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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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영혼은 육체라는 뻘 속에 갇혀 있어서 무디고 둔한 것이다. 영혼의 지각 능력이란 조잡하고 불확실한 법이다. 그래서 영혼은 아무것도 분명하고 확실하게는 예견할 수 없다. 미래라는 게 예견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이별은 얼마나 다른 것일 수 있었을까. (본문 중)

작품은 새벽녁 항구의 한 카페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의 사랑하는 친구가 조국 그리스로 떠나며 주인공과 이별을 나눈다. '위험에 처한 수천만 동포를 구하기 위해' 라고 말하는 그는 행동하는 지성인이다. 그에 반해 주인공은 책벌레로 불리우는 스스로의 모습에 분노하며 자신이 살아온 것과는 반대의 삶을 살아보리라 생각하며, 크레타의 갈탄광에서 노동자의 삶을 꿈꾸며 여행을 결심한다. 그때 60대의 낯선 사내가 주인공에게 나타나고 자신을 여행에 데리고 가 달라고 매달린다.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오?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 보는 버릇 말이오. 자, 젊은 양반, 결정해 버리쇼. 눈 꽉 감고 해버리는 거요.(본문 중)

떼쓰듯이 매달리는 이 사람이 '알렉시스 조르바'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인 이 책의 주인공이며 카잔차키스가 실제 여행 중 만났던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산투르라는 악기를 배우고 싶어 가진 돈을 몽창 털어 악기를 사서 1년동안 악기만 배우는 열정을 가졌고, 하느님과 악마를 동일 선상에 두는 그는 자신을 '자유'라는 말로 표현한다.

두 주인공은 완전히 상반되는 인물이다. 책 속의 ''는 글을 쓰고, 붓다의 사상에 심취해 있으며, 사회주의 공동체를 이상으로 품고 있는 지식인이다. 이론 속에서 이상을 찾은 사람인 것이다. 반면 '조르바'는 행상, 광부, 군인 등 별의별 일을 다 해본 그는 세상을 자유로이 다니며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삶을 산다. 주인공 ''는 '조르바'의 거침없고 꾸밈없으며 솔직한 그의 행동과 열정에 끌린다. 이렇게 크레타에서 두사람의 동행은 시작된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신기해도 예사로 신기한 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 더러운 놈의 세상에서 자유를 누리고 싶으면 살인을 저지르고 사기 치고 해야 한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말이 났으니까 말이지, 내가 죽이고 사기 친 이야기를 다 한다면 두목, 아마 머리털 끝이 송두리째 곤두설 겁니다. 그런데도 그 결과 웃겨. 자유라니! 우리 같은 것들에게 벼락을 내리지 않고 자유를 주신 하느님이라니. 나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본문 중)

'조르바'라는 인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과부를 보면 본능에 충실하고, 법이나 제도와는 상관없이 마음이 시키는대로 행동하고, 갈탄광에서 최선을 다하는 광부의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가엾은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해 판단하기보단 눈물을 흘리며 동정하는 마음의 소유자. 자유와 방종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는 그를 그래서인지 비난하기 어렵다고 할까.

자유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덕적인 잣대와 규범이란 틀에서 살아와서 형성된 고정관념이란 의식이 '조르바'를 내 마음속에서 난도질하려고 한다. 많은 유명인사들이 추천하고 감동받았다는 '조르바'는 60을 넘긴 지혜로운 노인의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아직도 철없는 아이같은 순수함,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돈키호테같은 무모함, 무엇에도 구애받고 싶어하지 않은 자유로움, 마음이 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 등 풋풋한 청년의 모습을 그에게서 발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에 대한 인간의 입장에서는 파격적이란 생각이 든다. 하느님과 악마를 비슷한 존재로 정의하고, 종교에서 정의하는 선과 악의 본질적인 정의를 거부한다. 여기서 자유는 모든 것에서 자유를 말하지만 특히 인간이란 존재가 절대자 신으로부터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 죽음의 목전에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신을 인정하지 않던지, 신 앞에 부끄러운게 없던지 둘 중 하나의 의미를 받아 들여 진다. 이런 추측은 나의 지나친 비약일까? 이리 자신있게 말한 카잔차키스가 내심 부럽기도 하다. 세상의 틀이 그저 편안한 그래서 오히려 '자유'가 낯설고 불편한 나에게 이해하기 조차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조르바의 삶이 내 삶에 당장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없지만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가 믿는 신에 대하여,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삶에 대해서 과연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지 그 안에서 얼마나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그동안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이 어쩜 조금은 다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아주 조금씩 비집고 들어오는 것 같다. 1년쯤 지난 후 다시 한번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어 보고 싶다. 그때 이 책을 대하는 내 마음은 어떨지 어떤 변화가 나에게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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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배치 아이디어 123 집도감 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시리즈 1
X-Knowledge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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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지를 선택할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몇가지 있다. 햇볕이 잘 들어오는 지, 바람이 잘 통하는지, 너무 추운 집은 아닌지 등이 집을 선택할때 고려하는 부분인데 이 정도는 일반적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유사하게 고려하는 부분이다. 이런 기본적인 것에 부가적으로 고려한다면 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반영되어진 주택일텐데, 자신이 어떤것을 중요시 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거실이 넓고 조망이 좋을 것, 부엌이 집의 중심이 되어 가족이  모이는 아늑한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램, 나의 작업공간과 더불어 조금의 여유가 허락된다면 오디오시스템이 구비된 멀티룸이 있으면 하는 것과 같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정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듯 늘어만 가는 wish list 가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구상을 해보기도 하는데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책을 보는 것이다. 여러 건축사례를 보며 좋은 것은 내 것으로 만들어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양한 공간 배치 아이디어를 사례 중심으로 소개한다. 특정 작가의 건축 사례가 아니라 일본의 여러 건축설계사의 작품이고, 책은 11가지 테마로 나뉘어 123곳 주택의 노하우를 보여 준다. 조망, 공간 사이의 배치, 자연친화적인 집, 목재를 이용, 공간활용, 수납중심, 주방중심의 배치, 다세대 공간 등 한번쯤은 이상적인 공간으로 꿈꾸던 테마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실제 건물의 평면도와 조감도를 보여주며 설명한다.  현실적이면서 이상에 가까운 공간을 만드는 것. 이 책에서 한 수 배워 보려 한다.
 

나의 이상 속 집의 특징 중 하나는 조망이 근사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 책에서 첫번째 테마로 '조망이 좋은 방을 갖고 싶다'인 것을 보면 '조망'에 대한 로망을 가지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일테다. 집 주변의 경치를 집 안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창문에 따라 달리 보여질텐데 창의 모양과 위치,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들어 전면창인지 가로로 긴 창인지 대형 미닫이창 등의 사례들이 소개된다. 특히 시도하기는 어렵겠지만 욕실에서 즐기는 풍경이 좋아 보였고, 천장 높이를 달리한 거실도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다.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부분에서는 일본건물에서 자주 만나는 양식이 눈에 띈다. 방과 방을 연결하는 안뜰인데 목조 데크를 이용해서 실내로도 꾸밀 수도 있지만, 집안의 마당으로 만들어 작은 정원으로 가꾸는 것도 흔히 만나게 된다. 나무와 식물들이 집과 잘 조화되어 자연친화적인 효과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작은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 것. 주택설계의 이상 중에 하나인데 특히 일본건축에서는 많이 강조되어 있다. 틈새 공간을 활용한 수납, 간접 조명을 건물의 구조와 조화롭게 이용하는 방법, 벽과 천장의 각도를 이용해서 넓게 보이는 효과를 내는 등 주변에서 활용되지 않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나 빌라의 내부 구조는 거의 유사하다 보니 일본의 건축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건축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많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약간 아쉬운 것은 신축을 할 수 없는 경우 리모델링의 사례가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제공되는 조감도의 사진이 작아 평면도가 어찌 반영되었는지 알아보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이런 부분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이 책에는 기발나고 독특한 주거 공간을 많이 소개하고 있어 내가 살고 있는 공간과 비교해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경험이 된다. 건축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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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담은 글씨 -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캘리그라피 책, 박병철의 멋글씨 가이드북
박병철 지음 / 샘터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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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체에 대한 나의 관심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반에 글씨체가 남다른 친구를 보면 그 친구의 노트를 꼭 빌려 보곤 했다. 친구의 멋진 글씨체를 따라 써보기도 하고 노트정리에 공을 들였었다. 글씨체가 마음에 들어야 정리한 노트를 자주 보게 되니 나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 노트 정리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노트정리를 잘하기 위해 만년필, 볼펜, 수성펜과 다양한 노트 등 여러가지 재료의 선택도 중요한 일이라 문구점가는 걸 좋아했고,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옷가게 가는 것 보다 문구점을 더 애용했다고나 할까. 나의 서체사랑은 엄마에게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엄마가 글씨를 잘 쓰셨던 까닭에 엄마가 배우는 서예학원도 기웃거리고, 펜글씨 쓰는 것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글씨체에 대한 관심은 어른이 되면서도 여전히 이어져 지금은 컴퓨터의 폰트를 열심히 찾아다니곤 한다. 그런데 간혹 책을 읽을때 맘에 안드는 글씨체와 지나치게 자간이 좁은 글씨는 읽기가 싫고 내용과 상관없이 책을 멀리하게 되니 글씨체에 지나치게 민감한 것이 가끔은 독이 되기도 한다.

몇년전부터 '캘리그라피'라는 생소한 단어를 듣게 되었다. 자유로워 보였고, 마음대로 쓴 것 같으나 나름의 질서가 보이고 아름다웠다고나 할까. 멋글씨는 나에게 그리 보였다.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으로 유명한 책의 작가 박병철은 캘리그라피 작가로 널리 알려진 분이라 한다. 나는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지만. 페이스북의 작가의 사이트 마음글밥은 3000명이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고 있는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가였다.

 

 

 

캘리그라피의 의미를 '뜻, 내용, 모양, 소리, 동작 등을 멋스럽고 아름다운 글꼴로 표현하는 것' 이렇게 정리한다. 글의 내용, 상황, 시간, 마음 상태에 따라 글의 모양이 달라져야 하고, 표현되는 글에서 마음이 느껴져야 하는 것으로 인해 글씨체에서 끝날 수 있었던 것을 아름다움이란걸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 승화된 것이 아닐까.

글씨, 마음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
작가는 멋글씨를 쓰기 위한 것으로 먼저 마음을 담을 준비를 하여야함과 일상의 순간 순간 느끼는 감정을 메모하며 감정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필요함을 말한다. 다음으로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고 한다. 자유로운 상상속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런 준비작업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글씨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변화되어가는 것을 연습하고, 좋은 글씨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 이 모든 과정이 멋글씨를 쓰는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멋글씨를 본격적으로 써보는 단락에서는 다양한 재료의 쓰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쓰는 도구에 따라 쓰여지는 느낌이 다르고, 쓰여지는 종이의 종류에 따라 글을 쓴 느낌이 달라진다. 재활용을 장려하는 작가는 어느 재료 하나 허투루 사용하지 않아 보인다. 폐휴지를 활용하여 쓰는 도구로 사용한 글씨도 멋스러우니 도전해볼만한 재료로 보인다.

 

 

 

멋글씨에서 중요한 것은 글의 내용과 표현되는 글씨의 모양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용은 부드러운데 딱딱한 글씨모양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처럼 느낌이 글씨에 표현되는 것이야 말로 멋글씨의 중요한 표현법인 것이다. 캘리그라피를 우리말로 '멋글씨'라 이름 붙이니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라는 한 글자에는 상황에 적합한, 세련된, 아름다운 등의 여러 의미들을 다 가지고 있어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이 없을 듯 싶다.


책을 읽는 동안 여러번 연습하고 연습했으나 마음에 드는 글씨는 아직 쓰지 못했다. 내 글씨체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고 마음을 담은 글씨를 쓸려면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할 듯 하다. 많은 연습을 통해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글씨를 쓸 수 있게 된다면, 짧은 단문의 멋글씨를 써서 내 마음의 글을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 하다. 기왕이면 작가의 표현대로 '꼴'값하는 나만의 글씨를 찾아내어 쓸 수 있으면 좋겠다.^^; 

글씨도 주인을 닮아갑니다. 겉멋이 든 사람의 글씨는 요란하고 시끄럽습니다. 진심으로 쓰는 사람의 글씨는 사랑이 넘치며 오래도록 여운이 남고 소유하고 간직하고 싶습니다. '나'라는 존재를 먼저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진심이 담긴 글씨를 써보시기 바랍니다. 글꼴을 연구하고 찾기를 게을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내가 쓴 글씨가 밤하늘의 별처럼 감성을 수놓는 상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사람에게 웃음과 행복을 줄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꼴값을 떠는 글씨, 꼭 써보시기 바랍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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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디자인의 발견 - 거트루드 지킬부터 모네까지 유럽 최고의 정원을 만든 가든 디자이너들의 세계 오경아의 정원학교 시리즈
오경아 지음 / 궁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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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을 짓거나 건물을 짓게 되면 건축허가 조항으로 조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 필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나 공동주택에는 아주 작은 비율로 조경이 조성되어 있어 내집 마당의 가든 같은 느낌이 안든다. 언젠가 내가 꿈꾸는 작은 집을 지을 수 있다면 그때는 작지만 아름다운 가든을 만들고 싶다. 막연히 이런 생각을 했지만 '만약이란' 조건이 충족된다면 반드시 마당이 있고, 울타리가 있고, 화원이 있었으면 한다. 이런 바램은 어릴적 읽었던 <비밀의 화원>이란 책 속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대한 동경일 수 있고, 자연과 너무 멀리 떨어져 사는 탓에 자연에 대한 그리움일 수도 있을꺼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막연한 나의 꿈 속에서만 그리던 정원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났다. 바로 이 책 <가든 디자인의 발견>을 만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긴 버릇 중 하나는 작가의 이력을 꼼꼼히 살피게 된다. 대체 어찌 살다가 이런 책을 썼을까 라는 궁금증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작가 오경아는 방송작가 출신이었다. 영국에서 조경학을 7년간 공부했고, 식물에 대한 이해를 위해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의 인턴 정원사로 일했다고 한다. 이미 정원을 주제로한 에세지 책을 몇 권 출간했고 그녀의 전문적인 가드닝 지식을 담은 책으로는 이 책이 두번째였다. 현재는 속초에서 '오경아의 정원학교'에서 강좌를 하고 있다.

 

책은 2 part 로 나뉘어 있다. 1부에는 가든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하고, 2부에선 유럽 가든 디자인의 실제 사례가 중심인데, 대표적인 10 곳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부 가든 디자인의 소개를 보면, 가든 디자인은 피상적으로 떠올렸던 범위가 아니었다. 책 읽기 전에는 가든에 어떤 식물을 심고,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가꾸어가는지에 대해 설계하고 조언하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가든을 구성하고 있는 주변의 건축물과 길, 예술작품, 담장 또는 울타리 등이 모든 포함되는 영역이었고, 더불어 꽃이나 나무의 종류와 배치 등 전체 구성을 그리는 큰 그림을 짜는 역할이 가든 디자인의 역할인 것이다. 사람이 거주하는 집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영역을 설계하는 것이라 보아도 무방한듯 싶다. 그래서 작가는 가든 디자이너는 건축, 원예, 예술에 대한 공부를 하고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든 디자인은 식물, 건축, 디자인의 이해를 통해 정원이라는 공간을 아름답고, 기능적으로, 안락하게 구성하는 작업이다.

(본문 중)

가든 디자인에 앞서 설계할 곳에 대한 사전조사의 필요가 있다. 측량, 날씨, 주변환경, 흙의 상태 등 꽤 많은 요소를 고려하여야 하고, 이 사전조사 결과에 따라 구성할 수 있는 식물도 달라질 수 있다. 사전조사를 토대로 구체적인 예산을 파악하여 그 범위에 맞추어 재료를 고려하고, 주변 환경과의 조화, 땅의 측량, 동선들을 파악하여 평면도를 그리게 된다. 건축가가 설계도를 그리듯이 가든 디자이너도 동일한 작업을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정원 구성의 9대 요소(동선, 입구, 바닥, 울타리, 경계, 레벨 체인지, 구조물, 화분, 앉는 공간, 식물 디자인)를 하나씩 세부적으로 설명한다. 구성요소만 잘 이해하고 적용하더라도 개인의 취양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형될 수 있는 소재와 디자인, 색깔로 구성하여 개성있는 자신의 가든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고, 디자이너의 지식과 감각을 총동원하여 설계하고 만들어진 유럽의 가든 10곳이 2부에 소개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거의 다 규모가 상당하다. 우리나라보다 땅의 면적이 큰 탓도 있겠고, 가든 디자인의 역사를 대표할만한 장소로 소개되는 곳들이라 당대의 재력가들 소유​지였을 것이다.

 

 

 

 

러우샴 정원 - 풍경 정원의 진수
찰스 브리지맨이 설계를 시작했고, 윌리엄 켄트에 의해 완성된 러우샴 정원은 영국 옥스퍼드셔에 위치한 개인 정원이다. 17세기 유럽의 절대왕정시대의 바로크 양식은 통제되고 '정확함, 균형감'이 강조되었다면, 18세기 러우샴 정원이 조성되던 시기엔 '자유로움, 자연스러움'이라는 형태의 변화를 맞게 된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 따라 디자인의 형태도 달라지니 작가가 안내하는 역사이야기가 흥미롭고 디자인을 이해하는데 배경지식이 되어 준다. 러우샴 정원에서 특이한 부분은 울타리가 땅으로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하하(HaHa)라고 부르는 이 울타리는 도랑같이 농경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인데, 시야를 가리는 울타리가 없어 전체 면적이 넓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러우샴 정원이 넓지는 않지만 종종 길을 잃을 수 있도록 미로같은 구성을 하였고, 걷다보면 예기치 않게 만나는 조각물과 라틴어 시는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생각꺼리를 제공해준다.

 

 

지베르니 정원 - 인상주의 화가의 정원
클로드 모네가 디자인한 이 정원은 모네의 작품을 좋아하는 탓에 관심이 간다. 프랑스에 위치한 이 곳은 모네가 기차를 타고 가다가 발견한 땅을 구입해서 정원을 디자인하고 완성한 곳이라고 한다. 모네가 직접 화원을 가꾸고, 그림 그리는 작업을 이 곳에서 했다고 하니 모네의 예술혼이 살아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한 이 정원은 모네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가든이 조성된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특징을 설명하는 것을 읽는 과정이 강의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가질 수는 없지만 가든 디자인에 대한 기초도 없는 나에게는 많이 어렵지 않았다. 이 책을 읽다보니 가드닝의 첫번째 책 <정원의 발견> 을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정원의 핵심 요소인 식물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화원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없을테니까.

 

책의 말미에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스케치 작품이 소개된다.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가든 디자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고, 정성스럽게 만든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여태 화원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좀 더 빨리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작게 텃밭이라도 말이다. 좋은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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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토케미컬을 먹어라 - 면역력을 높이는 항산화 항암 영양소
탁상숙 지음 / 다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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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보건복지부의 발표자료를 보면 평균수명까지 생존시 남자 5명 중 2명, 여자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여자를 기준으로 하면 죽기 전까지 3명에 1명 꼴로 암이 걸린다는 건데 암이 아주 흔한 질병이 되어 버렸다. 암발병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한 가족에 한 명은 암에 걸리는 셈이니 위기감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왜 암이 걸리는지 암발병의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을 제거하거나 감소시키면 암세포가 생성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형되어 정상세포의 역할을 못하는 세포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세포는 깨끗하고 적절한 영양이 공급되는 환경에서만 건강한 정상세포로 남아 있다. 하지만 환경이 오염되고, 영양이 불균형하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정상세포는 원래의 모습으로 살아남기 어렵고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세포로 변하게 된다. 이렇게 변형된 것이 암세포이고, 세포 자신의 본디 임무는 수행하지 않고 오로지 공급되는 영양분을 먹어치우는 모습을 보인다. 암세포만 비대해지는 것이다.


어디선가 젊은 나이에는 암세포가 급속도로 빨리 자라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책에서는 적어도 8년 이상 자라난 암세포여야만 병원 검진에서 발견되고, 3~4년 자란 암은 검진시 발견되기 어렵다고 한다. 암세포가 몸에 생기면 인체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인간의 몸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 그 능력은 백혈구 중 하나인 T-임파구에서 임파독소를 만들어 암세포를 공격하는데, 제대로 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T-임파구가 건강해야만 한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선 T-임파구를 건강하게 관리하거나 인체를 정상세포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때는 서툴지만 자꾸 타다보면 익숙해져서 잘 타게 된다. 이것과 같이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력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기능이 좋아진다. 하지만 작은 증상에도 약을 먹어서 회복되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 면역시스템은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잊어버리게 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면역력을 '셀프힐링파워'라고 표현한다. 면역력은 병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주는 군대인데 그들에게 보급품을 잘 보급해야만 군인들이 적과 대항하여 잘 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책에서의 비유) 보급품으로는 필수영양소와 그 외에 파이토케미컬이 포함된다.

'파이토케미컬'이란 용어가 생소하다. 채소.과일의 색깔을 나타내는 물질이 파이토케미컬이며, 식물의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이라 소개된다. 식물은 흙에 사는 미생물이 만드는 유기광물복합체를 이용하여 여러 종류의 파이토케미컬을 만들어 내지만 사람이 먹었을때 흡수되는 양은 적어서 많이 먹어도 무해하다고 한다.

파이토케미컬을 먹었을때 무엇이 좋을까?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세포손상과 노화를 막아주고, 암을 예방한다. 그리고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원할하게 한다. 또한 세포간의 소통을 도와 암발생을 줄여 준다. 그 외에도 해독작용, 항균작용 등 효능만 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파이토케미컬의 종류에 따라 함류된 식품의 분류표, 색깔별 효능, 대표적인 채소와 과일에 함유된 파이토케미컬의 효과들을 참고해 자주 먹었던 재료의 기능도 확인하고, 부족했던 재료도 확인하여 평소 먹거리에 반영하면 좋겠다.

파이토케미컬이 함유되어 있는 채소나 과일을 먹을때 어떻게 먹을 것인가?
조리온도, 시간, 서로 다른 파이토케미컬간의 작용 등 쉽게 말하면 서로의 궁합을 알아서 기능의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된다. 이것을 파이토쿠킹이라 부르며 예방용 요리, 해독용 요리, 건강 개선용 요리로 분류하고 있다. 심지어 요리 레시피까지 소개되어 있어 만들어 먹어보고 싶어진다.

가까운 과거까지만 해도 암이 발병하면 원인을 제거하기 보다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에만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치료를 진행하는 다수의 경우 다른 부위에 전이된 암을 발견하게 된다. 원인은 그대로 둔채 결과물만 없앤 탓이다. 요즈음은 많은 사람들이 '원인'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그동안은 다른 차원에서 암이란 질병에 접근하는 시도를 만나게 되는데 이 책도 그런 방법 중 한가지로 보여진다. 이 책이 예방차원에서도, 병을 이겨내는 관점에서도 좋은 실천 가이드가 될 것이다. 마지막 체험수기를 읽으면 더욱 신뢰가 생기니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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