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공부할 시간 - 인문학이 제안하는 일곱 가지 삶의 길
김선희 지음 / 풀빛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 열풍'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이는 물질이 최고인냥 비추어지는 사회에서 그것을 위해 학벌과 스펙을 쌓는다. 기업에서는 인재등용의 기준에 인문적 소양을 꼽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사회의 요구만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설명하긴 어렵다. 물질문명에 가리워진 인간 본연의 특성을 찾고자는 바램이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고전이라는 선인들의 지혜를 통해 다양한 모습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되었을 것이다. 수백년을 거쳐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고민했던 문제들, 그들의 인생, 세상에 대한 시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와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



모든 자발적 여행은 모종의 의지와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하려는 의지일 수도, 하지 않으려는 의지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라는 시간을 끊어서 멈추어 놓고, 현재에 갖추어진 것들을 포기하지 않으면 여행은 시작될 수 없을 것이다.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낯선 세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아니라 현재 누리던 것들을 내려놓는 포기인 것이다.(본문 중)


여행하는 삶. 사마천과 괴테
언젠가 오래전 한 가족이 세계여행을 떠나는 기사를 읽었다.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 다니던 아이들은 학교를 휴학하고, 전세금을 빼서 온 가족이 긴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당시 나에게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안정적인 기반을 모두 버린채 결과를 알 수 없는 여행에 온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무모해보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여행이다. 현재 누리고 있던 것을 모두 포기하고 떠날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런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아버지 사마담에 의해 수업을 받는데 그 과정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가 간 곳은 역사의 현장이었고, 그가 들은 이야기는 책으로는 알 수 없었던 역사 속의 이야기들이었다. 부유하지 않은 그가 고생 속에서 경험했던 일들은 후일 <사기>를 끝까지 완성해내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궁형이란 수치스럽게 살아남는 방법을 택하면서까지 살아야했던 이유가 사명을 완수한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또 한명의 인물 괴테는 안정적인 공직자의 길을 버리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을 통하여 다양한 분야의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그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다. 60여년에 걸쳐 집필한 문학 작품인 <파우스트>에 그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여행은 세상을 배우는 교육과정이었고,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없는 '무엇'이었던 것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지식에 대한 열정으로 그것을 정리하는데 평생을 바친 디드로와 이규경, 어느날 꾸게 된 신비한 꿈에 이끌려 자신의 삶을 모두 건 탓에 무모하게 조차 보이는 삶을 선택했던 브루노와 최제우 그 외에도 4가지의 삶을 통해 그들의 선택을 지켜보며 현재를 돌아보게 된다. 7가지 유형이 삶 전체를 대변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삶은 조용히 메세지를 던진다. 그들이 선택한 순간에는 깨닫지 못하고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았더라도 무언가 성실히 해냈을때 그들은 이루어 냈다는 것을. 알듯하기도 하지만 안다고 느끼는 순간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잊어버리곤 한다. 당장은 무엇을 깨달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작은 파장이라도 나에게 영향을 주리라 믿어본다.



활자에 담긴 문장들은 때로 구멍 나 있는 듯한 삶의 결여를 채우거나 꺾여 있던 마음의 굴곡을 펴 주기도 하지만 사실 이 체험은 한순간의 섬광과 같다기보다는 조용한 파장일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현명한 이들의 의미 있는 조언에 마음을 열고자 해도 결국 어떤 순간 고집스럽게 자기 방식을 고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서문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