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를 믿다
나스타샤 마르탱 지음, 한국화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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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인류학자인 저자는 시베리아와 러시아 극동 지역 캄차카 반도에 사는 에벤인을 연구하던 중 숲에서 만난 곰과 맹렬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곰은 그녀의 몸과 얼굴에 씻을 수 없는 엄청난 흔적을 각인시켜 놓는다.

곰이 물고 가버린 그녀의 한쪽 턱은 러시아의 의료능력을 믿지 못하는 프랑스 의사들에 의해 제거되고, 재수술을 받게 되나 부작용으로 세번째 재건 수술을 받게 된다.

가족과 지인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나 그녀를 바라보는 지인들의 눈에서 동정심을 읽어낸 그녀는 그들로부터 도망치듯, 치유를 위해 캄차카 반도로 떠난다.



저자 나스타샤 마르탱은 강인한 여성이다.
29살의 젊은 나이에 곰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그녀는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자 사고를 당했던 그곳으로 치유를 위해 떠난다.

믿기지 않았다.
나라면 트라우마로 두 번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을 것인데.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녀에게 마음을 연 것은 아니었지만 이방인을 딸처럼, 가족처럼 진심으로 따뜻하게 품어주는 다리아와 그녀의 가족들의 모습에서 왜 그녀가 다시금 이곳을 되돌아왔는지 알겠더군.

그녀를 대하는 다리아의 모습과 삶의 방식에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가 떠오르기도.😌

샤머니즘을 믿으며 인간이 지구상의 유일한 종이라 착각하지 않는 그들의 삶은 끝없는 욕심과 탐욕으로 지구를 함부로 대하며 살아가는 우리와의 삶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일까? 순간순간 숙연해지고도한다.

특히, 곰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저자를 향해 [곰들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지, 너를 살려둠으로써]....라고 말하는 다리아의 이야기가 인상깊게 다가왔다.

일반인인 나의 눈에도 이들의 삶이 신비스러운데 인류학자인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의 삶은 상당히 매혹적이었을 듯 싶다.



필력이 대단하다.
고통스러웠을 자신의 얼굴 재건 수술과정을 위트있는 단어로 표현해서 피식 웃게 만들더니,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문장으로 독자를 설레게도 만든다.

그러더니 3장 <봄>에서는 수준높은 거침없는 필력으로 본격적으로 독자를 놀래켜준다.

철학적이고 다소 어려운 문장들이 등장할 때면 속도를 줄여 천천히 읽기도 했다. 속도를 줄이며 읽다보면 다시금 저자의 필력에 혀를 내두르게 되더라.

어떠한 고난이 닥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를 멋지게 보여주는 매력적이고 수준높은 에세이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비채서포터즈3기 #도서협찬 #솔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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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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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월.
저명한 유대인 작가인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에 자신을 사칭하며 공포의 이반 제판을 방청하고,
디아스포니즘(현재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유럽 출신의 유대인들을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 원래 살고 있던 나라로 돌려보내 정착시키는 프로그램)을 외치며 정치 활동을 하는 사칭범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수면제 할시온의 부작용으로 자살 위기를 겪었던 필립 로스. 이 소식 또한 할시온의 부작용으로 자신이 만든 환상이라 여기며 무시하려 했으나,
작가다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아내까지 속이며 예정보다 일찍 이스라엘로 향한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작은 요소들까지도 빼어 닮은 제2의 필립 로스.
왜 그는 필립 로스를 사칭하며 진짜인 척! 무모한 행보를 멈추지 않는 걸까? 그의 정체와 저의가 어찌나 궁금하던지.

사칭범을 '피픽'이라 칭하며 변호사나 경찰서를 찾기보다는, 그에 대한 집착으로 신경쇠약 증상까지 보이며 불나방처럼 사서 고생을 하는 듯한 진짜 필립 로스.
그의 행보는 한편으론 이해가 가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이해가 안 가더라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압도적인 서사와 광기에 사로잡힌 듯한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읽는 내내 감탄하고 감탄하며 작가의 급이 다른 필력에 매료되었다.👍

특히,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두 명의 필립 로스가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행보는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한 나머지 책이 어렵다 느끼면서도 끝까지 부여잡고 읽게 만든다.



작가는 이 모든 이야기가 허구라고 밝히지만,
실제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과 실존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현실과 허구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 책엔

◾️유럽 내 반유대주의,
◾️시오니즘(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조상의 땅이었던 팔레스타인 지역에 그들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민족주의 운동),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멈추지 않는 분쟁과 그 대안은 무엇인가?
◾️유대인들의 정체성,
◾️민족주의를 강요하는 기성세대와 그에 반발하는 젊은 세대간의 갈등,
◾️중동 사회와의 평화적인 공생을 위해 이스라엘이 나아갈 방향 등을 심도있게 담아냈다.

유대계 작가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담은 지성의 목소리로 유대인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나간다. 그간에 몰랐던 유대인들의 감추고 싶은 민낯(?)을 들여다 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거침이 없다.

또한, 이야기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저자의 소신 발언이 등장한다.
이러한 거침없음이 지금의 거장이란 호칭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더라는.😌


(#비채서포터즈3기 #도서제공 #솔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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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산정에서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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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을 품었고 그 산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는다.🫶

그들이 걷는 산을 나 역시 함께 걷는다. 그들이 보는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나도 저 산에 한번 오르고 싶다는 갈망이 막 생기더라는.



행복에 겨운 날들도 있었지만 살다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세상 탓, 남 탓하며
때론 겨우겨우.
오늘은 그럭저럭.
또다시 다가올 내일을 살아내야 하는 우리다.

이 책의 등장인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입으로 내뱉지 못하고 꽁꽁 싸매놓은 감정들을 산 위에서 토해내며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내 지인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다.🥹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 작가였던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고 감탄하며 고급진 미나토 가나토표 힐링물에 매료되어 '좋다'라는 혼잣말을 수도 없이 내뱉고 있더라는.🫶

푹~빠져 읽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전작 <여자들의 등산일기>를 결제하고 있더라.

원서가 주는 감동을 한국의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듯한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번역 또한 좋았다.

하룻동안 행복한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다.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더라.


(#비채서포터즈3기 #도서제공 #솔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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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벌쓰데이 한국추리문학선 19
양시명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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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육신 멀쩡한 청년이 인쇄소 여사장 하윤의 차에 뛰어든다. 하윤의 인생이 하루아침에 지옥이 될 뻔했지. 욕을 한바가지 해줘도 시원찮을 이 망할 청년은 다행히도 병원에서 깨어났다.

근데 이 청년 자기 머리속이 지우개란다. 암것두 기억이 안 난단다.

하윤이 신분증을 들이대며 니가 나한이냐? 하니 내가 나한인가요? 한다. 그저 미칠 노릇이다.

결국 오갈데 없는 나한을 하윤이 거두게 되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이유없이 움츠러드는 나한.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증 폭발한다.

(하윤의 집안 꼴이 내 지인의 언니와 너무나 닮아 있어 소름 돋았잖아. 인쇄소 대신 의류업. 필리핀 대신 미국만 다를 뿐 진짜 붕어빵.🫣)

그나저나 어찌 돌아가는 모양새가 불안불안하더니 급기야!!!
하윤 싸장님...니가 어른인데 그러면 안 되잖아...흥분하며 읽다보면 어느세 2장 끝.

책먹는 여우마냥 페이지가 막 넘어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나한의 서사가 펼쳐지고, 모든 비극이 시작된 눈이 미친듯이 퍼붓던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된 순간!!!

달려가서 나한이를 막 안아주고 싶더라. 얼마나 짠하고 안됐던지....🤧

그제서야 그간의 행동이 다 이해되더라는.



사연 없는 인생 없다더니 마음에 응어리를 하나씩 품은 채, 제각기 이유는 다르지만 오로지 한 인물의 결백을 굳건히 믿으며 오랜 세월을 동분서주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뭉클하던지.🥹

남자들의 사랑과 우정에 감동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친구는 갖고 싶다고 아무나 다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부럽기까지 하더라.🫶

덕분에 안타까운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결말을 향해 고고고.



눈내리는 그날의 진상을 알게 됐을때 범인은 바로 너다!! 라는 확신이 들었지만 세상에 그 망할 놈이 그 놈일 줄은.🫣

쉿!!🤫....스포주의.✍️

거기다 생각치 못했던 복병?의 등장으로 순간 얼음.🧊

이야기 중간중간 잔펀치를 툭툭 날리시더니 이 두방에 KO패 당했다는.

정의를 보여주는 확실한 권선징악에 막혔던 속이 뻥 뚫림과 동시에 이들도 이제는 행복해질 수 있겠구나 싶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나.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페이지터너였다지.👍
책태기 처방약이 탄생한 건가 싶더라.


(박소해의 장르살롱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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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영국 동화 - 곰 세 마리부터 아기 돼지 삼 형제까지 흥미진진한 영국 동화 50편 드디어 시리즈 3
조셉 제이콥스 지음, 아서 래컴 외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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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좀 씹어 묵었다 자부했는데 여지껏 착각 속에 살았더이다.🙄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거 같은 너~라는 노래 가사마냥 이런저런 버전으로 몇십 번 듣고, 보고, 나중엔 내 딸에게도 수십 번 읽어주었던 익숙한 동화임에도 낯설다!! 새롭다!! 느껴지는 부분이 꼭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원작이 주는 즐거움인가 싶더라는.👍

또한, 분명 낯선 이야기인데도 어디서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만큼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랑을 받아 왔고, 수많은 입을 통해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 탓이 아닐까 싶다.😌

때론 엉뚱하고 기괴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한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신박한 이야기는 감탄을 자아내기도, 피식피식 웃게도 만든다.

풍자와 교훈, 지혜로움이 녹아있는 이야기지만 참신한 전개는 장르소설 못지않은 재미를 안겨준다.🫶

그나저나 이 안에 코믹,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가 다 담겨 있으니 동화야말로 장르소설의 시조새가 아닌가 싶다는.

동화는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속이 시끄러울 때 나만의 치료법은 바로 동화읽기. 나의 새로운 약이 추가 되었으니 이 아니 좋을쏘냐.💕

다채로운 맛을 품고있는 오미자같은 책이다.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이 책 어떠신지?!🫶


(#도서협찬 #도서제공 #솔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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