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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탄생 - 소리와 듣기에 대한 폭넓은 역사적 탐험
데이비드 헨디 지음, 배현.한정연 옮김 / 시공사 / 2018년 11월
평점 :
늘 일상에서 좋던 싫던 듣게 되는 소리. 귀를 즐겁게 해주는 좋아하는 노래 소리도 있겠지만 집 앞 공사장 소리(소음)도 존재하고 생각해보니 세상에는 다양한 소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같은 소리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수 있음도 짐작할 수 있었네요.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백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네요.
레즈니코프에 의해 여러동굴에서 음향이 유난히 특이하게 잘 들리는 지점에서 원시 이미지들이 모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하니 우연의 일치가 아닌 특정 지점에서 발견된 이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북소리를 통해 알게 된 메세지를 통해 언어로서의 역활만이 아닌 다른 역활도 하고 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그 옛날에는 소리뿐만이 아닌 깃발등으로도 전쟁시에 아군끼리 신호로 삼았었다는 점을 인식해볼때 지금과 같은 무선신호체계가 없던 시대에는 소리와 깃발등이 유용한 통신수단으로 작용했음을 미루어 짐작할수 있었으며 지금도 소리로 대화가 불가능하거나 특수작전중인 군인들같은 경우는 수(手)신호로 의미를 전단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고전적인 방식이 아직도 유용한 하나의 수단이 될수 있음도 깨달을수 있었습니다.
보고라스가 경험한 추크치족의 샤먼의 존재를 통해 소리의 역활을 알수 있기도 하였으며 밀먼 패리와 앨버트 로드, 그들은 발칸반도에서 유명한 서사시 가사들의 노랫말을 필사하면서 구전(口傳)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들이 대본 없이도 만들어진 이유를 최초로 신빙성 있게 설명하였으며 이로서 서양고양고전 중 하나인《일리아드》가 구전으로 전해지면서 구성된 경위를 밝혀 낼수 있었다고 하니 소리에 관한 획기적인 발견이자 사건이 아닐까 싶네요.
이슬람 경전인《쿠란》은 듣기만 하면 된다고 하고 불교 또한 듣기를 숭상한다고 하니 경청(傾聽)이 얼마나 중요한지 종교적 가치관에 근거해서도 알수 있었으며 자기 목소리를 내기 나쁜 소음의 시대, 경청의 참의미를 알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로마의 콜로세움에게 개장할때 도살 축제도 벌여서 약9천마리가 희생되었다는 기록도 있다하니 영화에서나 보던 검투사들의 경기만이 있던것은 아니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나열하고 있었고 이 외에도 콜로세움에 대해 많은 기술하고 있어 변화무쌍한 군중심리와 구호외침과 야유등 다양한 소리가 존재하였다는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라는 것이 당시 시대상을 대변해주는 역활을 한다는 점은 틀리지 않지만 시간적 제약이나 흥행을 위해 배제하거나 가감한다는 점을 감안하고 감상하여야 할것이라는것을 콜로세움에 대한 글을 읽고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며 중세에 가장 시끄러운 소음은 사원이나 수도원의 종소리였다니 지금 같으면 아마 소음관련 민원으로 큰 문제가 야기되었음법한 일인데 중세는 종교의 시대라고 할만큼 종교의 영향이 지대하였을때는 모든것이 신(神)의 뜻이라는 미명(美名)아래 반박할수 없는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신을 직접 섬기던 이들에게 종소리의 역활과 근래의 '냄비 시위' 행진의 소리는 근원부터가 다른 소리였습니다. 하나의 종교적 역활을 담당하였고 또 다른 소리는 민중의 생존을 위한 투쟁의 소리였습니다.
17세기《숙녀를 위한 지침서 또는 여성에 대한 안내서》를 보니 식사예절부분에서는 상당히 공감할수 있었으나 상당히 소리에 대한 제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시 억압적인 사회적인 분위기를 대변하는것이 아닐까 싶었고 총기 소리가 원주민에게 주었던 공포 그리고 종소리와 나팔 소리를 통한 왕국에서의 역활을 알고 나니 그저 하나의 소리일줄로만 알았던 것들이 통치의 개념에서도 접근가능하다는 점을 깨우칠수 있었습니다.
사장과 직원의 입장이 다르듯 중세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는 더욱 더 큰 입장차이가 있어 그들의 통치수단을 위한 훌륭한 도구가운데 한가지가 소리를 전파할수 있는 도구가 아니었나 싶네요. 호주에 처음 도착한 유럽인들의 눈으로 서술된 소리의 무서움과 원주민에 대한 상반된 견해 그리고 총소리등 다양한 소리로 원주민들을 억압할 수 있었다고 하니 원주민들에게는 총기같은 열병기 뿐만이 아닌 다양한 소리를 낼수 있는 도구들도 큰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알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남부전쟁에 관련된 소리에 관한 이야기, 그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혁명으로 인한 소음소리에 노출된 노동자들이 걸린 "보일러 병"등을 통해 소리가 우리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녹음기를 발명하여 인간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인간사에 남을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소리들도 기록되어 있어 인간사와 함께 한 소리에 대한 많은 고찰(考察)할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여러 역사적 사건들과 진실 그리고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소리에 대한 이해와 상식 그리고 견문을 넓힐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