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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맘을 이기는 해피맘 - 좋은 엄마를 꿈꾸는 초보 엄마들의 공감 이야기
트리샤 애쉬워스.애미 노빌 지음, 강현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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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겐 주어진 역할, 책임, 의무가 많다. 태어나면서부터 '해야만' 하는 일들과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고, 그 잣대에 어긋나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 능력 부족이라던가,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비난을 받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자책하기 마련이다. 엄마로서의 역할은 어떠한가? 결혼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연 지도 1년이 지났고, 자연스레 '아기를 낳으면 어떻게 키우자', '어떠한 부모가 되어야 되자'라는 등의 이야기를 남편과 나누고는 했다. 이러한 계획이 어느 순간 나에게 지나친 압박이라던가 강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엄마라는 이름... 왜 이런 말이 만들어졌을까?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의 엄마란 무조건적이어야 하고, 희생해야만 하고, 또 그러한 것들을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고 통용되어지는 듯 하다. 엄마의 개인적인 인생, 여자로서의 삶, 하나의 자아로서의 인생을 존중하지 않았고, 모든 책임과 역할을 떠맡겨 버린 생각들이 이런 말을 자연스레 만들어낸 것을 아닐까... 이 책의 마지막 장에 "행복한 엄마를 보고 자란 아이가 행복해진다"라는 말이 있다. 행복한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내 아이도 행복할 수 있을까? 안내서를 열어본다.

  알파맘, 베타맘... 육아 방식을 기준으로 양분된 엄마의 유형들이다. SBS 스페셜에서 소개된 엄마들의 교육 방식과 자녀 양육 습관을 접하면서, 나는 어느 쪽을 택해야 하나?? 나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고민해 보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로 느낀 점은...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의 선택은 나 자신에게 주어진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엄마들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그 강요는 가족들이나, 다른 사람들, 아이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바로 엄마 자신에게서 비롯된다. 직장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면서, 아이를 위한 간식을 챙기고, 항상 집안을 깨끗이 해야 하며, 책읽어주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하고, 남편에게도 또한 완벽한 아내가 되어야 하고, 어려운 육아나 가정 문제에 대해 맘편히 고민하고 불평을 늘어놓을 수도 없다.(그것은 바로 내가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프다거나, 학교에서 들고온 시험지에 동그라미가 많지 보이지 않을 때, 많은 엄마들은 '내 책임이야!!!'라면서 스스로에게 엄격한 회초리를 들때가 많을 것이다. 아이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엄마 때문일까?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이를 자기 의도대로, 계획대로 키우려 한다. 그러나 작가는 아이들은 엄마의 의도대로 조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책임감에 괴로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누군가와 나를 비교한다거나, 죄책감에 시달리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할 것이 아니라 완벽한 엄마라는 무거운 역할들은 잠시 내려놓고, 자신을 믿으며 자긴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는 행복한 엄마가 되라고 조언해 준다. 아래는 엄마의 행복을 위한 8가지 제안들이다.

 * 완벽한 엄마의 꿈을 버리자~!

* 나의 육아 방식을 믿어라~!

* 다른 부모는 경쟁자가 아니다~!

* 아이의 발달에 집착하지 말자~!

* 원하는 것을 남편에게 말하자~!

* 규칙적으로 나만의 시간을 가지자~!

* 거절하는 법을 배우자~!

* 나의 몸과 마음을 가꾸자~!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하게 두는 것이나 반대로 모든 것을 철저히 엄마의 계획대로 하게 만드는 것이나 두 경우 모두 분명 좋은 것은 아니다. 내 아이가 행복해 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거창하고 어려운 일들만은 아닐 것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행동과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아이를 기르고픈, 현명한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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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Book, The Cities of Ballpark : New York, Boston, Chicago, Atlanta, Los Angeles - 전5권 - 뉴욕, 보스턴, 시카고, 애틀란타, 로스엔젤레스에서 만나는 야구의 모든 것
F & F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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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디한 잡지책 같기도, 근사한 사진첩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야구를 통해 접하는 세련되고 자유로우며 개성있는 그들의 문화를 간접경험해보는 것이 두근두근 설레이고 재미있었다. 뉴욕과 보스턴, 시카고, 애틀랜타, 로스엔젤레스 5개 도시의 소속 야구팀 전적, 주요 선수, 경기장, 유니폼과 패션 등을 소개해주는 이 책은 비록 문자의 비중이 크게 차지하지는 않지만 멋진 사진을 통해 문자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해주고 상상해볼 수 있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어깨 너머로만 접했던 MLB에 대해서 좀 더 호기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언젠가는 꼭 한 번 나도 유명한 양키 스타디움이나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내가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과 모자를 두르고 큰 소리로 응원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1. New York-Yankees & Mets : 'sex and the city', 'Gossip Girl' 등의 대표적인 미국 드라마를 통해 만난 뉴욕은 환상의 도시였다. 미국 최대의 도시로 세계의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세계의 유행과 트렌드가 시작되는 이 곳은 비록 현재 경제 침체의 한파와 자본주의 맹신에 대한 비판으로 예전의 명성과 빛을 반짝반짝 뿜어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자유와 꿈이 가득한 멋진 도시이다. 파란색 줄무늬의 흰색 유니폼,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한 번은 들어봤음직한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보스턴에서 다시 언급), 2009년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 스타디움을 짓고 있는 양키즈와 'Amazing Mets'라는 수식이 붙는 드라마틱하고 뚝심있는 야구를 보여주는 메츠. 두 개의 팀이나 소유하고 있는 뉴욕은 야구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이 가득하고 짜릿한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2. Boston Redsox : 지성의 도시 보스턴, 케임브리지, 하버드 등의 세계 유명 대학의 위엄과 근엄이 있는 보스턴은 가장 오래된 역사의 펜웨이 스타디움을 소유하고 있고, 관광 자원으로도 잘 활용하고 있다. 경기 전에 즐기는 핫도그와 구장 근처의 펍에서 관중석을 대리만족하며 친구, 가족들과 함께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모든 야구인들의 행복일 것이다. 또한 보스턴에서 투수로 활약하다 타자로 전향한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즈로 헐값에 트레이드한 후 부진한 승률을 이어오던 보스턴의 낮은 승률은 '밤비노의 저주'라고 회자되며 레드삭스 팬들의 우승에 대한 갈망을 꾸준히 심어주었으니, 단순히 경기의 승패로만 팀에 대한 애정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몇 년전 개봉되었던 '날 미치게 하는 남자'라는 보스턴 광팬의 남자와 그 여자친구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보며 보스턴 레드삭스를 접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끌리는 팀이 바로 레드삭스!!이다.

 

  그 밖에도 재즈, 블루스, 오바마의 도시라 칭하는 낭만의 도시 Chicago의  Cubs, 남부의 따뜻한 태양 아래 보수적이지만 열정을 가진 Atlanta의 Braves, 국민 투수 박찬호의 첫 소속팀이었던 L.A-Dodgers(고지대에 위치하여 L.A의 경관을 한눈에 펼쳐볼 수 있는 다저스 스타디움은 그야말로 명관이라고 한다)와 붉은 모자의 천사 군단 Angels까지... 작지만 알찬 내용을 꾹꾹 담은 소중한 책은 좋은 선물이 되었다. MLB의 야구와 그와 함께 파생된 문화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고, 한국 야구 또한 좀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듯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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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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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 내 나이 또래 여성들의 개인 블로그를 다니다보면 노희경의 잔잔한 글귀를 스크랩해다 꾸며놓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나 또한 얼마전까지만 해도 점심 식사 후에는 현빈과 송혜교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는 했었다. <그들이 사는 세상> 방영 전, 현빈과 송혜교라는 두 스타의 조합도 물론 이슈화되었지만, 노희경과 표민수라는 작가와 PD의 결합이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으니, 얼마나 멋진 드라마일까!! 하며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드라마를 시작하게 되었다. 드라마는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과 상황,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생각들을 콕콕 집어낸다. 지오와 준영을 통해 아...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예전에 나와 그는 이랬었지... 내 이야기인 듯 상상해보고, 과거를 되씹어보며 주인공에 감정이입하곤 했었다.

 

작가의 글은 꾸밈이 없다. 담담하게, 무심한 듯, 혼자만의 일기장에 끄적끄적 낙서하듯 풀어낸 그의 삶과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잔잔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그러나 딱! 그만큼이다. 나의 기대가 지나쳤던 것일까. 글들은 정말로 혼자만 간직했어도 좋았을 듯하다. 책의 수익이 좋은 뜻으로 쓰여진다고 하지만,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책을 접한 나에게는 적잖은 실망감이 안겨져 그 빛을 스러지게끔 했다. 물론 책장을 넘기며 고개를 끄덕끄덕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본인이 자란 환경이나 엄마,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쓴 부분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지만 글들은 지금까지 내가 접해온 노희경의 파워에는 미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어쩌면 이것은 멋지고 예쁜 배우들과 멋진 카메라 기법에 맘에 쏙 드는 음악까지 가미되어 의도적으로 연출된 드라마에만 익숙해져 소담하고 깔끔한 문자만의 매력을 헛헛하다고 느끼는 나의 무식함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 의미를 곱씹고 마음으로 느껴야 할텐데, 작가만 탓할 일은 아닐 것이다.

 

어찌되었든 우리(시청률 면에서는 분명!! 일부이다)는 그동안 작가의 글을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때로는 슬픔을 때로는 기쁨을 충분히 공유하며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작가가 드라마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하겠다는 의지와 희망을 품고 있으니, 지금의 실망은 잠시 접어두고 또다른 아름다운 이야기로 다가와주길 기대해 보아야겠다.

 

"당시엔 그 상황이 너무도 서러워 코끝이 빨개지게 울었었는데, 이제 그 추억은 그냥 멋쩍을 뿐이다.

인생을 살면서 절대 잊혀질 것 같지 않은 장면들이 잊혀지고, 절대 용서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용서되면서 우리는 여자로 혹은 남자로 성장한다." - p.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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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히치하이크 - 미국에 간 카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강혜경 옮김 / 시공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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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쾌한 카티 같으니라구!! 이제 갓 20살을 넘은 말괄량이 카티와 함께 떠나는 미국 여행,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넘겼던 책장 하나하나마다 담겨있는린드그렌의 위트와 행복 바이러스는 책 읽는 내내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띄우게 했다.

여행의 시작... 얼마간의 미국 여행을 다녀온 카티의 남자친구 얀의 끊임없고, 장황한 미국 여행기 덕분에 도대체 미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카티는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러 나선다. 고지식하고 보수적이지만 카티를 끔찍이 사랑하는 이모는 펄쩍 날뛰며 여행을 막아보려 하지만, 뛰어난 외교술, 사교술로 무장한 카티는 결국 이모를 굴복시키며(그치만 결국 이모를 떼어놓지는 못했다.) 스웨덴에서 바다를 건너 미국으로 날아간다. 50년대에 발표된 카티의 미국 여행기는 역사 속의 미국 모습을 지금과 비교해 볼 수 있게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발랄하고 깜찍, 용감무쌍한 카티는 미국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린드드렌 소설 주인공 특유의 친화력과 사랑스러움으로 다가간다. 패션, 유행의 중심지인 뉴욕, 밥과 함께 떠난 자동차 여행, 버지니아와 뉴올리언즈까지... 미국의 전형적인 생활 모습과 문화를 카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미국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끔 해주었다. 이당시 린드그렌은 미국의 인종 문제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듯 하다. 전세계인들이 사랑하는 '허클베리 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미시시피강, 뉴올리언즈에서 경험하게 된 흑인에 대한 차별과 그것에 저항하고 넘어서기 위한 카티의 에피소드에 노력을 기울인 듯한 느낌이다.

"나는 호텔까지 걸어서 돌아왔다. 발이 아파 더는 걸을 수 없을 때까지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비참한 흑인들의 거주지를 따라 걸었다. 살갗이 벗겨져 아팠지만 내 마음은 그보다 더 아팠다. 어쩐지 내 발에 상처가 나니 오히려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저주를 퍼부으며 걷고
또 걸었다. 내가 속한 백인을 향해 던지는 저주였다..... 방으로 들어가 신발을 벗고 입으로 상처가 난 곳을 후후 불었다. 그게 그날 한 일 중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 -p.158.


어찌되었든, 미국에서의 카티의 자유분방한 생활과 연애를 걱정만 하던 이모가 황당하게도(?) 어릴 적 친구인 앤드루 아저씨와 결혼하게 되면서 카티는 진정으로 독립하게 되고 또다른 세상이 펼쳐지게 된다. 앞으로 이어지는 카티의 이탈리아, 프랑스 여행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작가의 글은 따뜻하고 위트가 넘치고, 순간순간의 상황에 대응하는 재치가 뛰어나다. 미국 특유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면서도 적절한 비판을 곁들이는 작가의 재주에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이번 겨울, 방학을 계기로 또다른 세계로의 휴식을 계획하고 있다. 나도 카티가 되어 색다른 경험과 문화를 즐겁고 유쾌하게 경험해보는 상상을 하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된다.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와 상쾌함을 안겨준 카티를 유난히 정겹게 느끼며 책장을 덮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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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1
츠츠미 미카 지음, 고정아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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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아침 출근길에 접하는 뉴스는 미국의 주가 하락, 환율 상승 등의 경제에 대한 우울한 소식들 뿐이다. 오늘은 미국과의 통화 교환(한-미 통화 스와프)협정이 맺어져, 한국의 위기 극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것이 첫 뉴스였고, 방송사에서는 새벽에 특보까지 했다고 하니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인지를 보여준다. 농담 삼아 하는 말 중에, 미국에서 기침만 살짝 해도 태평양을 건너 우리나라는 독감에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인데... 이 책을 읽고서 알게된 미국 경제의 현실은 이 말이 제발 사실이 아니길 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두려움과 걱정을 안겨 주었다.
 
미국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 그것도 경제에 초첨을 맞춘 책이라 솔직히 시작하기 전에는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이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츠츠미 미카라는 일본 작가는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취재를 하고 당시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인터뷰를 제시함으로서 그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우리가 모르고 있던 사실에 좀 더 가까이 찾아들어가 파헤쳐 주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빈곤이 으로 인한 비만 국민들, 2장은 민영화와 자유화에 의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3장은 의료비와 보험의 문제(이 역시 민영화 때문이다.), 4장은 학자금 대출과 청년 실업자들, 마지막으로 5장은 미국 지휘하의 전쟁과 그 이면에 감춰진 경제적 논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1장 빈곤이 만들어낸 비만 국민 :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고 멜라민 분유 파동 등 우리나라 또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에 계속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값이 싼 수입산 먹거리를 구매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서민들의 현실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의 유기농 코너에는 깔끔하게 다듬어진 푸른 색의 채소들이 즐비하고 있지만 턱없이 비싼 가격 때문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의식주의 문제에서조차 이렇게 평등하지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미국 또한 빈곤층은 값이 싸고 조리하기 편한 정크푸드로 한끼한끼를 연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크푸드의 계속적인 섭취로 인해 비만 인구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초, 중등학교에서는 비만 아동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탄산 음료 자판기 학교에서 퇴출시키는 방법을 도입하기는 하였지만, 조리하기 쉽고 값이 싼 기름기 많은 음식들은 학교 급식으로 계속 제공되고 있는 등의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뱃살이 후덕한 인품의 상징이라고 웃어넘기는 것은 조선시대의 이야기가 된 것 같다. 현재의 상황은 빈곤과 비만이라는 말이 동의어가 되어 가고 있으니 말이다.

2장 민영화에 의한 국내 난민과 자유화에 의한 경제 난민 : 2005년 뉴올리언즈에 카트리나가 도착하고 엄청한 인명 피해와 금전적 손실이 있었을 당시, 이것은 자연 재해가 아니라 인재였다는 말을 분명 많이 들었었다. 그저, 재해에 미리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관리를 소홀히 했었나 보다... 내 일이 아니라고 이렇게 쉽게 생각했었던 것이 얼마나 무지한 생각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FEMA(미연방긴급사태관리국)는 부시 정부 탄생 이후 공공 시설을 전체적으로 민영화하는 움직임에 따라 자유경쟁 시장에 내보내져, 최소의 비용을 들여 재해 대책 업무를 수행할 것인가의 기조로 진행되었다. 그에 따라 엄청난 허리케인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사전 조치 및 예방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거의 없었고, 사실상 FEMA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고, 재해 이후에도 이재민들에게 주어지는 기초 생활 수급이나 잔재 처리, 수해 복구 작업은 미비할 수 밖에 없었다. 재해에서의 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 영역에서도 자유화로 인한 빈부 차이는 계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생계를 위해 위험한 불법 이민을 감수하는 멕시코 및 중남미 이민자들은 범죄자로 취급되고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 수는 매일같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니, 무엇을 위하여 불나방같이 뜨거운 불인 미국 사회에 뛰어들고 있는지... 안타까운 현실이다. 

3장 단 한 번의 질환으로 빈곤층으로 전락한 사람들 : 영국 연수를 다녀왔던 친구가 당시 병원에서 의사와의 15분 상담 후에 15만원 가량의 금액을 지불했었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던 적이 있다. 아...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혜택을 왜 그동안 고마운 줄 모르고 살았던가...ㅋ 책에는 당일치기 출산을 하는 산모들과 병을 참다참다 견디지 못해 결국엔 구급차로 실려오는 환자들, 약물에만 의지하여 병을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 비싼 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해 무보험으로 살고 있는 많은 미국 시민들, 엄청난 업무와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등등이 나온다.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젖어있던 미국 병원과 의사에 대한 환상이 산산히 깨져버렸다. 불안한 것은 이러한 상황들이 나타나게 된 의료 민영화 정책을 우리나라 현 정부에서도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발, 앞뒤를 따져보고 국민의 '생명'을 등한시하는 기본적인 국가 구성의 원칙조차 무시하는 나라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4장 출구를 차단당한 젊은이들 : 미국의 고교 중퇴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학력 저하 현상은 학생 개개인의 성격이나 학습에 대한 의욕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바로 경제적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졸업 후에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는 커녕,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엄청난 금액의 대학 학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학생들은 국가의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진 '낙오 학생 방지법안'에 속아넘어가 군에 자원 입대하게 되고, 결국은 전쟁터에 내던져져 하루하루 목숨을 걱정하게 되는 신세가 된다. 운이 좋아,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하더라고 엄청난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카드를 쓰게 되고 졸업과 동시에 학비 및 신용카드의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된다. 더더구나 취직도 안 된다고 하니... 젊은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하고, 그들을 속여 전쟁과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국가의 상업적인 의도로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5장 전 세계의 근로 빈곤층이 지탱하고 있는 '민영화된 전쟁' : 미국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전쟁을 빼놓을 수 없다. 국제 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이익 창출 중의 하나가 약자(빈곤층)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인데(정크 푸드 판매 기업들과 같은 맥락), 이러한 빈곤 비즈니스의 국가 차원이 바로 '전쟁'이라고 한다. 이라크로 파병된 빈곤 청년층과 전쟁 기반 시설, 장비들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생활과는 반대로 전쟁과 관련된 민간 기업들은 하루하루 윤택해지고 있다. 정의가 무엇이고, 돈을 벌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가 사라져,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이다. 시장 원리는 열심히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모두에게 전하지만, 그 실상은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을 떨칠 수 없고, 오히려 점점 더 기본적인 생활에서 멀어지고, 목숨마저 버릴 수 밖에 없게 되니, 이론은 현실과는 맞아떨어지지 않고, 그 이론을 무지한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문제점을 내부에 안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이끌어가는 세계 최강국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허황된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들이 언제쯤 드러날지... 아니 어쩌면 전 세계인들은 이러한 모순과 어려운 상황들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무서운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혼자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고, 국제적인 관계 속에서의 위치도 중요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정책과 결정만으로는 살아나가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으로 쫓아갈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알았으니, 그것을 토대로 어떠한 것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고,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인지 신중하고 현명하게 경제적 위기를 극복해 나가길 바래야겠다. 제발 현재 미국의 모습이 미래 한국이 되지 않기를... 신자유주의의 기로에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한 힘없는 국민으로 한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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