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굴레에서 1 p. 194

그가 신앙을 버린 것은 딴 이유보다 그에게 종교적인 기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앙이 밖에서 강요되어 왔을 뿐이었다. 그것은 환경과 범례의 문제였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범례를 통해 그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의신앙을 간단히 벗어던져 버렸다. 마치 몸에 맞지 않게 된 외투처럼, 비록 깨닫지는 못했지만 신앙이 오랫동안 그를 지탱해 왔던지라, 그것을 버리고 나자, 처음에는 삶이 낯설고 외롭게 보였다. 지팡이에 의지해 오던 사람이 갑자기 지팡이 없이 걷게된 기분이었다. 낮은 더 춥고, 밤은 더 외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벅찬 감격이 그를 버티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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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 1 p. 117

한 가지 생각이 마음을 괴롭혔다. 혼자서 성단소(聖壇所)를 지나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교생이 의례에 참석한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아들의 견진례를 보러 온 학부모들도 있다. 이들에게 절룩거리며 걷는 자신의 모습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견딜 수 없이 두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막상 내가 되자 갑자기 굴욕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느낌이 들 었다. 대성당의 드높은 천장 아래 하찮고 작은 존재가 되어 성단소를 향해 절룩절룩 걸어가면서, 그는 뚜렷한 의식으로 사랑 의 하느님께 자신의 불구를 제물로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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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 1 p. 62

 어느 날, 그는 행운을 만났다. 레인이 번역한 『아라비안 나 이트를 발견한 것이다. 처음에는 삽화에 사로잡혔다가 다음엔 마법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읽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다른이야기들도 마저 읽었다. 재미있는 부분은 읽고 또 읽었다. 판생각은 아무것도 나지 않았다. 주변의 생활을 깡그리 잊고 말았다. 사람들이 두세 차례 불러야 점심을 먹으러 갔다. 필립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독서 습관을 형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스스로는 깨닫지 못했지만, 그럼으로써 필립은 인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현실의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서 나날의 현실 세계를 쓰라린 실망의 근원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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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재밌다. 한 챕터마다 쌍둥이가 영혼을 요리하기 위해 가상현실을 설계하는데 이 설정 자체가 기발하다.
악이 있으면 선도 있는 법인데 시리즈로 나와 좀 더 세계관이 확장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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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왕국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9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돌고 돌아 진실에 다가가기까지
노련한 형사마저 길을 잃게 만든 광기의 왕국. 환자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었던 라두너 박사의 침묵이 이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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