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로 읽는 심리학 - 그리스부터 북유럽 신화까지
리스 그린.줄리엔 샤만버크 지음, 서경의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신화를 통해서 인간의 심리를 말하려고 할까. 책 제목을 보곤 의문이 들었다. 대략 알고 있는 신화들의 내용을 떠올려 보면 많이 과장되고, 때로는 현실의 인간관계보다는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다. 누이와 결혼하고, 아버지를 죽이고, 엄마와 결혼하고, 아들을 사랑하고, 자식을 버리고... 도덕의 잣대로 보면 허용될 수 없는 선을 넘는다. 하지만 책의 서두에 다음과 같이 알려줌으로 나의 의문을 명확하게 해소해준다.

직선적, 인과적, 이성적 사고는 오히려 세상의 깊은 의미와 문제 해결책을 찾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신화에는 세상의 이해하기 힘든 패러독스가 녹아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을 살펴봄으로써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본문 중)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성경, 북유럽신화 외에 다양한 신화 중 51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51가지 이야기는 인생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어릴적 가족을 통해 영향받은 것이 성장 후에도 고스란히 남지만 특별한 과정을 통해 치유될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기 위해 부모를 떠나 스스로를 찾아가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러가지의 모습, 지위와 권력을 가지는 사람들의 다른 모습, 고난이나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 등 가족, 홀로 서는 것, 사랑, 지위와 권력,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경험하는 과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론 같은 가족이 등장하는 이야기지만 접근하는 주제에 따라 다른 측면의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 편에서 소개되는 헤라와 헤파이스토스, 형제자매사이의 갈등 편에 소개되는 아레스와 헤파이스토스가 좋은 예이다. 앞의 이야기를 보면, 신들의 왕 제우스와 여왕 헤라의 사이에 헤파이스토스를 낳게 되는데 뒤틀린 발이 흉하다고 해서 헤라는 바닷 속으로 아이인 헤파이스토스를 던져 버린다. 하지만 바다의 지배자 테티스가 헤파이스토스를 구하고, 그는 물 속에서 숨어 성장한다. 헤파이스토스는 엄마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성장하는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부모와 화해하게 된다. 뒷편 이야기는, 헤라는 자녀 중 잘생겼다는 이유로 아레스를 편애한다. 무례하게 자란 아레스는 아프로디테를 좋아하게 되는데 헤라의 욕심 탓에 헤파이스토스가 그들 사이에 끼게 되고, 결국은 헤파이스토스가 아프로디테를 얻게 된다. 엄마의 지나친 욕구가 자식들을 망치기도, 힘들게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화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부모의 욕심때매 자녀들이 힘든 일을 겪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공부에 대한 기대, 출세에 대한 기대들이 결국은 자녀에게 큰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책을 읽으며 인간의 욕망이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끝없는 욕심이 서로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에 많이 공감이 갔고, 무엇을 잘 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녀는 그 존재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것. 그것을 느낄 수 있도록 자녀를 대해야 한다는 것에 많이 반성하게 된다. 자녀은 내 꿈을 대신 이뤄주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펼칠 존재로 태어났기에 때문이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부분이 눈에 띈다. 고대의 사람들은 삶과 죽음을 동일 선상의 일로 간주했다는 것.

인간사의 복잡다단한 내용이 신화 속에 비슷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 중에 단순하고 명료한 일은 많지 않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드러나지 않는 마음 속 생각을 미루어 짐작해야 하니 이런 부분에서는 심리학이란 학문을 빌려야만 가능해진다. 어려운 심리학 용어는 거의 없고, 신화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먼저 내 마음을 이해하고, 가족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지금 보다는 좀 더 각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 청소년을 위한 생활밀착형 심리 교과서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재윤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4살에 처음 시작하는 심리학

"청소년을 위한 생활밀착형 심리 교과서" 

 


사람들간의 소통을 위해 우리는 '언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적인 것들도 상당히 많다. 심지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고, 반어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합리적인 방식이 아니라 이상한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각기 다른 형태로 표현하므로 그것을 잘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심리학이란 사람이 생각하는 것, 행동하는 것에 대해 연관관계를 찾아서 설명하는 학문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원인을 찾아서 이해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다양한 복잡고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 될 것이다. 당장은 내 가족, 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테니 관심이 간다.

이 책은 14살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책이다.  어려운 심리학 용어​를 아이들이 주변환경에서 경험하는 소재에서 이야기를 엮어가고 그것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다. 5가지 큰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착각, 오류, 내 의견이 아니었음에도 주변상황에 따라가는 경우, 잘못된 습관과 사고, 그외의 심리로 나뉜다.  주의력착각 부분은 흔히 경험하는 현상이다. 방금까지 분명히 보고 있었음에도 내가 집중하고 있는 것만 눈에 들어오고, 관심두지 않는 부분은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의 능력에 한계가 있어 한번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무한하지 않으므로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잘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능력도 좋다?' 부분에선 무능한 사람일수록 자신감이 높아 자신의 능력을 높게 예상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실력있는 사람은 더 겸손하다는 것.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중에 지나치게 자신감이 높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의 옳은 말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되는게 딱 무릎을 치게 하는 부분이지 않나.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기위해 자신을 끓임없이 점검하고 새로운 것을 잘 판단하여 받아들이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고수의 자세일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다는 옛말이 맞았다!

'​내가 못한것은 이유가 있고, 남이 못한 것은 게을러서 일꺼야'라는 생각처럼 자기에겐 관대하고, 남에게는 그들의 상황을 고려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계획을 세울때는 거의 대부분 계획보다 더 오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런 오류는 나도 자주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경험하는 오류들이다.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 계획을 좀더 촘촘하게 세우고 여유를 두는 것이 흔한 오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 휴리스틱, 사후 확신 편향, 확증 편향 등 어려운 용어를 이야기와 영화나 역사적 소재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14세인 둘째 아들이 읽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읽은 책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짜임새와 내용이여서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떠올리며 읽으니 더 좋았던 것 같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대, 명작에서 진로를 찾다 - 가슴을 흔든 명작이 내 삶을 바꾼다
김요한 지음 / 피톤치드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의 십대를 생각하게 된다. 사회적인 상황, 시대의 고민, 교육환경 등 많은 것들이 현재와 다르지만 무엇보다도 컴퓨터와 핸드폰이 없었던 오로지 미디어라곤 TV와 라디오가 유일했던 10대였다. TV의 세상이 즐거웠고, 라디오의 DJ들이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방송국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꿈도 꾼 적이 있었다. 이렇듯 내가 경험한 것 처럼, 현재를 사는 10대도 경험하고 보고 느끼는 것 들에서 진로에 대한 탐색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십대를 키우는 아버지가 뽑은 이 시대의 명작들!


영화, 문학, 음악, 그림, 사진, 건축, 책, 공간, 영웅이라는 주제로 65 명작을 소개한다. 내가 얼마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영화였다. 영화하고 하면 당연히 흥행을 위한 상업성을 띈 영화들만 봐왔기에 어찌 영화가 명작이 될 수 있나 생각했는데 나의 생각을 내려놓게 하는 작품들이었다. <노 임팩트 맨> 이란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영화는 에너지 절약과 자원의 재활용 등을 의식적으로 실천함으로 불편함이 결국은 인간에게도 이롭고 우리의 환경에도 이로운 생할임을 알게 해준다. 다음의 영화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이다. 실수로 학교에서 친구의 노트를 가지고 와서는 친구의 집을 못 찾아 결국은 친구의 숙제와 자신의 숙제를 모두 해갔다는 내용이다. 10대들이 진정한 친구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트레이트 스토리> 라는 영화는 동생이 형을 찾아가는 이야기인데 시력이 좋지 않은 동생은 잔디 깎는 기계를 타고 15킬로미터 속도로 달리며 도로 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느림'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빠르게 살때 놓쳤던 많은 것들을 느림을 통해 발견한다는 것이다.


고전이라 불리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란 작품에서는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노인과 바다>에서는 실패와 성공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어린왕자>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스스로 해나가는 독립심과 함께 공존하는 것을 배우는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과 아픈 세월호의 상징이 되어 버린 <진도 팽목항> 등 이 시대가 안고가는 문제들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많았다.


사춘기를 접어 들면서 아이들은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 시기가 십대이며 이들은 몸의 성장과 정신의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무엇이 정답이다 가르치긴 어렵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에게 옳고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 가치를 두고 있는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성장하도록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고 살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책 속의 영화, 작품, 책을 하나 하나 찾아서 아이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진로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미래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 믿으며 이 책을 십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년, 꿈을 찾아 길을 나서다
김범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나라에서 10대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미 초등학교 입학부터 대학입시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가를 찾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류대학을 목표로 오랜 시간 입시를 준비한다. 그것이 얼마나 아이들을 불행하게 하는지 교사도 학부모도 학생들도 알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이 책엔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비상하고자 하는 소년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아서 말이다.

책의 저자 김범수는 자신을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한다. '모험가이고 꿈을 쫗아가는 여행자'라는 호칭은 그에게 무척 잘 어울린다. 두 번의 히말라야 원정을 경험하고, 1년 동안 알래스카로의 교환학생 경험은 평범하다기 보다는 모험가이고 여행자의 모습에 가깝기 때문이다.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는 일은 인생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하는 것 같다. 도전을 통해 성취를 맛보게 되면, 또 다른 도전에 목말라하게 되고, 이상은 더 높아지게 된다.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교환학생을 결심한 후 지역을 선택할때 그는 알래스카라는 특별한 곳을 꿈꾸게 된다. '남과는 다른 특별함' 이 그의 기준이었고, 알래스카에서 특별하고 즐거운 생활을 경험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알래스카에서 현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한다. 첫번째 가족은 부모님과 3명의 아이가 있는 가족이었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벗 삼아 생활할 수 있었다. 두번째 가족은 베스트프랜드인 브랜든의 가족이자 그에게 더 없이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다. 알래스카에서 여행과 함께 따뜻한 가족을 경험하게 되었고, 꿈의 동반자인 카메라를 선물로 받게 된다. 


범수는 사진을 찍는 일을 평생하고 싶은 일이라고 한다. 사진 속에 담기는 영상은 그의 세계이고 작품이며, 그에게 사진을 찍는 일이 무엇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앨래스카 대자연의 경이로움은 그의 작품으로 표현되었고, 그의 눈 속에 기억 속에 살아남아 그의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범수가 다녔던 추기악고등학교 생활모습은 신선했다. 수업이 끝난 후 방과후엔 다양한 활동을 선택하여 배우고, 충분히 즐겼다. 이런 생활을 경험하는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장래에는 어떤 것을 할지에 대한 모색을 끓임없이 했다. 교내 파티, 지역 축제, 친구들 속에서 범수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 그것을 한껏 즐기며 그들 속의 장점들을 배워가고 있었다. 교환학생의 큰 장점은 영어습득일 수도 있으나 무엇보다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를 사귀는 것이 더 클 것 같다. 이미 범수는 1년이란 시간을 통해 인생의 큰 자산을 만든 셈이다. 책 속에 글로 사진으로 표현된 것은 아름다운 알래스카의 풍경뿐만이 아니라 그가 나누었던 사람들과의 우정이었다. 


아직은 열매 맺지 못한 십대가 쓴 글을 읽으며 새삼 감동을 받는다. 십대인 두아들을 키우는 엄마이기에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성장시키며 도전하는 범수가 남이 아니게 느껴져서가 아닐까. 앞으로 작가의 멋진 성장을 응원한다. 



하지만 나는 이 길을 계속 걸으며 남들이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많이 보았고, 그 아름다움들은 서서히 내 마음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조금 조바심이 나기는 하지만, 내게는 확신이 있다. 앞으로 이 아름다움들은 분명히 꽃이 되어 내가 걸어갈 길에 뿌려질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길이 되리라.(본문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공부할 시간 - 인문학이 제안하는 일곱 가지 삶의 길
김선희 지음 / 풀빛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 열풍'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이는 물질이 최고인냥 비추어지는 사회에서 그것을 위해 학벌과 스펙을 쌓는다. 기업에서는 인재등용의 기준에 인문적 소양을 꼽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사회의 요구만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설명하긴 어렵다. 물질문명에 가리워진 인간 본연의 특성을 찾고자는 바램이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고전이라는 선인들의 지혜를 통해 다양한 모습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되었을 것이다. 수백년을 거쳐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고민했던 문제들, 그들의 인생, 세상에 대한 시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와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



모든 자발적 여행은 모종의 의지와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하려는 의지일 수도, 하지 않으려는 의지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라는 시간을 끊어서 멈추어 놓고, 현재에 갖추어진 것들을 포기하지 않으면 여행은 시작될 수 없을 것이다.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낯선 세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아니라 현재 누리던 것들을 내려놓는 포기인 것이다.(본문 중)


여행하는 삶. 사마천과 괴테
언젠가 오래전 한 가족이 세계여행을 떠나는 기사를 읽었다.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 다니던 아이들은 학교를 휴학하고, 전세금을 빼서 온 가족이 긴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당시 나에게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안정적인 기반을 모두 버린채 결과를 알 수 없는 여행에 온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무모해보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여행이다. 현재 누리고 있던 것을 모두 포기하고 떠날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런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아버지 사마담에 의해 수업을 받는데 그 과정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가 간 곳은 역사의 현장이었고, 그가 들은 이야기는 책으로는 알 수 없었던 역사 속의 이야기들이었다. 부유하지 않은 그가 고생 속에서 경험했던 일들은 후일 <사기>를 끝까지 완성해내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궁형이란 수치스럽게 살아남는 방법을 택하면서까지 살아야했던 이유가 사명을 완수한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또 한명의 인물 괴테는 안정적인 공직자의 길을 버리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을 통하여 다양한 분야의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그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다. 60여년에 걸쳐 집필한 문학 작품인 <파우스트>에 그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여행은 세상을 배우는 교육과정이었고,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없는 '무엇'이었던 것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지식에 대한 열정으로 그것을 정리하는데 평생을 바친 디드로와 이규경, 어느날 꾸게 된 신비한 꿈에 이끌려 자신의 삶을 모두 건 탓에 무모하게 조차 보이는 삶을 선택했던 브루노와 최제우 그 외에도 4가지의 삶을 통해 그들의 선택을 지켜보며 현재를 돌아보게 된다. 7가지 유형이 삶 전체를 대변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삶은 조용히 메세지를 던진다. 그들이 선택한 순간에는 깨닫지 못하고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았더라도 무언가 성실히 해냈을때 그들은 이루어 냈다는 것을. 알듯하기도 하지만 안다고 느끼는 순간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잊어버리곤 한다. 당장은 무엇을 깨달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작은 파장이라도 나에게 영향을 주리라 믿어본다.



활자에 담긴 문장들은 때로 구멍 나 있는 듯한 삶의 결여를 채우거나 꺾여 있던 마음의 굴곡을 펴 주기도 하지만 사실 이 체험은 한순간의 섬광과 같다기보다는 조용한 파장일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현명한 이들의 의미 있는 조언에 마음을 열고자 해도 결국 어떤 순간 고집스럽게 자기 방식을 고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서문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