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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 - 주성하 기자가 전하는 진짜 북한 이야기
주성하 지음 / 북돋움 / 2018년 9월
평점 :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통 공산주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 북한,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식량배급제가 사라지고 전국적으로 장마당이 들어서며 개인간 상업거래가 시작되었고 변화하는 평양의 모습들(자본주의식 상점, 그들의 복장등)을 미디어를 통해 간간히 접하고 있노라면 북한에서도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직감할수 있었습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개혁,개방은 실패한 경제를 변화시킬 수 밖에 없는 시대의 흐름이었듯이 북한 또한 영원히 공산주의 체제를 고수할수는 없으리라 생각되네요.
머리말을 통해 현재 평양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이 전한 내용이라면서 평양 심층 보고서라고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탈북한 저자가 10여권의 북한 관련 서책을 출간하였지만 가장 먼저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고 하니 북한을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북한의 0.01%급이라는 소위 금수저와의 인터뷰, 고려호텔 길 건너 '창광숙소'는 외국인 전용이라 북한 주민을 출입이 금지되지만 금전의 힘으로 숙박과 외국산 주류를 즐길수 있다고 하니 자본주의화 되고 있는 북한의 한 단면을 보는것 같고 외화상점에서 명품과 외국산 식료품을 구매하는 부자들의 실상을 접하고 나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급이 분화된 이후에는 언제나 부(富)를 가진 자가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든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듯이 사치품 또한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싱가포르등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통로도 존재한다고 하니 수요가 있는곳에 공급이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전국의 뇌물이 다 모이는 평양이 부자가 많은 이유이고 군에서조차 뒷거래로 부(富)를 축적한다고 하니 돈이 돈을 낳는다는 말도 있듯이 북한에서는 고위직 자리가 뇌물을 만들고 그러한 연유로 더욱 부를 축적할수 있는 수단이 되는것이 아닌가 싶네요
"장마당엔 고양이 뿔 빼고 다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 p37
500만 대의 휴대전화기의 보급 그리고 우리와 같은 배달 문화가 있어 가정집까지 배달된다고 하니 어렸을때 교육받았던 북한의 실상과는 다른 상전벽해(桑田碧海)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시대의 변화의 흐름도 있겠지만 먹고 사는 일상에서의 생활의 변화에 따른 의식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되네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하는 암시장, 북한이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공공연히 외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택의 소유권은 인정하지 않지만 거주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입주권'을 발급하고 '입주권'은 상속이 가능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우리와 같은 주택 매매와 같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북한 아파트 로열층이 고층이 아닌 이유가 전기사정으로 인한 승강기 사용에 불편함때문이라고 하니 좋지 못한 전력사정을 다시끔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재건축 시스템과 건축 인원이 군인과 '속도전청년돌격대'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건축인력으로 돌격대 지휘관은 막대한 부(富)를 얻는다고 하니 자본화되고 있는 그들의 일상의 민낯을 여실히 파악할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뉴스에서 방송된 것을 본 기억이 나는데 2014년 5월 23층짜리 은정아파트 붕괴사고는 북한의 부동산 투자 열풍의 대표적 비극이라고 하며 부실공사가 야기한 인재라고 하니우리의 삼풍백화점 붕괴 원인가 같다는 점을 상기해볼때 부정부패로 인한 안전불감은 언제든지 큰 사고로 이어져 수많은 인명이 희생될수 있음을 경고해주기도 하네요.
돈벌이를 위해 중동 등 외국 노동자가 되고 중국 파견 여성 노동자가 되기를 원하는 현실과 '직업 거간꾼'이라는 인력 모집책의 활개, 이를 이용하여 돈벌이는 하는 간부와 신체검사를 위한 전문 검역소 소장까지 다양하게 연결된 루트를 통해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은 우리와 크게 다를바 없었으며 2017년 건설된 려명거리와 2015년 완성된 미래과학자거리를 통해서도 돈주라는 자본가의 힘이 작용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되네요.
북한에서 뇌물을 공공연한 일이 되어버렸고 누누가 어느 곳에서나 통용된다는 놀라운 사실과 사법, 검찰 기관의 뇌물 행위도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니 작금의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꿰뚫어 볼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북한에서는 "돈만 있으면 사형수도 살아난다"는 말이 있다. 수만 달러를 쓰면 사형수도 꺼낼 수 있다. 그런데 정치범은 아무리 뇌물을 써도 구할 수 없다. 북한에서는 살인범보다 정치범이 더 중죄인이다. p109
가장 많이 오가는 뇌물은 현금이며 평양의 음주는 맥주이고 그 중에서 '대동강맥주'가 대세라고 하네요. 치맥도 배달 가능하다고 하니 과거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지금 평양에서는 가능한 일이 되었네요.
평양의 지하철 그리고 무궤도전차와 택시, 질서유지대라는 특이한 직업
한류가 세계속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지금, 북한에서도 널리 알려지게 된 이야기등 참으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평양의 모습을 살펴볼수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가 1970년대 장발단속과 미니스커트 길이를 단속한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한에서도 단속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옷차림에 대한 통제가 있다고 하니 급속한 자본주의화를 막을려는 그들의 고육지책이 아닌가 싶고 설날 풍속은 한민족답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과 최고 명절은 '태양절'이라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네요.
사교육 열풍도 대단하고 무상 의료 체계의 실상과 결혼에 대한 관념과 결혼식 문화, 창업 아이템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그간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던 많은 사실들을 접할수 있었으며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실상도 잘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