 사이는 멀어지고 인간에게서 신성이 사라진 것이다. p159
유가들의 운명론은 어질고 의로운 자를 선출하여 천자로 삼으려는 민주 선출 제도를 부정하려는 지배자들의 거짓된 술수라고 폭로했다. 또한 이러한 운명론은 인민을 낙담시켜 인민의 편에 선 의인義人을 배척하려는 폭군이 지어낸 술책이라 비판했다. p167
종교는 신과 영혼의 불멸성에서 항구적인 것을 찾는다. 현세가 격변하고 불안할 때는 더욱 이러한 내세적인 데서 희망을 찾는다. 이 세상이 절망이라고 생각하면 하늘에서 평화를 찾는다. 자신과 사랑하는 것들이 시간 속에 소멸할 것이라는 슬픔에 잠길 때면 불멸의 영혼에 애착을 가지게 되고 거기서 안식을 찾는다. p175
인간은 태어남, 늙음, 병고, 죽음 등 자신의 유한성에 좌절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연의 끝없는 반복을 발견하고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거기에서 영원히 변치 않는 어떤것이 존재하리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우리는 그 어떤 것을 본질이라고 말한다. p189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러하기에 자연스럽게 토테미즘이 발생한것은 아닐런지 조심스럽게 생각되는데 본질(本質)에 관해서도 잘 정의되어 있음을 확인 할수도 있었습니다. 100년도 살기 힘든 유한한 인생을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 과연 가장 중요한 본질은 무엇일런지?
실용주의자이기도 했던 묵자는 정치적으로 평등론을 주창하기도 하였으며
묵자는 백성이 주권자라고 선언하고, 천하의 의義를 통일하기 위해 천자를 선출했다고 말한다. 이것은 17세기 홉스 Thomas Hobbes(1588~1679)의 국가계약설을 상시시킨다. 국가계약설이란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상태인 자연 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주권을 양도하여 국가를 세웠다는 것으로 묵자의 국가설과 일치한다. p264
묵자 생존 당시로서는 불경죄라고 할수 있는 이러한 위험한 사상은 지금으로서는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여 나라의 대표를 선출하고 정치를 하게 하는 대의 민주주의라고 생각해 볼수 있는데 알면 알수록 참으로 대단하고도 위대한 선각자라고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묵자와 예수는 인류 최초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이 말은 지금까지 근친애만이 유일하고 위대한 사랑이라고 길들여진 인류의 몽매함을 깨우쳐준 성스러운 말씀인 것이다. p210
그리고 그는 재산의 사적 소유를 반대하고 공동 소유를 주장했다. 그는 사유제도가 있는 한 도둑을 없앨 수 없다는 민중적이고 혁명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묵자는 인류역사에서 처음으로 재산 상속과 사유제를 반대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위대한 인간해방의 시조라 할 것이다. p332
재산의 공동 소유는 마르크스에 의해 근대시대 이르러서 처음으로 표면화된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묵자에 의해 기원전 5세기경에 언급되었다는 사실은 이 책이 아니었다면 결코 알수 없었던 사실이라 할수 있겠네요.
이처럼 묵자는 인류 최초의 위대한 반전 평화운동가였다. 그러나 묵가들은 탄압을 받아 자취를 감추었고 그의 책은 2천 년 동안 금서가 되었다. 왜냐하면 지배계급은 전쟁 반대를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p371
노동해방과 반전 평화운동도 하였던 묵자.
이제는 새롭게 묵자를 인식하고 그의 사상을 연구해야 할때가 아닌가 싶은데 평소 궁금한 점이 많았던 독자로서 많은 것들을 이해할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으며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여 설명되어 있는 점도 특이할만한 점이라고 할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책 제목처럼 중국 사상가 묵자뿐만이 아닌 서양의 역사와 사상, 철학자 및 예수에 대해서도 알수 있는 기회였으며
특히 해설과 원전읽기를 통해 묵자의 언행을 다수 수록하고 있어 그를 심도깊고 상세하게 알수 있는 계기였으며 원전 읽기를 통해서는 원전을 한글로 읽을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